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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수가 없다, 캐딜락 CT5-V

캐딜락의 새로운 V 모델이 우리의 예상에 보기 좋게 한 방 날렸다

2020.06.29

 

나는 이번 시승에 대해 사실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양해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터트렌드>의 시끌벅적한 연례행사인 ‘올해의 차’ 테스트에서 V가 아닌 기본형 CT5를 만났는데 나는 물론이고 다들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CT5는 우리가 처음으로 탈락시킨 차 중 하나였다. 거의 모든 심사위원들은 “캐딜락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라는 의문을 가졌다.

 

우리는 캐딜락을 싫어하진 않는다. CT5의 전신 중 하나인 CTS가 2014년 등장했을 때 <모터트렌드>는 이 차를 ‘올해의 차’로 선정했다. 그러나 CT5가 나왔을 때는 혹사당하는 4기통 터보 엔진과 활력 없는 주행감을 비판했다. 그렇다면 새로운 V 모델은 과연 CT5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나는 “아니오”라는 단언이 부디 용서받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CT5-V는 GM의 판도를 바꿨다고 호평받는 2세대 알파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고속안정성을 향상시키는 부품과 우스꽝스러운 C필러를 더했다. V6 3.0ℓ 트윈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365마력, 최대토크 55.9kg·m를 내뿜는다. 동력은 GM과 포드가 함께 개발한 10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전달한다. 다만 2021년형부터 6단 수동변속기가 들어간다고 해도 놀랍지 않겠다. 차체 네 모퉁이에는 4세대로 진화한 마그네라이드 댐퍼가 들어간다. 브레이크는 미드십 엔진 배치의 신형 콜벳과 동일한 브렘보의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시스템이 들어간다. 구동력은 GM의 PTM(Performance Traction Management) 시스템이 제어하고, 뒷바퀴 동력은 매우 영리한 전자식 eLSD가 조절한다.

 

CT5-V에서는 캐딜락 V 모델 최초로 네바퀴굴림을 선택할 수 있다. 캐딜락은 “성능 강화가 아니라 궂은 날씨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빠르게 이유를 밝혔다. 캐딜락에 따르면 CT5-V 뒷바퀴굴림 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97km까지 가속하는 시간이 4.6초이고, 네바퀴굴림 모델은 좀 더 느린 4.8초다.

 

 

이 모든 것을 갖춘 CT5-V는 현재 캐딜락의 고성능 세단 라인업 한가운데 자리한다. 아우디 S4나 BMW M340i, 메르세데스-AMG C 43을 떠올리면 된다. 더욱 강력하지만 이름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위 모델이 앞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CT5-V 맥스’로 불릴 것 같은 이 미래의 고성능 모델은 쉐보레 카마로 ZL1과 같은 V8 6.2 ℓ 슈퍼차저 엔진에 10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릴 예정이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역시 650마력, 89.9kg·m의 고성능 카마로와 같을 것이다.

 

뒷바퀴굴림 CT5-V의 가격은 4만8690달러부터 시작한다. 네바퀴굴림은 5만1290달러부터다. 이해할 수 없지만 2020년형 모델에는 슈퍼 크루즈가 빠졌다. 슈퍼 크루즈는 업계 판도를 뒤집을 만한 대단한 기술로 두 손을 자유롭게 할 일종의 자율주행 모드다. 2021년형에서는 만날 수 있을 텐데, 기다리라고 권할 만큼 빼어나다.

 

이제 시승을 시작하자. 일반적인 승용차와 고성능차, 특히 진정한 고성능 모델의 가장 큰 차이는 코너에서 드러난다. 일반 승용차로 코너에 진입하면 걱정이 한발 앞선다. 그러나 고성능 모델은 코너를 정말 매끈하게 내달리기 때문에 다음 코너에 어떻게 진입할지를 고민하면 된다. 나는 CT5-V가 명확히 후자에 속한다는 사실을 말하게 돼 기쁘고 신나며 흥분되고 놀랍다.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 테스트에서 CT5의 실내 모습을 봤을 때 탄소섬유 장식은 좋았지만, 그 밖에는 썩 흥미롭지 못했다. CT5-V는 그런 생각을 살짝 달라지게 했다.

 

CT5-V는 정말 끝내주게 잘 달린다. 다시 말하지만 기본형 CT5가 실망스러웠기 때문에 놀라움이 더하다. 직접 몰아보면 V가 기본형과 어떤 식으로든 연관됐다는 사실을 깨닫기 어려울 정도다. 즉, 달리기 성능과 관련한 모든 부분에서 엄청난 차이를 나타낸다는 얘기다.

 

엔진은 몰아붙일수록 운전자를 매료시킨다. 100마력쯤 더 높이지 않은 게 영 아쉽지만, 360마력의 최고출력도 충분은 하다. CT5-V가 비교적 가볍기 때문에 특히 더 그렇게 느껴진다. 아직 무게를 달아보진 않았지만 기본형 CT5가 1675kg이다. 그럼 V는 45~70kg 정도 더 무거울 터. 그렇다면 앞서 ‘가볍다’라는 단어는 잘못됐다. 그래도 1758kg인 메르세데스 AMG C 43보다는 가볍지 않을까?

 

4개의 배기구와 독특한 디퓨저를 통해 캐딜락 CT5-V의 뒷모습을 기본형 모델과 차별화했다.

 

CT5-V의 풍부한 토크 곡선은 기분 좋게 만든다. 특히 10단 자동변속기의 짧은 기어비와 조화를 이룰 때 더욱 그렇다. 자동변속 모드는 괜찮다. 굳이 수동 모드를 쓰지도, 직접 단을 내리지도 않을 것 같다. 만일 수동변속기를 선택한다면, 엔진회전수 6000rpm이 한계라는 게 아쉬울 거다. 그래도 가속감은 여전히 강렬하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온갖 신기한 속임수 덕분에 소리마저도 무척 훌륭하다. 실은 CT5-V에서 들리는 소리 중 일부는 가짜다. 이런 사실에 화를 내기엔 내가 너무 늙었다.

 

그러나 운전하면서 훌륭한 고성능차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늙지 않았다. 자. 내가 내린 결론이다. 강력한 힘과 괜찮은 가격, 세계적인 수준의 고성능 부품, 동급 최고의 섀시로 이뤄진 CT5-V는 일본과 독일의 경쟁사들이 어떤 모델을 내놓아도 분명 이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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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캐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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