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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드라이브] 라스베이거스 사막도로, 미국

여러분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드라이브 길은 어디인가? 코로나19 사태로 마음 편히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요즘, 우린 더더욱 이곳을 다시 한번 달려보고 싶다

2020.07.12

 

15년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가는 여정에 있었다. 5월이었는데 라스베이거스는 이미 40℃가 넘었다. 이런 불볕더위는 처음이라 적잖이 놀랐다. 밖에선 정수리가 타들어 가는 것 같았고, 햇볕은 얼마나 강렬한지 눈을 뜰 수가 없었다. 현지인 말이 “선글라스를 쓰지 않으면 시력을 잃을 수 있다”고 했다. 직접 경험해보니 충분히 그럴 것 같았다. 라스베이거스가 ‘밤의 도시’인 이유는 낮엔 일사병에 걸려 목숨이 위태롭거나, 시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라스베이거스의 열기보다 더 놀라운 게 있었다. 네바다주 사막을 관통해 캘리포니아로 이어지는 95번 도로였다. 태어나서 이렇게 일직선으로 길게 뻗은 도로를 본 적이 없었다. 공기도 깨끗해 길의 끝이 보이긴 하는데, 거리를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이렇게 먼 거리를 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도로 끝에는 지구를 억누르고 있는 돌산이 있거나, 아니면 지평선뿐이었다.

 

몇 시간을 달려도 곡선도로를 만나지 못했고, 난 그저 크루즈컨트롤을 켜놓고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도로 통행량도 많지 않아 고속으로 달려도 부담이 없었다. 덕분에 이곳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속 300km를 넘겨봤다. 10기통 엔진을 얹은 BMW M5(E60)는 사막의 열기보다 더 뜨겁게 사막도로를 달렸다. 단, 직선도로라도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고속으로 달리다 보면 도로 높낮이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차가 점프를 할 수도 있다. 실제로 한 번 정도 점프를 한 것 같기도 하다.

 

네바다주 사막을 관통해 캘리포니아까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직선도로가 이어졌다.

 

물론 이곳도 엄연히 속도제한이 있고 단속을 하는 주 소속 레인저가 있다. 하지만 몇 시간을 달리는 동안 근무 중인 레인저를 보지 못했다. 몇 시간을 달려도 적응 안 되는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간간이 내 눈을 사로잡은 건 사막에서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버펄로 떼와 로드킬을 당한 동물의 사체를 먹는 엄청나게 큰 독수리였다. 이곳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풍경이지만,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동양인에게는 지극히 이국적이며 이색적인 풍광이었다.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사막도로를 몇 시간씩 달리는 건 자칫 지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의 95번 도로는 지구의 신비를 가득 담고 있는 도로이기도 하다. 기후 때문에 선사시대부터 개척의 손길이 닿지 않아 장엄한 자연을 볼 수 있는 데스밸리(Death Valley)가 있고,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야생 짐승의 천국 요세미티 국립공원도 있다. 기회가 된다면 미국산 대형 SUV나 캠핑카로 느긋하게 한 번 더 달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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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이진우PHOTO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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