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점화플러그의 종말

저온 플라스마가 가져올 미래의 점화 기술에 대하여

2020.07.20

점화플러그 한가운데 작은 번개 같은 불꽃을 일으키는 대신, 저온 플라스마는 전극에서 케이스를 향해 방사형으로 퍼져 산소 원자를 더 많이, 더 빨리, 더 낮은 온도에서 연소하게 만든다.

 

평균 연비를 개선하는 것은 무척 간단하다. 정속 주행할 때 실린더 안에서 연료를 적게 태우면 된다. 이를 위해 엔진 개발자들은 1970년대 중반 크라이슬러가 전자식 린번(희박 연소) 시스템을 개발하기 훨씬 전부터 연료 농도가 낮은 혼합기가 제대로 연소하도록 만들기 위해 고심해 왔다. 하지만 그런 혼합기는 점화플러그로 점화시키는 일이 큰 골칫거리였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에 있는 스타트업 기업 트랜시언트 플라스마 시스템(TPS)은 저온 플라스마 점화 시스템을 선보이면서 그것이 점화플러그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통적인 점화플러그는 이렇게 작동한다. 점화플러그의 공기 틈새에 있는 가스를 이온화할 때까지 코일이 만든 에너지가 틈새에 쌓인다. 이 과정에서 가스는 전도성을 띠게 되고, 그 결과 전류가 급격히 치솟아 마치 작은 번개처럼 뜨거운 플라스마가 순간적으로 번쩍인다. 지극히 작은 에너지로 만들어지는 불꽃이 혼합기에 불을 붙여 실린더 전체로 퍼져나가는 것이다.

 

TPS는 다른 성격의 플라스마를 활용해 새로운 방식으로 연소를 일으키는 것을 제안한다. 반도체 고전압 스위칭 기술을 활용해 구식 코일이 만들어내는 것과 비슷한 전압을 10~50나노초 단위로 끌어내, 분리된 틈새가 아니라 전극과 플러그 주변 케이스 안에 있는 띠와 판 사이에 흩뿌리는 것이다.

 

수 메가와트의 전력이 이 저온 플라스마를 만들지만, 소비하는 에너지는 수 밀리 줄에 불과하다. 에너지의 절반이 결합되어 있는 산소 분자를 분리하고 개별 산소 원자를 가속함으로써 훨씬 더 빠르고 낮은 온도에서 연료와 부딪쳐 연소된다.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에틸렌을 연소하는 연구용 엔진으로 시험한 결과, 이런 점화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라디칼의 연쇄반응이 점화 시간을 최대 두 배 줄이고 점화 온도를 최대 540℃까지 낮추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결과는 저온 플라스마 보조 점화가 비열적 특성을 갖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다.

 

 

결과는 이렇다. 초고속 점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더 짧은 시간 안에 농도가 낮은 혼합기에 전파돼 전체 연료를 태울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소 온도가 낮으면 질소 산화물과 폐열이 훨씬 적게 만들어져 자동차가 달리는 데 많은 연료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다. 아르곤 내셔널 랩스에서 커민스 직렬 6기통 천연가스 엔진으로 이 시스템을 시험했는데, 제동 열효율이 개선되고 일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배출이 줄었으며 배출가스 재순환 실행 능력이 상당히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TPS 점화는 25:1에 이르는 희박한 기체 연료 혼합 상태에서도 점화할 수 있지만 그만큼 공기량이 많으면 배출가스 제어가 복잡하기 때문에 과량의 불활성 배출가스로 희석해 화학량론적 상태(물질의 물리적, 화학적 성질을 그 구조와 조성을 변수로 하여 정량적으로 나타내는 상태)로 작동하는 것이 목표다. TPS가 산소와 마찬가지로 미립자를 분해하고 질소산화물을 연소시키는 데 이 기술을 응용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는 것은 참고할 만하다.

 

고성능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가워할 소식도 있다. TPS 점화는 출력도 높일 수 있기 때문. 연소 속도가 빨라지면 불꽃이 미리 생기는 것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피스톤이 실린더 위쪽을 향해 움직이는 상태에서 연소가 일어나는 것이 줄어 더 큰 연소 압력으로 바퀴를 돌릴 수 있다.

 

TPS 점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시스템이 오늘날 쓰이는 코일과 점화 플러그를 고스란히 대체하고, 터보차저 결합과 하이브리드화와 같은 현재 기술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TPS 공동 창업자이자 CEO 댄 싱글턴에 따르면 전체 도심 주행 사이클에 걸쳐 10~15%의 연비 향상 효과가 있고, 그만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비슷한 기술보다 저렴한 값에 내놓을 수 있다. 그의 회사는 최근 850만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고, 유럽과 아시아, 미국의 몇몇 OE 업체와 투자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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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Frank Markus PHOTO : Motor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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