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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드라이브] 제주 사려니숲길, 대한민국

여러분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드라이브 길은 어디인가? 코로나19 사태로 마음 편히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요즘, 우린 더더욱 이곳을 다시 한번 달려보고 싶다

2020.07.23

 

지난해 5월, BMW Z4 화보 영상 촬영을 위해 제주도로 향했다. 여행이 아닌 일로 가는 거지만 ‘제주’라는 지명만으로 내 마음 어딘가를 간질이기에는 충분했다. 삭막한 도심을 떠나 드넓은 바다와 푸른 하늘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힐링되는 기분이 드니까. 그렇다고 촬영 일정이 여유로운 건 아니었다. 3박 4일 내내 Z4를 몰고 제주도 이곳저곳을 누벼야 했다. 일정을 소화할수록 몸의 피로는 점점 쌓여갔지만 머리만큼은 가벼웠다. 소프트톱을 열고 유유자적 달리다 보면 맑은 하늘에 머리를 감은 듯 상쾌했다. 드넓게 펼쳐진 초원에 맞닿은 하늘. 제주도 어딜 가더라도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리고 섬의 중심으로 다가설수록 나무의 높이는 점점 높아진다. 사려니숲길로 향하는 도로. 정확히 말하자면 돔배오름과 성진이오름 사이를 잇는 왕복 2차로. 길옆으로는 초록빛 짙은 키 큰 나무들이 빼곡하다.

 

 

자연이 만든 그늘. 그 안으로 들어서면 선선한 기운이 몸을 감싸고, 나무 사이사이로 비치는 햇빛이 눈꺼풀을 간질인다. 현무암 지대 위에 형성된 숲은 냄새도 다르다. 약간 시큼한 듯하지만 피톤치드의 농도는 그 어느 곳보다 짙다. 그늘이 점점 짙어질 즈음, 사려니숲길 입구가 나타났다. 제주시 봉개동의 비자림로에서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의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숲길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제주 생물권 보전지역이기에 차를 타고 들어갈 순 없지만 도보로는 가능하다. 나는 운 좋게 제주시에서 촬영 협조를 받아 Z4를 이끌고 사려니숲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수많은 차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 다녀봤지만 이곳만큼 신비롭고 아름다운 곳은 없었다. 사람이 아무리 많은 공을 들여 만들어도 자연이 오랜 세월 동안 빚어낸 풍경을 따라갈 순 없을 거다. 고요함 속에 새의 지저귀는 소리와 나무에 바람 스치는 소리만 있을 뿐이고, 주변은 온통 초록빛으로 가득하다. 그 안에서 붉은 로드스터를 타고 달렸던 기억은 지금도 머리카락 끝을 움찔거리게 한다.

글_안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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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최민석(펜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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