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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의 정경 속 그 차

여름의 절정 8월에도 저만의 찬란함과 싱그러움이 있다. 다신 없을 이 여름의 풍경 속으로 차를 타고 들어갔다. 차체를 피부 삼아 계절의 온도와 습도, 색감과 냄새를 들이마셨다

2020.08.21

 

SCENT OF GENTLE RAIN
MASERATI QUATTROPORTE S Q4 GRANLUSSO

8월의 여름은 변덕이 심하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는 이맘때 하늘은 하루에도 몇 번이나 맑았다 흐렸다를 반복한다. 여름에 내리는 비는 차라리 반갑다. 비는 땅의 열기를 잠시나마 식히고, 우리는 이 비가 계절의 변곡점이 되길 기대한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 공기에 물기가 서린 어느 날, 거세게 퍼붓길 바라는 마음으로 삼지창 배지를 단 마세라티의 콰트로포르테 S Q4 그란루소를 몰았다.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멀버리 실크와 우드 트림으로 마감된 고급스러운 콕핏에 앉아 빗속을 달리는 건 생각만 해도 낭만적이다. 게다가 콰트로포르테 S Q4는 날씨와 도로 상황에 따라 전륜과 후륜의 구동력을 재빠르게 전환해 안전까지 보장한다. 빗길 주행을 기대하며 교외로 빠지기 전, 서울의 북쪽 끝인 수유동 419카페 거리에 들렀다. 불현듯 그곳에서 마주친 이국적인 벽돌 건물이 마침 런던의 우기를 떠올린다. 홀린 듯 차를 멈추고 창을 내렸다. 아까보다 묵직한 습도와 젖은 풀 냄새가 차 안으로 스민다. 이른 시간 한갓진 거리는 아름답고 쓸쓸했다. 비든 사람이든, 무언가 시작되기 전 전운이 감도는 거리. 여름밤보다 긴 여운의 아침이 거기에 있었다.

 

 

FEVER OF SUMMER GARDEN
VOLVO S60 T5

열을 열로 다스린다는 ‘이열치열’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이것과 얼마나 관계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글이글 작열하는 태양 아래 붉은색은 유독 탐스러워 보인다. 하얀 모래사장에 꽂힌 붉은 파라솔이나 새빨간 비키니는 부정하기 힘든 여름의 단상. 수많은 빨간색 차 중 S60 T5를 타고 여름의 정원으로 떠나야만 했던 이유는 온전히 S60의 퓨전 레드 컬러에 매료돼서다. 직렬 4기통 T5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을 얹은 S60 T5를 타고 서울에서 분당까지 30분 만에 주파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재미를 볼 새도 없이 도착한 목적지는 성남시의 진재산 자락에 위치한 베이커리 카페 ‘모아니’다. 이곳에 막 들어선 S60 T5에 정오의 뜨거운 태양이 곧장 내리꽂힌다. 차체는 매혹적인 브릭 레드 컬러를 아까보다 힘주어 발산한다. 보닛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선과 D자형 메탈 그릴, 망치를 닮은 헤드라이트는 레드  컬러 보디를 더욱 강인하고 우아하게 표현해낸다. 햇살을 받고 살찌우는 과일처럼 S60도 탐스럽게 익어간다. 휠하우스에는 아지랑이가 아른거리며 시선을 굴절시킨다. 엔진룸은 찜통이고 보닛은 뜨거워질 대로 뜨거워졌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차체는 마치 금단의 열매다. 한 입 베어 물까, 하다가 크게 데는 수가 있다.

 

 

SOUND OF FOREST
MERCEDES-BENZ CLA 250 4MATIC

숲은 세상의 허파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CLA 4매틱을 타고 남양주시에 위치한 ‘더 하이브’를 찾았다. 이곳은 아름다운 숲길과 야외 공간이 있는 카페다. 하이브(Hive)는 벌집이란 뜻이다. 벌집처럼 얽히고설킨 잎사귀가 뜨거운 공기를 마셨다 차갑게 내뱉는 곳. 더 하이브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은은한 불빛의 전구가 밝히는 숲길을 만난다. CLA가 유선형 몸체의 돌고래처럼 숲길을 빠져나갔다. 콤팩트한 스포츠 쿠페는 좁은 숲길에서도 문제없다. 방금까지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을 쥐어짜며 뜨거운 아스팔트를 내달리던 CLA는 이곳 그늘에서 비로소 보닛의 열을 식히고 늘어난 타이어의 모공을 조인다. 아까의 도심은 까마득할 정도로 호젓한 풍경을 마주하니, 송풍구가 내는 바람 소리와 오디오 소리조차 성가시다.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내린다. 주변의 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인다. 온갖 상념이 내는 잡음은 한순간 묵음되고, 잎사귀가 부딪치는 소리, 벌레 우는 소리, 바퀴가 자갈밭을 구르는 뽀드득 소리만 남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덧 해가 기운다. 평온한 대지와는 달리 요란한 하늘을 메탈릭 데님 블루 컬러의 차체가 고스란히 반영한다. 깊이를 알 수 없는 푸른 보닛이 울긋불긋 뜻 모를 하늘을 담고 찰랑인다. 차마 올려다볼 엄두도 내지 못했던 8월의 하늘이 이렇게나 아름다웠다.

장소 협조_모아니, 더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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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장은지PHOTO : 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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