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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서 좋아!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 &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LWB

티구안 올스페이스와 레인지로버 LWB가 휠베이스를 늘인 이유는 서로 다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모두 여유로운 공간을 위해서다

2020.08.13

 

휠베이스는 자동차에서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거리를 뜻한다. 롱휠베이스 모델은 바로 이 휠베이스를 늘인 모델이다. 휠베이스를 늘이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사람을 더 태우거나 짐을 더 싣기 위한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8~9인승 자동차를 11인승, 15인승으로 늘리면 자동차세가 달라진다. 중국의 승용차는 대체로 휠베이스가 길다. 고급차뿐 아니라 일반 승용차도 발 공간이 넉넉한 뒷자리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에 수출하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아우디, BMW는 휠베이스가 긴 모델을 따로 만들기도 한다. 중국에는 벤츠 C 클래스와 아우디 A4, BMW 3시리즈의 롱휠베이스 버전이 있다. 반대로 정작 길거리 주차 문제가 심각한 유럽은 롱휠베이스 모델에 심드렁하다. 뒷자리가 좁은 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장에 따라 휠베이스도 달라진다.

 

 

휠베이스가 긴 차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추구하기도 한다. 결혼식이나 파티용으로 휠베이스를 길게 늘인 링컨과 캐딜락 모델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요즘은 SUV가 대세를 이루면서 SUV도 휠베이스 연장 작전에 적극적이다. 한때 허머를 길게 늘인 차는 웨딩카로 인기였다. 메르세데스 벤츠 G 클래스의 휠베이스를 늘여 6 ×6로 만든 차가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오늘 온 두 대의 시승차 역시 휠베이스를 늘인 이유가 서로 다르다.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

2008년 7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폭스바겐 티구안은 12년 만인 올해 6월 누적 판매대수 5만대를 달성했다. 지금도 한 달에 1000대 이상 팔리는 수입 SUV 베스트셀러 티구안의 매력이 궁금하다. 폭스바겐 디자인은 검소하고 교과서적이다. 공부는 잘하지만 재미는 별로 없는 모범생을 보는 듯하다. 생각해보면 독일인 취향이 그랬고, 폭스바겐을 오랜 시간 이끌었던 페르디난트 피에히 박사의 취향이 그랬다. 요즘은 조금 달라지는 듯싶지만 독일의 대중차 폭스바겐의 성격은 그대로 이어진다. 티구안도 예외는 아니다. 감성품질이 완벽한 2박스 스타일의 준중형 SUV에서 딱히 꼬집을 곳은 없다(이 글을 쓰는 지금 앞모습이 살짝 바뀐 티구안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독일에서 발표됐다. 음, 좀 더 세련된 모습이다).

 

 

다른 차를 타다 폭스바겐 모델의 운전석에 앉으면 항상 기본형 분위기였다. 티구안 역시 검은 톤의 대시보드와 각진 모서리가 독일차의 빈틈없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올스페이스 모델의 대시보드는 5인승 티구안과 같은데, 그래픽 계기반만 다르다. 교과서적인 배치가 좀 심심한 듯 보이기도 하지만 올스페이스는 이런저런 편의장비가 많은 편이다.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콤팩트한 독일차를 원하지만 많은 사람을 태우고 싶을 때 고르는 차다. 5인승 티구안보다 길이를 215mm, 휠베이스를 110mm 늘여 7인승으로 만들었다. 겉에서 볼 때 5인승 모델과 다른 건 3열 옆 창뿐이다.

 

 

올스페이스는 5인승 티구안 3열에 시트를 더해 7인승으로 꾸몄다. 사람을 두 명 더 태운다는 의미도 있지만, 3열을 접으면 좀 더 넓은 적재공간을 누릴 수 있다. 그런데 티구안 올스페이스에 일곱 명이 타는 경우는 언제일까? 3열은 좁아서 아이들밖에 탈 수가 없다.

 

 

젊은 부부가 부모와 아이 둘을 태우면 차 한 대로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3열에 아이들이 앉으면 짐을 실을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 먼 거리 여행은 어려울 듯하다. 외식하러 온 식구가 외출하는 경우를 상상한다. 친구 부부와 아이를 태울 수도 있다. 일곱 명을 태워서 행복한 순간들을 상상한다.

 

 

5인승보다 좀 더 공간이 넓으니 캠핑 장비를 싣는 데도 여유롭겠다. 적재공간은 3열을 세운 상태로 230ℓ, 3열을 접으면 700ℓ, 2열까지 접으면 1775ℓ로 늘어난다. 티구안에서 거슬린 건 가짜 머플러였다. 뒤 범퍼 아래 머플러 구멍은 가짜이고, 진짜 머플러는 그 뒤로 숨어 땅바닥으로 배기가스를 내뿜는다. 요즘 이런 차가 많은데 괜히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아 거슬린다. ‘독일차가 이럴 필요는 없잖아?’ 올스페이스같이 가정적인 차는 머플러 구멍을 내보일 필요도 없다.

 

 

티구안에서 골프의 주행감각을 기대한다. 티구안을 볼 때마다 키만 다를 뿐 골프와 같은 차라는 생각이다. 150마력을 내는 2.0ℓ 직분사 터보 디젤 엔진은 충분한 운동성능을 발휘한다. 힘이 모자라면 어쩔까 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7 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로 전달하는 탄탄한 주행질감이 만족스럽다. 에어서스펜션을 달지 않았는데도 최상의 감각을 내는 게 흐뭇하다. 올스페이스가 박력 있게 내뻗는다. 물론 레이스 트랙을 달릴 차는 아니지만 충분히 즐길 만하다. 가벼운 차가 바닥에 들러붙어 안정감이 두드러진다. 5인승 티구안보다 무거운 데다 휠베이스도 기니 주행질감이 오히려 나을지 모른다. 가벼움 속에 절도 있는 몸놀림이 돋보인다. 시트는 쿠션이 얇지만 몸에 잘 들어맞는다. 앞바퀴굴림 차지만 터레인 리스폰스 다이얼로 고속, 에코, 노멀, 풀/자갈/눈길 버튼을 고를 수 있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만족스럽다.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정말 필요할 때 사람을 더 태울 수 있는 똑똑한 차, 작지만 크게 쓸 수 있는 차다. 일곱 명을 태우고 도시를 달리는 티구안은 여전히 콤팩트하다. 단단한 감각에 기본적인 탈것으로 충실하다. 티구안은 골프의 명성에 SUV 유행 감각을 더했을 뿐이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LWB

랜드로버 디펜더가 골수 오프로드 마니아의 차라면 레인지로버는 귀족들의 오프로더였다. 디펜더가 아프리카 정글 탐험에 나설 때 레인지로버는 넓디넓은 정원의 뒷마당을 돌았다. 물론 귀족의 영지는 한없이 커서 하루 종일 진창을 헤매야 했다. 오프로드 성능이 좋아야 깊은 개울을 건널 수 있었다. 귀족은 레인지로버를 오로지 흙길을 밟을 때만 탔기에 전체 주행거리에서 오프로드의 비중은 그 어느 차보다 높았다.

 

 

레인지로버가 또 어울리는 곳은 영국 런던의 한복판이다. 고급 호텔 앞에 늘어선 레인지로버는 검은색 정장을 입은 직업 기사가 모는 차로 썩 잘 어울린다. 영국 여왕의 의전차로 쓰이는 레인지로버는 중동과 중국에서도 수요가 계속 늘었다.

 

 

각종 테러에 대응이 필요한 선진국은 물론 제3세계의 VIP 전용차로도 각광받고 있다. 고급 SUV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레인지로버는 롤스로이스 컬리넌과 벤틀리 벤테이가, 람보르기니 우루스를 상대해야 하는 랜드로버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올해로 탄생 50주년을 맞는 고급 SUV의 원조로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오늘 온 레인지로버 오토바이오그래피 롱휠베이스 모델은 SUV를 고급 리무진으로 만들었다. 레인지로버는 그동안 경쟁 상대로 메르세데스 벤츠 S 클래스를 꼽았다. S 클래스가 마이바흐 버전을 내놓자 레인지로버는 LWB를 만들었다. 시승차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최신형이지만 겉모습 변화를 바로 알아차리긴 어렵다. 레인지로버는 미니와 911처럼 오래도록 변치 않는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추구한다. 우뚝 솟아오른 차체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원한 시야를 제공한다. 조금 복잡한 무늬의 프런트 그릴은 처음 나왔을 때 중국 시장용인가 했지만 이젠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다부진 보닛과 두터운 C 필러, 트렁크 도어가 위아래로 열리는 모양 등 레인지로버의 특징이 고스란하다.

 

 

LWB 모델은 최상위 고급차인 만큼 알칸타라로 천장과 기둥을 휘감았다. 실내에 질 좋은 가죽이 넘쳐난다. 대시보드를 장식한 누런 황토색 가죽과 두터운 알루미늄, 따뜻한 나무 무늬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돋운다.

 

 

뒷자리에 편의장비를 풍성하게 담아 비행기 일등석 같은 자리가 만들어졌다. 조수석을 앞으로 밀어 공간을 넓힌 다음 발판을 올리고 누워 마사지 기능을 켜니 이런 호사가 없다. 파노라믹 글라스 너머로 푸른 하늘을 보니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다.

 

 

운전기사가 쉬는 주말이면 직접 운전대를 잡아도 좋다. 차의 길이가 적당한 데다 시야가 좋아 직접 몰아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525마력을 내는 V8 5.0ℓ 슈퍼차저 엔진은 세상 거칠 것이 없다는 듯 달린다. 부드러운 가운데 너울대는 기분이다. 출렁이는 가운데 거세게 내뻗는다. 세상을 내려다보는 운전 자세와 어울려 최고의 주행질감을 선사한다. 2.7톤의 차가 0→시속 100km 가속을 5.5초 만에 끊는다.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방해하는 건 넘실대는 서스펜션이다. 높은 운전석에 앉아 휘청대며 코너에 뛰어들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속도를 줄이면 우아하게 내뻗는 모습에 여유가 넘친다. 어댑티브 다이내믹스는 초당 500번씩 도로를 감시하면서 뛰어난 승차감을 만들어낸다. 높이 앉아 내려다보는 세상은 길이 막혀도 답답하지 않다.

 

 

에어 서스펜션은 고급차에 필수다. 차가 오르내리는 우아한 동작에서 고급차는 완성된다. 레인지로버는 차에 타고 내릴 때 키를 낮춘다. 또 시속 105km 이상에서 15mm 낮아진다. 트렁크에 짐을 실을 땐 50mm 낮추고, 오프로드에 들어서면 75mm를 올린다. 레인지로버에 저속기어가 있다는 걸 잊지 말자. 위험한 순간 어떤 지형도 거칠 것이 없다. 모래 위를 달릴 땐 알아서 트랙션 컨트롤을 끄고, 바위를 타고 넘을 땐 디퍼렌셜 기어를 잠근다. 지형에 따라 차 높이를 알아서 맞춘다. 900mm 깊이의 개울을 건너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LWB는 길이가 길어 회전반경이 좀 큰데, 그건 운전기사가 알아서 할 일이다.

글_박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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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조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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