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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드라이브] 수스마사드라 비포장도로, 모로코

여러분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드라이브 길은 어디인가? 코로나19 사태로 마음 편히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요즘, 우린 더더욱 이곳을 다시 한번 달려보고 싶다

2020.07.20

 

모든 것이 거친 흙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진한 황토색을 띠고 있다. 땅속 깊은 곳에서 하늘로 솟구쳐 오른 듯한 돌산, 그 주변으로 끝없이 펼쳐진 평지가 내 방향 감각을 어지럽게 한다. 아프리카 모로코였다. <007: 스펙터> <미션 임파서블5: 로그네이션>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나 보던 곳이다. 아틀라스산맥 남쪽, 모로코 수스마사드라 지방에 위치한 ‘와르자자트’라는 소도시에서 출발해 자동차로 200km, 모터사이클로 500km를 달리는 일정이었다.

 

도시 중심에서 어느 방향으로든 차로 5분만 가면 갑자기 황량한 대자연이 펼쳐진다.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평야가 두 눈을 시리게 한다. 멀리 보이는 거대한 돌산이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선명하다. 실제로 거리가 약 40km나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런 황량한 모습은 유럽이나 미국에서조차 본 적 없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길게 뻗은 도로 양쪽으로 보이는 건 커다란 바위와 자갈, 모래와 흙이 뒤엉킨 사막이다. 사막에선 키가 1m 이상 되는 나무를 찾아보기 어렵다. 생명에겐 그만큼 가혹한 환경이다. 표지판도 없는 도로를 따라서 속도를 높였다. 파란 하늘과 건조한 갈색 땅의 명암 차이는 컸다. 그 사이로 지평선을 따라 길게 뻗은 도로가 나를 인도할 뿐이다. 어느 순간 방향 감각이나 속도 감각이 무뎌진다.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모로코의 아주 깊은 곳까지 탐험하기 위해선 모터사이클로 이동하는 게 좋다. 비포장도로가 상상 이상으로 가혹한 주행 환경이다. 주먹 크기의 돌덩어리로 이뤄진 길이 많아서 자동차 하체가 남아나지 않는다. 자동차는 포장도로를 벗어나면 시속 30km 이하로 속도가 떨어진다. 모터사이클은 그보다 훨씬 빠르다. 대신 두 바퀴가 계속해서 공중으로 튀어 오르기 때문에 라이딩에 집중해야 한다.

 

넓은 평야를 가로질러 도착한 돌산 입구. 멀리서 볼 때 ‘점’처럼 보이던 돌들이 실제론 집채만 했다. 가파른 언덕을 오르며 구불구불 U자 형태의 헤어핀 코너를 수십 개 지났다. 그러곤 절벽 옆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달렸다. 도로 주변에 안전지대나 가드레일 따위는 없다. 그래서 모든 코너에서 신중해야 한다.

 

산의 가장 높은 곳에선 저 멀리 아틀라스산맥이 보인다. 최고 높이가 4167m(참고로 백두산은 2750m다!)에 이르는 아프리카 북서부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거인의 신 아틀라스가 천계를 어지럽힌 죄로 신들의 저주를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세상 끝에서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형벌로 아틀라스산이 됐다는 거다. 끝없는 평야로 이뤄진 사막에 우뚝 솟은 아틀라스산맥을 보니 신화적 해석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내가 경험한 모로코는 압도적인 황량함으로 인상 깊은 곳이었다. 음식도 괜찮았고 만났던 사람들도 친절했다. 언젠간 여행으로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다. 법적으로 개인 드론 사용이 금지되기 때문에 멋진 절경을 항공뷰로 찍을 수 없다는 건 아쉽다.

글_김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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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브리지스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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