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언택트 시대 자동차 세일즈 명암

판매만 생각하는 수입차 본사, 이익만 추구하는 판매사, 무조건 싸게 사려는 고객 사이의 빈틈을 파고든 탈세가 있다. 언택트가 대안이지만 이면에서 발생하는 불법은 지나치면 안 된다

2020.07.29

 

요즘 언론에 많이 언급되는 단어는 언택트(Untact)다. 판매 직원이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패스트푸드점에서 음식을 주문하거나 영화관, 기차 등 발권이 필요한 경우 활용하는 키오스크가 대표적이다. 언택트는 사람이 가깝게 있을 때 전파 가능성이 높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이는 자동차 산업에서도 그랬다. 많은 국제 행사가 취소되면서 온라인으로 바꿔 진행한 경우들이 많다. 국제 규모의 모터쇼가 취소되자 여러 회사가 사이버 론칭을 했고, 모터스포츠는 선수들이 각자 집에서 접속해 비디오게임으로 경주를 치르는 일들이 있었다. 이벤트 경주이기는 하지만 F1과 포뮬러 E가 그랬고, 심지어 내구 레이스의 원조나 다름없는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도 온라인 게임으로 대체했다.

 

자동차 판매 과정에서의 언택트도 있다. 사실 차를 구매하고 판매하는 과정은 자기네 회사 차를 팔려는 영업사원과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려는 고객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통해 진행된 경우가 많다. 자동차 회사들이 언택트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판매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과거 보험설계사가 개개인을 방문해 직접 보험 가입을 권유하던 것에서 온라인과 스마트폰을 통해 가볍게 가입하는 다이렉트 보험의 시대가 된 것과 비교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누군가의 생활, 혹은 생계가 영향을 받는다. 생각해보라, 다이렉트 보험이 아직 활발하지 않던 10년 전만 해도 친척 중에 한 명은 보험모집인 역할이었다. 지금은 그들의 일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챗봇이 담당한다.

 

 

자동차의 구매 과정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제조사에서 차를 만들거나 수입하면 이를 판매하는 영업사원을 거쳐 고객으로 이어진다. 몇몇 회사가 온라인 쇼룸을 열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시승을 하고 계약, 출고하는 과정은 모두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이루어진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고객은 본인에게 맞는 차를 찾아 원하는 구매 방법을 정할 수 있고, 이를 도와준 영업사원은 차값에 포함된 판매 마진으로 이익을 얻는다. 서비스를 제공받고 그에 따른 비용을 낸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또 다른 언택트 때문에 이런 과정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판매는 공식적인 판매 계약을 맺은 판매사와 그 직원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래서 온라인 신차 구매 서비스라고 이름 붙은 곳은 차 판매에 대한 직접 수수료를 받으면 안 된다. 대신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자동차 영업사원을 고객에게 중계하고, 이때 생기는 금융 수수료와 광고로 수익을 낸다. 여기에는 차를 공급하는 곳이 필요하다. 대체로 판매 대수가 많은 판매사와 영업사원이 여러 대를 팔았을 때 추가로 받는 마진까지 할인에 포함시켜 가장 싼 값을 제시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공식적인 판매 조건이 깨지면서 일반 영업사원이 받아야 할 판매 수당까지 모두 차값 할인에 악용되는 경우다. 신차 구매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 한번 전국 시세라는 이름으로 올라오면, 그 값이 전국 판매가의 기준이 된다. ‘OO에서는 얼마에 팔던데’ 하는 식이다. 실적에 쫓겨 당장 차를 팔아야 하는 영업사원 입장에서는 수익을 포기하고 조건을 맞추는데, 다음 달에 받을 판매 수당까지 더해 할인해준다. 이 영업사원이 나중에 종합소득세 정산까지 하면 실질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다. 애초 값을 내려 공급한 딜러사와 영업사원은 판매 목표를 달성해 수익을 가져갔을 것이다. 이걸 과연 정상이라고, 소비자가 차를 싸게 샀으니 최고의 자동차 구매 조건이라고 할 수 있을까?

 

 

게다가 리스나 할부 등 자동차 구매에 쓰이는 금융 에이전시들의 경우는 탈세 가능성도 있다. 차를 소개해주었기 때문에 소개비를 달라는 것인데 영업사원에게 현금으로 입금 받으며 소득신고 등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 결국 세금은 영업사원이 부담하고 실제 주머니는 금융 에이전시가 가져가는, 역시나 비정상적인 일들이 벌어진다. 더욱이 이런 사람들은 블로그나 홈페이지 등을 만들어 고객을 모으는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이것도 온택트 세일즈라고 할 수 있지만 이렇게 차를 구매할 고객을 찾아주고 수수료를 받으며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그 돈은 정당하게 나뉜 것이 아니라 사정 급한 영업사원의 주머니를 턴 것이다.

 

당장은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더 강조된 언택트나 젊은 사람들의 취향에 맞춘 온택트가 모든 세상을 이끌 기준이 될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바뀌는 세상에 따라 산업구조가 달라지면 그 분야에서 일하던 사람들도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세금을 내지 않는 불법이 있거나 한쪽의 희생으로 누군가만 이익을 보는 것은 불편하고 부당하다. 실적만 생각하는 판매사와 싸게만 사려는 고객, 그 중간에서 부당한 이익을 보는 누군가가 있는 지금의 현실은 올바르지 않다. 첨단 기술과 트렌드가 누군가에게는 이익이 될지 모르지만, 그것 때문에 생긴 그늘에서 고통받는 이들도 고려해야 한다. 그것이 인류가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다.

글_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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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모터트렌드>편집부PHOTO :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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