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우리네 삶 속의 현대∙기아차

최근 출시되는 현대·기아차를 보면 자동차 제조 기술이나 디자인에서 상당히 발전한 것을 느낀다. 왠지 뿌듯하다

2020.07.24

기아 레이

 

기아 레이를 탄 지 몇 년째인데, 시간이 갈수록 애정이 깊어간다. 키 큰 박스형 차는 공간이 넓어 실용적이고, 타고 내리기 편하며, 무엇보다 주차 스트레스가 적다. 여러 경차 혜택은 덤이다. 오직 불만은 1.0ℓ 터보 엔진의 연비가 생각보다 못한 것인데, 경차 같지 않은 힘으로 위로받는다.

 

레이 운전의 재미는 살짝 부족한 힘과 가벼운 차체를 최대의 효율로 몰아가는 거다. 엔진 힘을 극대화하고, 더해서 탄력주행을 이어간다. 경차지만 열심히 달리면서 레이의 최고 성능을 끌어내는 것이 재미다. 그렇게 모은 힘으로 신호등에서 앞장서 출발하고, 고속도로에서 힘껏 내달릴 때 만족감이 크다. 경차의 움직임이 여느 차 못지않다. 코너링에서는 키 큰 차의 한계를 살펴야 한다. 때로 속도가 지나치면 신경이 곤두서는데, 그것 또한 재미다. 차를 달래고, 나를 달래며 레이를 즐긴다.

 

BMW M5를 사고 싶었다. 그런데 용기를 못 내는 것은 M5의 성능을 얼마나 즐길 수 있나 싶어서다. 항상 차들로 밀리는 도로에서 M5의 성능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답답한 마음으로 발을 굴러댈 생각을 하면 M5 구매를 망설이게 된다. 레이는 반대의 의미로 만족스럽다. 레이는 그 성능을 맥시멈으로 누리는 시간이 상당하다. M5는 성능을 즐기는 시간이 5% 미만이 될 것 같다. 고성능 차를 답답해하며 타느냐, 작은 차를 마음껏 밟아대느냐의 선택이다. 고민이 깊은 것은 M5 사는 데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모든 자동차의 테일램프가 똑같아진다. 일직선으로 길게 가로지른 모양이다. 몇 해 전 포르쉐가 시작한 듯한데, 요즘 많은 차가 같은 모양으로 변해간다. 한 줄 죽 그은 테일램프가 유행을 시작했다. 일직선의 테일램프가 멋지지만 모두가 같은 모양이라면 감동은 덜하다. 점선으로 이어진 기아 K5 테일램프가 마음에 꼭 드는 것은 아닌데, 너무 같은 모양을 벗어나고 싶어서였을 거다. 르노삼성의 XM3와 애스턴마틴 밴티지, DBX는 일직선의 불빛을 위로 한 번 휘었는데, 유행을 따르면서 조금은 달라 보이고자 함이다.

 

또 요즘 차들은 약속이나 한 듯 디지털 계기반과 실내 무드등을 달고 나오는데, 자동차 개발을 3~4년 전부터 시작했다면 메이커들끼리 그때 얘기하고 동시에 개발을 시작했다는 뜻일까? 요즘 흔한 가짜 머플러도 메이커끼리 동의하고 내놓는 유행인가? 궁금한 일이다.

 

현대 그랜저

 

요즘 현대·기아차 디자인은 절정에 이른 것 같다. 세계적인 팬데믹 현상 속에 새 차를 계속 내놓고, 나오는 차마다 빼어난 디자인에 어리둥절한 기분이다. 계속되는 히트작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 이렇게 새 차를 줄줄이 내놓으면 내년에 내놓을 새 차가 있을까?

 

그랜저의 프런트 그릴은 마음에 들든 아니든 자동차 디자인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듯싶다. 이제까지와 다른 접근방식에 감동하는 중이다. 요즘 현대·기아차의 프런트 그릴은 실험적이고, 임팩트가 강하다.

 

곧 나올 신형 현대 투싼에 대한 기대가 크다. 계속되는 진화 속에 새로운 현대의 얼굴이 만들어진다. 프런트 그릴의 조각마다의 섬세함은 가히 예술적이다. 프런트 그릴 처리는 BMW나 아우디보다 한참 앞서가는 듯하다.

 

기아 K5의 세련됨은 중형세단의 가치를 한껏 올렸다. 거리에 흔한 차가 이 정도라면 우리의 미적 감각은 한참 올라갈 듯하다. 아반떼의 조형미 역시 황홀하다. 현대차에서 아반떼 급 차의 수준이 람보르기니 같다면 더 바랄 것은 없다.

 

쏘나타는 새로운 시도가 좋았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해보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적응이 되지 않아 문제다. 사람이나 자동차나 눈이 아름다워야 하는데, 쏘나타의 헤드램프는 그렇지 않아 아쉽다. 하긴 지금 쏘나타가 오마주로 삼은 YF 쏘나타도 헤드램프가 멋진 차는 아니었다.

 

기아 쏘렌토

 

쏘렌토는 저만의 개성으로 빛난다. 기아차에 새로운 얼굴이 추가된 듯하다. 요즘 현대·기아차 디자이너들은 해보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는 것 같다. 항상 똑같은 그림만 그리는 벤츠 디자이너보다 얼마나 행복한가.

 

싼타페도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또 하나의 표정을 더했다. 안정되고 개성 넘치는 얼굴이다. 그런데 새로 선보인 기아 모하비 더 마스터 그래비티는 프런트 그릴의 수직선을 없애 중요한 매력을 지웠다. 성공적인 페이스리프트라 칭찬받았는데 너무 빨리 지워버린 것은 아닌지, 아쉬운 마음이다.

 

제네시스 G80 역시 만족스럽다. 새로운 럭셔리 브랜드를 창조하는 책임이 막중한데, 숙제를 잘 풀어나가는 중이다. 뒤로 갈수록 내려가는 보디 측면의 어깨선은 영국차의 고전적인 우아함을 닮았다. 수석 디자이너가 벤틀리에서 일한 경험 때문이라고 짐짓 유추해 본다. 그런데 GV80은 너무 빠르게 지붕선이 떨어진 탓인가, 뒤가 낮은 실루엣이 거대한 프런트 그릴과 어울릴 때 어딘가 부자연스럽다. 아직은 눈에 익지 않아서일 거다. GV80의 테일램프와 트렁크 리드는 벤틀리 벤테이가를 떠올리는데, 벤테이가 디자인을 멋지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글_박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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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모터트렌드>편집부PHOTO :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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