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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페형 SUV의 자존심 대결! BMW X6 vs. 아우디 Q8

쿠페 스타일을 강조하는 두 대의 프리미엄 SUV를 링 위에 올렸다. 관록의 베테랑과 참신한 신예의 대결! 과연 그 결과는?

2020.06.30

 

BMW X6는 쿠페형 SUV의 조상이다. 뒤가 날렵한 새로운 디자인에 스포티하면서 고급스러운 감각을 입혀 2008년 출시됐다. BMW의 새로운 SUV는 출시 초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2019년 국내에 3세대 모델이 출시되기 전까지 전 세계에 45만대 이상이 팔릴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BMW는 이렇게 새로운 시장의 주인공이 됐다. 아우디가 이 시장을 그냥 두고 볼 리 없다. ‘스타일’ 하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아우디 아닌가! 이미 시장에 Q7이 있지만 디자인으로 차별화한 SUV를 선보이기로 했다. 그렇게 Q8이 세상에 등장했다.

 

10년 넘게 시장을 이끌어온 베테랑과 이제 막 시장에 뛰어든 신예가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관록의 베테랑? 참신한 신예? 우린 그 답을 알고 싶어 X6와 Q8을 링 위에 올리기로 했다. 아, 그런데 독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부터 꺼내야겠다. 원칙대로라면 ‘헤드 투 헤드’ 대결은 가격과 차급, 엔진과 차값이 비슷한 모델끼리 맞붙어야 한다. 하지만 BMW에는 X6의 최고급 모델인 M50d밖에 시승차가 없었다. 결국 최고출력이 400마력에 달하는 X6 M50d와 최고출력 286마력을 내는 Q8 50 TDI의 대결이 성사됐다. 하지만 파워트레인과 타이어 등을 빼면 M50d의 구성은 아랫급인 30d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과연 이 대결의 승자는 누가 될까?

 

 

주행품질과 핸들링

두 달 전 진행한 제네시스 GV80와 폭스바겐 투아렉의 ‘헤드 투 헤드’가 국내 프리미엄 대형 SUV 시장 엔트리 모델의 경쟁이었다면 오늘은 이들보다 성격상 상위에 있는 모델의 대결이다. Q8은 아우디의 플래그십 SUV이고, X6는 X5와 X7 사이를 메우는 모델이다. 절대적인 성능에서도 차별점이 필요하겠지만 그보다는 확연하게 다른 캐릭터가 중요하다. 이건 역대 최고성능의 터보 디젤 엔진을 얹은 X6 M50d가 무조건 우세하진 않을 거라는 말이다.

 

일단 X6는 바퀴가 구르는 세련된 감촉에서 점수를 얻었다. 이진우 편집장과 서인수 등 대부분 에디터의 의견이 일치했다. 22인치 휠을 신고도 이런 매끄러움을 주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다만 너무 넓은 뒤 타이어가 승차감을 해친다는 점에서도 의견이 일치했다. 폭이 무려 315mm인 뒷바퀴는 안 밟아도 될 것을 밟고, 아무리 탄탄하게 튜닝된 M50d 트림이라고 해도 바퀴는 무겁다. 게다가 서스펜션의 스트로크가 긴 SUV 특성상 스트로크에 따른 캠버 변화에 저항감이 클 수밖에 없다. 서스펜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는 거다. ‘이 타이어만 아니었다면 훨씬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BMW X6

 

그리고 고속도로에서 뒷자리 승객을 힘들게 했던 배기음이 있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지 않더라도 네 개의 터보차저가 만드는 높은 압력의 흡기가 연소를 마치고 배기관으로 팽창될 때의 압력파는 클 수밖에 없다. 이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는 고속도로 크루징에서는 공간에 그동안 전혀 불만이 없던 뒷자리 승객도 불편함을 호소했다. 조종 성능은 특별히 지적할 게 없다. 2.4톤의 차가 급한 우회전 코너를 꽉 물고 돌아가는 민첩한 조향 반응에 어이가 없을 정도다. 절제된 차체 롤링과 민첩한 앞바퀴를 잘 따라오는 뒷바퀴, 그리고 거슬리지 않게 개입하는 섬세한 튜닝의 자세제어장치 등 X6는 대단히 세련된 스포츠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런데 반대로 코너를 고속으로 돌아나갈 땐 조금 언더스티어 성향을 띠면서 대단한 안정감으로 노면을 움켜쥐고 코너를 가른다. 물론 우수한 차체 강성과 서스펜션 튜닝 같은 기본기가 중요하겠지만 두 가지 특별한 요소에도 큰 공이 있다.

 

그것은 첫째, 에어서스펜션을 사용하지 않는 어댑티브 서스펜션이다. 1억5000만원짜리 프리미엄 SUV에 에어서스펜션이 없다는 건 의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목적이 또렷한 선택이었다. 긴 스트로크와 험로 대응력을 포기하는 대신 SUV라고는 믿기 어려운 조종 성능에 올인한 것이다. 그리고 뒷바퀴 스티어링 시스템이다. 낮은 속도의 민첩한 조향 응답성과 고속의 주행 안정성을 만드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상적이었던 건 뒷바퀴 조향각이 역방향에서 정방향으로 바뀌는 속도 영역인 60~80km/h에서 어색함이 없었다는 점이다. X6 M50d는 스포티하다. 그리고 동시에 고급지게 노면을 밟아나간다. 이것이 X5와는 한 끗 다른 X6의 가치다. 납득이 간다.

 

아우디 Q8

 

이에 비해 Q8은 조금 여유로운 느낌이다. 화려한 외모와 미래지향적인 인테리어를 내세우는 스타일리시한 쪽이다. 주행 감각도 다르지 않다. 움직이자마자 X6보다 크다는 느낌이 온다. 키가 커서 운전석이 노면에서 더 멀고, 길이가 X6보다 길다는 게 바로 느껴진다. X6가 주는 노면과의 일체감과는 다른 크루저의 느낌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코너에서 차체 롤링이 의외로 작다는 점이다. Q8의 에어서스펜션과 전자식 댐퍼가 상당한 수준의 액티브 서스펜션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부드럽다. X6와 똑같은 2.3회전의 록투록을 갖는 운전대 역시 직결감보다는 스트레스가 없는 감각에 가깝다.

 

일상 영역에서 Q8의 주행 감각은 X6보다 SUV 같다. 착 가라앉은 느낌보다는 노면의 굴곡 위를 크루징하는 모션이 좀 더 느껴진다. 짧은 요철에서 들리는 타이어 공명음도 좀 더 크다. X6가 조금 과장해 흡음재로 꽉 찬 방음실에서 큰 소리로 연주하는 느낌이라면 Q8은 이보다는 라이브한 공간에서 가볍게 연주하는데 약간의 에코와 함께 들리는 듯하다. 좋게 말하면 라이브하고 나쁘게 말하면 방음이 부족하다.

 

조종 감각에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Q8의 특징은 스티어링의 복원력이 좀 더 크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 서인수는 X6보다 헐겁지 않고 듬직하게 느낀 모양이다. 감각적으로 일반 승용차에 더 가깝기 때문에 당연하다. 고속 코너링 특성은 X6보다 언더스티어 경향이 작고 앞바퀴 감각이 더 또렷하다. 일상 영역이나 고속 크루징에서 느껴지는 여유와는 조금 상반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Q8이 과격한 핸들링을 좋아한다는 뜻은 아니다. 고속 코너링에서 생동감이 좀 더 강조된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좋겠다.

 

하지만 슬라럼과 회피 기동에서 Q8은 스포티한 성향의 차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다. 앞바퀴는 X6에 비해 손색이 없을 만큼 민첩하게 코너를 파고들지만 키가 큰 차체는 더 많은 롤링을 일으키고 뒷바퀴는 앞바퀴와 보조를 잘 맞추지 못한다. 그리고 자세제어장치도 조금 거칠게 개입한다. 즐겁지 않다. Q8이 가장 즐거운 건 고속 크루징에서다. 2.3톤이 넘는 차체가 단단하지 않은 전자제어 댐퍼, 긴 스트로크의 에어서스펜션과 어우러져 상당한 수준의 안락함과 안정감을 보여준다. 2250~3250rpm에서 쏟아내는 61.2kg·m의 최대토크는 꽤 빠른 속도의 크루징을 즐기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다. 이로써 두 모델의 성격은 판이하게 구분된다. X6는 고급진 액티브 비히클, Q8은 고급진 그랜드 투어러다.

 

 

제동성능과 발진 가속

두 모델의 제동성능은 매우 이질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수치상 제동거리는 거의 차이가 없었지만 감각적인 수준에서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X6의 급제동은 매우 믿음직하다. 특히 앞 서스펜션이 급격히 앞으로 쏠리는 다이브 현상이 매우 작다. 그러면서도 억지로 버티는 듯한 뻑뻑함이 없고 앞 서스펜션도 여전히 섬세하게 움직인다. 페달 감각도 BMW다운 모습을 보인다. 페달을 밟는 만큼 제동력도 정확하게 비례해 증가하는 감각이 탁월하다. 노면 감각도 페달을 통해 또렷하게 전달된다.

 

이에 비해 Q8의 제동 감각은 실망스럽다. 페달이 너무 깊게, 스펀지처럼 들어간다. 노면의 피드백이 전혀 없다. 급제동하면 일단 앞으로 넘어갔던 하중에 뒤로 반동을 일으키며 피칭 모션이 일어나기도 한다. 게다가 회피 기동에서도 거슬렸던 ABS 모듈의 펌핑 소리가 실내를 파고든다. 비록 제동거리는 X6와 비슷한 기록을 보였지만 질적으로 탁월해야 하는 라인업의 모델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아쉽다.

 

BMW X6

 

두 모델의 동력 성능을 비교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엔진 스펙이 다른 만큼 비교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 시승에서는 감각적인 완성도에 더 집중했다. X6의 출력 특성은 조금 호전적(?)이다. 가속페달을 슬쩍 밟아도 힘이 불끈불끈 나온다. 휘발유 엔진이래도 매우 높은 수준인 리터당 130마력 이상의 출력을 내는 말도 안 되는 디젤 엔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0→시속 100km 발진 가속에서 X6 M50d는 생각보다는 빠르지 않은 약 6.5초의 기록을 보여줬다. 하지만 감각적인 만족도는 더 높았다. 4000rpm이 넘어서도 전혀 힘들어하는 기색 없이 회전하는 엔진은 하이부스트 고출력 터보 디젤로서는 대단히 이례적인 스포츠 성능이다. 시속 40, 60, 100km 직전에 세 번의 변속이 이뤄져 기록은 조금 까먹었지만 변속의 민첩함 역시 밀도감을 더하기에 충분했다.

 

아우디 Q8

 

Q8도 출력의 핸디캡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8.5초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 달 전 측정한 폭스바겐 투아렉보다 느렸다. 똑같은 파워트레인을 얹었지만 무거운 차체와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시간을 갉아먹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아쉬웠던 건 변속기다. 일상 영역에서의 변속은 매끄럽고 친절한데 급가속 출발과 시프트다운 같은 다이내믹한 조작에는 굼뜨게 반응한다. 내 말을 잘 들어주지 않는 듯한 느낌은 결코 럭셔리하지 않다.

글_나윤석

 

Q8은 센터페시아를 커다란 두 개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로 정리했다. 그래서 첨단 느낌이 물씬 나지만 버튼이 있는 X6보다 직관적이지 못하다.

 

운전석과 실내 공간

두 차의 실내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Q8은 센터페시아에 요즘 아우디 모델이 물려받는 두 개의 큼직한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달았다. 위쪽 디스플레이에서는 오디오나 차의 각종 기능을 조작할 수 있고, 아래에 있는 디스플레이에서는 차 안 온도를 조절하거나 열선과 통풍 시트를 켤 수 있다. 이 디스플레이는 살짝 터치해도 반응하는 정전식이 아니라 눌러야 반응하는 감압식이다. 반면 X6는 대시보드 가운데 위에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달고 그 아래 송풍구와 버튼을 마련했다. 실내 온도나 열선과 통풍 시트 등을 이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다. 그 아래에는 라디오 주파수 등을 저장할 수 있는 추억(?)의 버튼도 고스란하다.

 

X6는 요즘 BMW의 실내를 지녔다. 날렵한 송풍구 아래에는 버튼이 달렸고, M50d는 변속레버를 크리스털 글라스로 장식했다.

 

“X6 실내는 참 고급스러워. 곳곳에 붙은 탄소섬유 장식이 이 차가 X6 중에서도 M50d라는 걸 은근히 자랑해.”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X6 운전석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하지만 실내 디자인 자체는 특별하지 않아. 좋은 뜻이든 나쁜 뜻이든 이 차가 BMW라는 건 알겠어. 그런데 3시리즈보다 나은 건 솔직히 잘 모르겠어.” 그러자 옆에 앉은 고정식이 말을 이었다. “그건 Q8도 마찬가지예요. 익숙한 아우디의 실내 그대로죠. 계기반을 포함하면 커다란 디스플레이 세 개가 들어갔는데 첨단 이미지를 풍긴다고 볼 수도 있지만 원가를 절감한 느낌이 더 강해요. 최근 디스플레이 단가가 많이 떨어져서 물리적인 버튼과 다이얼을 만드는 게 실제로 더 비싸잖아요.”

 

안정환도 아우디 센터페시아에 못마땅한 시선을 보냈다. “Q8은 대시보드 트림을 블랙 하이글로시로 마감해 앞쪽 전체가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처럼 보여요. 실내 분위기가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매끈한 대시보드 트림이 자꾸 거슬려요. 한창 송진 가루가 날리는 시기라 창문을 조금이라도 열어두면 금세 지저분해지더라고요. 가루를 털어내려고 입으로 불고 손으로 닦았더니 이번엔 침방울과 지문이 남았어요. 그렇다고 옷소매로 닦아내자니 자잘한 흠집이 남을 것 같고. 결벽증이 아닌 사람도 결벽증 환자로 만들어 버리겠어요.” 안정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어느새 옷소매로 Q8의 디스플레이를 문지르고 있었다. 그는 이런 디스플레이에 덕지덕지 붙은 지문에 특히 민감하다. “요즘 아우디 실내를 보면 실망 아닌 실망을 하게 돼요. 플라스틱을 곳곳에 사용해 고급스러움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거든요. 아우디가 내세우는 건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전부예요. 그런데 이 디스플레이가 직관적이지 않아 항상 눈으로 확인해야 하고 터치가 정확하게 입력됐는지도 의문이죠.” 김선관도 아우디의 너무도 매끈한 센터페시아에 불만을 나타냈다.

 

BMW X6

아우디 Q8

 

두 차 모두 1억원이 넘는 SUV답게 편의장비와 안전장비가 풍성하다. 앞자리에 열선과 통풍 시트를 챙겼고 열선 스티어링휠을 달았다. 휴대전화 무선충전 패드와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도 갖췄다. 애플 카플레이도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 기능과 장비는 거의 비슷하지만 사용하기 편하도록 한쪽은 X6다. X6는 무선충전 패드를 센터페시아 아래 마련했지만 Q8은 센터콘솔 안에 넣었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조작 버튼도 X6는 운전대 위에 있지만 Q8은 운전대 아래 레버를 움직여야 한다. “X6 퍼스트 에디션과 M50d는 앞자리 컵홀더에 냉장과 온장 기능을 넣었어요. 더운 여름에도 아이스아메리카노가 녹을 걱정이 없다는 건 정말 좋네요.” 김선관의 말에 안정환이 덧붙였다. “X6는 열선 시트를 켜면 엉덩이와 등뿐 아니라 팔까지 따뜻하게 데워줘요. 시트도 푸근한 편이라 대접받는 느낌이 들어요.” 안정환의 말처럼 X6의 시트는 Q8보다 푸근하고 안락하다.

 

BMW X6

아우디 Q8

 

뒷자리는 Q8이 좀 더 여유롭다. 뒷자리 옆 창에 전동으로 여닫을 수 있는 햇빛가리개도 달렸다(X6는 M50d에만 있다). X6 뒷시트가 등받이 각도 조절은 물론 슬라이딩도 안 되는 것에 비해 Q8은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고, 앞뒤로 슬라이딩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시트가 딱딱하고 엉덩이 쿠션이 짧은 편이라 오래 앉았을 때 X6보다 불편하다고 입을 모았다. “담배를 끊었더니 재떨이가 보이네. Q8 뒷자리 도어 안쪽에 있는 분리형 재떨이는 뭔가 과거로의 회기 같은 느낌이야.” 이진우 편집장의 말에 장은지가 한마디 보탰다. “실내에서는 X6의 압승이에요. 뒷자리 도어 안쪽에 달린 B&W 스피커는 내가 값비싼 차에 타고 있다는 확실한 시각적 만족감을 주죠.”

글_서인수

 

연비

최대한 정확한 연비 평가를 위해 안정환이 운전하는 Q8엔 고정식과 나, 장은지가, 이진우 편집장이 운전하는 X6엔 나윤석 칼럼니스트와 서인수, 서동현 어시스턴트가 탔다. 차에 탄 사람들의 몸무게 총합은 얼추 비슷했고, 출발 전 이진우 편집장과 안정환에게 차분하게 운전하라고 단단히 일러뒀다. <모터트렌드> 사무실에서 시승 목적지까지는 약 70km가 떨어져 있는데 시내 10%, 자동차 전용도로 20%, 고속도로 70% 비율이다.

 

Q8에 탄 에디터들은 승리를 예감했다. 아마 X6에 탄 이들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가장 큰 차이는 보닛 아래 엔진에 있었다. X6의 엔진에는 터보차저가 네 개나 붙어 최고출력 400마력을 내뿜는다. 하지만 Q8 엔진에 붙은 과급기는 하나뿐이고 최고출력도 286마력이다. 내는 힘이 다르니 연료 사용량도 차이가 난다. 공인연비도 Q8(시내, 고속도로, 복합 9.6, 11.7, 10.5km/ℓ)이 X6(8.5, 11.1, 9.5 km/ℓ)보다 높다. Q8의 실제 연비는 10.7km/ℓ를 기록했다. 목적지로 가는 길의 구성으로 봤을 때(그리고 수많은 ‘헤드 투 헤드’ 테스트 경험으로 봤을 때) 높다고 말할 순 없지만 공인연비보단 조금 나은 수준이다.

 

BMW X6

 

도착하자마자 X6를 탔던 에디터들에게 Q8의 실제 연비를 말하니 X6 옆에 서 있던 이진우 편집장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럼 내가 운전을 차분하게 잘한 거네?” Q8의 운전대를 잡았던 안정환이 가장 먼저 X6로 향했다. 그리고 계기반을 확인한 결과 Q8보다 0.1km/ℓ가 낮은 10.6km/ℓ로 표시돼 있었다. 모두들 예상 밖의 결과에 조금 놀란 눈치였다.

 

가장 먼저 안정환이 입을 열었다. “Q8이 더 좋은 효율을 보여줬지만 X6에 진 것이나 다름없어요. 엔진 특성상 과격하게 밟을수록 Q8이 점점 유리하겠지만 일상 주행환경에서 비슷한 연비를 보여줬잖아요.” 나윤석 칼럼니스트도 안정환의 의견에 동의했다. “정환이 이야기가 맞아. 평범한 구성의 싱글터보 디젤 엔진을 품은 Q8이 연비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였어야 했어. X6의 디젤 엔진은 소형 터빈 두 개와 대형 터빈 두 개로 이뤄져 있단 말이야. 저속과 고속 어떤 환경에서도 빠른 응답성과 강한 출력을 자랑하지만, 그만큼 연료를 많이 쓰지.” 나윤석 칼럼니스트의 설명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아우디 Q8

 

“어쩌면 우리가 달려온 고속도로 위주의 코스 환경도 X6에 더 유리한 면이 없지 않아요.” 인천공항고속도로는 제한속도가 시속 100km인데 평일 낮이라 차도 없었고요. 두 차의 시속 100km 때 엔진 회전수를 살펴보면 Q8(1450rpm)이 X6(1400rpm)보다 더 높잖아요? 미세한 차이지만 쌓이면 차이가 크죠.” 덩치에 맞지 않게 섬세한 고정식이 이야기했다. “그래도 Q8이 연료 효율성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건 아니야.” 서인수가 Q8을 두둔하며 나섰다. “Q8에 들어간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48V 전원 시스템과 리튬이온 배터리, 벨트 구동식 제너레이터 스타터로 구성됐는데, 감속할 땐 최대 12kW의 에너지를 회생해 배터리에 저장해. 또 고속도로에서 크루징할 땐 엔진 회전을 멈추고 관성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코스팅 모드로 연비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서인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장은지가 말을 이었다. “눈으로 보더라도 Q8이 X6보다 큰데도 무게는 55kg이나 가벼워요. 경량화 기술로 강성은 단단하지만 무게는 낮췄어요. 이것도 연비 향상에 어느 정도 도움을 주는 것 아닐까요?” Q8에 대한 다양한 장점을 나열해 봤지만 두 사람 역시 이미 결론 난 승부를 뒤엎기에는 역부족인 걸 아는 눈치였다.

 

“그래도 Q8이 연료와 관련해 유리한 부분을 발견했어요.” 모든 테스터의 눈이 안정환에게 향했다. 연료탱크는 Q8이 X6보다 5ℓ 크거든요. 저희가 측정한 실제 연비를 기준으로 가득 주유했을 때 Q8이 500m 더 달릴 수 있습니다.” 안정환의 이 말에 열렬했던 토론 현장에 한순간 찬바람이 쌩 불었다. 분위기야 어찌 됐건 실제 연비 수치는 Q8이 높지만 공인연비 대비 실제 연비를 생각한다면 X6의 승리다. Q8은 딱 공인연비만큼 달렸고, X6는 자신을 뛰어넘었다.

글_김선관

 

BMW X6

 

구매와 소유 비용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인류에게 ‘뭐든 붙여보기 전까진 장담할 수 없다’는 교훈을 줬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자신 있게 장담할 수 있다. 돈 앞에 이변은 없다. X6 M50d의 기본가격(개소세 1.5% 반영)은 1억5230만원, Q8 50 TDI 콰트로는 1억1462만원이다. 5월 기준으로 아우디는 현금으로 살 때 신차 가격의 200만원을, 자체 파이낸셜을 이용해 할부로 사면 400만원을 할인해주는 가격 프로모션을 지원한다. 여기에 기존 아우디 오너라면 재구매 명목으로 200만원을, 타던 차를 넘길 경우 트레이드인으로 200만원을 추가로 할인한다. 조건만 맞으면 최대 800만원까지 싸게 살 수 있는 거다. 반면 X6 M50d에 지원되는 가격 혜택은 현재로선 전무하다.

 

매달 입항되지도 않을뿐더러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라다는 게 딜러사의 답변이다. 돈이 있어도 사기 어렵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다. 이런 BMW의 가격 정책이 오히려 X6 M50d를 향한 관심의 불씨에 기름을 끼얹고 있는 건 아닐까? 앞서 말했지만 우리도 이런 상황을 원한 건 아니었다. Q8 50 TDI 콰트로는 X6 M50d가 아니라 30d x드라이브와 붙었어야 했다. 30d x드라이브는 모든 옵션을 그득하게 챙긴 모델이 1억1180만원으로 그제야 Q8과 붙어볼 만해진다. 그러나 여기에 30d는 없다. 우린 어떻게든 두 모델로 승부를 봐야 한다.

 

아우디 Q8

 

두 모델의 기본가격 차이는 3768만원이다. 취·등록세와 부대비용, 공채 할인까지 더한 실제 구매가의 격차는 그보다 벌어진 4055만원이다. 국산 중형 세단을 사고도 재미를 볼 만한 이 숫자를 두고 기회비용을 따지지 않는다면 바보다.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는지 구매와 소유비용 표를 보고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가장 먼저 침묵을 깬 건 서인수다. “X6의 주행 성능이 화끈하긴 하지만 SUV에 M 배지가 굳이 필요한지 모르겠어. 나라면 Q8을 사고 남은 돈으로 옵션을 가득 넣은 쏘나타를 살래.” 가열차게 계산기를 두드리던 고정식도 거들었다. “그렇죠. 요즘 국산차가 워낙 잘 나와서. 요즘의 개소세 인하를 적용했을 때 그랜저 2.5 익스클루시브와도 맞먹는 비용이에요.” 두 차 모두 최고급 모델이라 뺐다 넣었다 할 옵션조차 없는 상황이다. 선배들의 대화를 듣던 서동현 어시스턴트가 급하게 소모품 비용을 뽑아 왔지만 사정은 더욱 나빠질 뿐이다. 주요 소모품 비용의 합계를 내보니 M50d가 90만원 남짓 웃돈다. 안정환이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M50d는 고성능 위주의 세팅이다 보니 비싼 게 당연하죠. 어후, 저 어마어마한 타이어 크기 좀 봐요. 한 짝 교체하려다 대출까지 받겠어요.”

 

 

그럼 이대로 Q8 50 TDI의 압승인 걸까? 비용 면에서 두 차가 비교될 수 없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하지만 시시하게 결론짓기엔 석연치 않다. 그렇다면 실제로 소비자가 두 차를 비교한다고 했을 때 고려할 만한 조건들을 절충해봐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X6 M50d는 1억 중후반을, Q8 50 TDI는 1억원 초반대의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탈 만한 차냐는 거다. 여기에 대해서는 모세의 기적처럼 의견이 갈렸다. 안팎으로 잘생기고 주행성능도 크게 흠잡을 데 없는 Q8이 비용 면에서도 무난하다고 생각한 서인수와 장은지는 X6 M50d의 높은 비용을 감내하면서까지 SUV를 400마력으로 몰아야 하는 것인가에 의문을 가졌다.

 

 

반대로 나윤석 칼럼니스트와 고정식은 가진 능력에 비해 Q8의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고 평가했다. 이들이 내세운 전제는 ‘1억원’이라는 숫자다. 명실공히 1억은 자동차의 가치 판단에 중요한 지표가 된다. “1억원이 넘는 차인데 앞시트 엉덩이 쿠션 길이도 조절되지 않는 건 너무하지 않아? 조향 보조 기능도 빠졌고 시트도 고급스러운 맛이 없잖아.” 고정식의 말에 나윤석 칼럼니스트도 동조했다. “차값을 수긍하기 어려운 건 두 모델 모두 마찬가지지만 Q8이 좀 더 심해. 1억1000만원이 넘는 차에 사이드 어시스트도 빠져 있고 주행 감각은 크루징에서만 즐거워. 그렇다면 Q7을 사는 게 훨씬 이득이란 생각이야.” 두 모델의 값과 유지비에 대해 이진우, 김선관, 안정환은 (차마 3000만원의 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Q8 50 TDI의 손을 들거나 무승부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들은 X6 M50d가 높은 비용을 감내할 만큼 호화롭고, 주행 성능이 우월하다는 것에 동의했다. 원래 Q8 50 TDI 콰트로와 붙이려 했던 X6 30d x드라이브가 왔다면 어땠을까? 사태를 보아 하니, 30d x드라이브가 못 온 게 Q8에겐 다행일지 모르겠다.

글_장은지

 

최종 결론

이진우 편집장을 비롯한 다섯 명이 X6의 손을 들었다.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Q8이 Q7보다 확연히 나은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럴 거면 Q8이 태어날 이유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고정식은 아우디의 플래그십 SUV인데 그에 상응하는 특별함을 느낄 수 없다며 탄식했다. 나와 장은지만 1억5000만원이 넘는 차값의 벽 앞에서 Q8의 손을 들었다. 어쩌면 예견된 결과였는지 모른다. X6가 10년 넘게 시장에서 정상을 차지한 이유는 있었다. 그렇다고 우리가 M50d의 화통한 실력에만 손을 들어준 건 아니다. 실내 디자인과 구성, 승차감과 고급감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X6가 Q8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다. X6 M50d가 Q8 50 TDI보다 차값이 비싼 만큼 구매와 소유비용이 더 나가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30d x드라이브가 왔어도 결과는 비슷했을까?

글_서인수

 

BMW X6

● 이진우 쿠페형 SUV는 SUV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인 짐 공간을 줄이면서 스타일과 성능을 끌어올린 변종이다. 스타일은 Q8이 괜찮을지 몰라도 달리는 재미는 X6가 월등히 높다.

● 나윤석 성격의 차이, 동력 성능의 차이를 배제하더라도 질적인 완성도에서 차이가 보이는 두 모델이다. X6는 자기가 무엇을 하려고 태어난 모델이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정확하게 실현한 반면 Q8은 Q7과 무슨 차이를 두려고 했는지 잘 모르겠다.

● 고정식 가격 차이가 너무 커 판단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만족도를 생각하면 X6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Q8은 1억원이 넘는 자동차인데 조향보조도 빠졌고, 고급감도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 가속감이나 주행 감각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가격까지 고려해도 X6 M50d의 만족도가 더 높다.

● 김선관 시승차 상황 때문에 X6 30d가 아닌 M50d와 맞붙이긴 했지만 Q8보다 3700만원을 더 주더라도 내 선택은 X6다. 고급스러움, 주행 감각, 디자인, 핸들링 등 전체적인 밸런스가 뛰어나다. 높은 차값을 빼면 모자란 구석이 없다. Q8도 나름 선전했지만 사치의 맛으로 타는 쿠페형 SUV라고 하기엔 돈을 아낀 티가 너무 난다.

● 안정환 시승 장소로 이동할 땐 Q8을 타고 돌아올 땐 X6를 탔다. 그날 하루의 시작보다 끝이 상쾌하고 즐거웠던 걸 보면 X6에 마음이 끌린 게 분명하다. 가격 차이가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더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X6를 택하겠다.

 

아우디 Q8

● 서인수 30d x드라이브가 왔다면 결정이 달라졌을지 모르겠다. SUV가 왜 터보차저를 네 개나 붙여가면서 출력을 쏟아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 값이 1억5000만원을 넘는다는 것엔 더더욱 고개가 갸웃거린다. 난 Q8의 듬직하고 안락한 주행질감이 더 프리미엄 SUV답다는 생각이다.

● 장은지 X6 M50d는 확실히 고급스럽고 주행 실력도 뛰어나다. 하지만 이게 1억5000만원의 비용을 감내할 만큼 타당한지는 모르겠다. 럭셔리 SUV를 뽑는 자리라면 X6를 선택하겠지만 차값을 고려하면 적당히 잘생긴 모습에 고속에서도 탄탄한 Q8의 손을 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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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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