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인생 드라이브] 아말피 드라이브, 이탈리아

여러분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드라이브 길은 어디인가? 코로나19 사태로 마음 편히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요즘, 우린 더더욱 이곳을 다시 한번 달려보고 싶다

2020.07.15

아말피 드라이브는 손에 꼽히는 절경이지만 좁고 심하게 구불거려 운전하기에 만만한 도로는 아니다.

 

기억에 남는 게 꼭 좋아서만은 아니다. 3년 전 이맘때 난 남편과 이탈리아를 여행 중이었다. 나폴리역에서 렌터카 열쇠를 받아들고 아말피까지 해안도로를 달리던 중이었을지도. 차장 밖으로 영화필름처럼 스쳐 지나가는 짙푸른 지중해와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음악, 차 안을 가득 메운 유쾌한 웃음소리와 여유로운 드라이브…. 내가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아말피 드라이브는 이런 모습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 구불구불한 도로를 지나는 내내 난 잔뜩 긴장한 채 운전대를 부여잡고 앞만 보며 달렸고, 라디오에선 알 수 없는 이탈리아어로 시끄럽게 떠드는 목소리가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주변 풍경을 살필 겨를은 없었다. 그만큼 아말피까지 가는 해안도로는 좁고 심하게 구불거렸다. 게다가 도로 옆은 깎아지른 절벽이었다. 끝내주는 절경이지만 운전하기에 결코 만만한 도로는 아니었다. 심지어 이따금 중앙선이 없어지기도 해 맞은편에서 차가 나타나면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생각해보니 이탈리아에서 운전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 캐나다, 일본까지 다양한 나라에서 운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 머릿속엔 ‘해외 운전자=친절한 사람들’이란 등식이 자리 잡았다. 4차로 한복판에서 우왕좌왕하던 나를 뒤에서 묵묵히 기다려준 캐나다 운전자부터 방향지시등을 켜자마자 길을 내주던 독일 운전자까지…. 스페인 고속도로에선 2차로밖에 되지 않는데도 1차로에서 고속으로 달리자 앞차들이 홍해가 갈라지듯 차례로 길을 비켜줬다. 이탈리아 운전자들도 그럴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간 내가 겪었던 여유롭고 친절한 해외 운전자들과는 완전히 달랐다. 아무래도 마음속에 페라리 한 대쯤 품고 있는 것 같았다. 좁고 구불거리는 도로에서 내 뒤를 바짝 쫓으며 달리는 통에 나도 속도를 높여야 했으니까. 그렇게 아말피 해안도로는 여유로운 드라이브 길이 아닌, 레이싱 트랙이 됐다.

 

사실 비켜주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룸미러에 꽉 찬 폭스바겐 골프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질주 본능이 솟구쳤다. ‘내가 여기서 무시당할 순 없지’라는 생각과 함께.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석은 객기였다.

 

 

아말피 드라이브는 이탈리아에서도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다. 깎아지른 절벽 위로 구불구불한 도로가 나 있어 아찔하면서 황홀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절벽에 위태롭게 서 있는 아기자기한 마을을 구경하며 달리는 재미도 그만이다. 도로 중간에는 촬영 포인트도 많아 차를 세우고 경치를 감상하기에도 좋다. 젤라토나 커피를 파는 예쁜 트럭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난 이 모든 것들을 ‘빨리 감기’처럼 그냥 지나쳤고, 룸미러로 골프가 바짝 추격해올 때마다 가속페달을 밟아 속도를 높였다. 옆자리에 앉은 남편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창밖만 바라봤다.

 

사진을 찾아보니 정말 근사한 도로다. 이런 길을 그냥 ‘질주’했다는 사실에 후회가 밀려온다. 그래서 다시 한번 달려보고 싶다. 그땐 컨버터블을 빌려 지붕 열고 달려야지! 음악도 크게 틀고. 그런데 남편이 따라나설지 모르겠다. 음….

글_서인수

 

 

 

 

모터트렌드, 자동차, 인생 드라이브, 아말피 드라이브, 이탈리아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셔터스톡

모터 트렌드 ©motortrendkorea.com, ©motortrendkorea.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