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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의 탈을 쓴 맹렬함, 포르쉐 카이엔 E 하이브리드

그렇고 그런 PHEV를 예상했다가 넘치는 출력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2020.09.04

 

혼란스러웠다. 분명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라고 했는데 카이엔 터보의 운전대를 잡은 듯한 기분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힘이 넘칠 수 있지?’ 사실 나는 카이엔 E 하이브리드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지금껏 만난 PHEV를 떠올려보면 연료 효율에 초점을 맞춘 전형적인 친환경차였다. 엔진 출력 반응을 더디게 만들어 높은 연비를 추구하는 그런 차들 말이다. 그리고 PHEV는 전기모터와 배터리, 충전 시스템 등 구조와 작동 로직이 복잡하고 무거우며 무게 배분도 좋지 않다. 움직임에도 꽤나 불리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다.

 

처음 카이엔 E 하이브리드의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트렁크 바닥 아래 있는 배터리의 무게가 묵직하게 느껴졌다. ‘역시 포르쉐도 배터리 무게라는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구나.’ 카이엔 E 하이브리드는 V6 3.0ℓ 터보 엔진만 얹은 카이엔 기본 모델보다 약 290kg 무겁다. 이번 세대 E 하이브리드는 14.1kWh짜리 수랭식 리튬이온을 사용한다. 이전보다 용량은 43% 크지만 무게는 동일하다. 하지만 이런 무게가 스타트에서만 느껴질 뿐이다. 한번 속도가 붙은 상황에서는 크게 느껴지지 않고, 움직임을 해치지도 않는다. 국내 인증 EV 모드 주행가능거리는 22km지만 시스템에는 33km까지 표시된다. 크게 무리하지 않는다면 30km 정도는 무난하게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모터에서 엔진으로 동력이 넘어가는 과정이나 회생제동 시스템 개입으로 인한 이질감을 거의 느낄 수 없다. 하이브리드 기술의 원숙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더구나 ZF가 만든 토크컨버터식 8단 자동변속기는 울컥거림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렇게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 부드럽고 매끈한 주행 감각을 만든다.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바꾸면 반응이 사뭇 달라지고 서스펜션도 단단해지지만, 전체적인 주행 감각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다만 회생제동 시스템의 개입을 적극적으로 하는데, 배터리 충전을 위한 의도적인 설정으로 보인다.

 

인상적인 건 가속이다. 무게를 감안할 때 지금까지 경험해본 그 어떤 하이브리드보다 화끈하다. 340마력을 내는 V6 3.0ℓ 터보 엔진과 135마력을 내는 전기모터가 힘을 합쳐 무려 462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낸다.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와 함께라면 0→시속 100km 가속하는 데 5초면 충분하고, 최고속도도 시속 253km에 이른다. 웬만한 고성능 SUV에 뒤지지 않을 수치다. EV 모드에서의 성능도 마찬가지다. 카이엔 E 하이브리드에서 눈여겨볼 기능이 있는데, 바로 E 론치컨트롤이다. 엔진 개입 없이 전기모터만으로 차의 순간 가속 성능을 끌어낸다. 테슬라 루디크러스 모드처럼 운전자를 시트로 욱여넣는 발진 가속이 놀랍다. 게다가 시속 135km까지 전기모터만을 이용해 몰아붙일 수 있다.

 

 

카이엔 E 하이브리드는 그렇고 그런 PHEV와는 다르다. PHEV라고 해서 효율만 좇는 게 아니라 운전의 재미와 성능까지 추구하며 포르쉐의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모델이다. 숫자가 이를 보여주며, 몸의 감각이 이를 증명한다. 가솔린 모델보다 1500만원 비싸지만, 성능과 연비를 고려하면 E 하이브리드를 사지 않을 이유가 그리 많아 보이진 않는다.

 

 

PORSCHE CAYENNE E-HYBRID

기본 가격/시승차 가격 1억1630만원/1억651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AWD, 5인승, 5도어 SUV

엔진 V6 3.0ℓ 터보, 340마력, 45.9kg·m, 전기모터 136마력, 40.8kg·m

시스템 출력(합산) 462마력, 71.4kg·m

변속기 8단 자동

공차중량 2425kg

휠베이스 2895mm

길이×너비×높이 4920×1985×1700mm

복합 연비 10.0km/ℓ

CO₂ 배출량 102g/km

 

- 공정거래위원회의 「추천·보증 등에 관한 심사지침」 준수사항에 따라 당 기사는 시승차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시승 및 촬영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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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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