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나 만의 인생 맛집, 그 두 번째 이야기

입맛이 부쩍 올랐다고? 음식 취재 좀 다녀봤단 에디터와 미디어 업계 관계자들의 ‘찐맛집’ 좌표가 여기 있다

2020.09.09

 

인생 돼지등심 | 렁팡스

맛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나는 일반 사람보단 식욕이 20% 정도 낮은 편이다. 그런 내가 메뉴판을 보지도 않고 주문하는 음식이 바로 렁팡스의 돼지등심 스테이크다. 사진을 잘 보면 돼지등심 왼쪽, 고구마인가 싶은 것이 구운 망고다. 망고를 포크로 으깨 그 위에 올려진 고수와 스테이크 소스로 먹는다.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흔한 돼지등심이 달콤쌉쌀한 망고&고수 소스를 만나 잠재력을 폭발시킨다. 사진을 꺼내 보는 지금 내 입 안의 군침도 폭발이다.

글_양성모(포토그래퍼)

#성수동 #돼지등심돼지등심 #망고를 #유혹하네

 

 

인생 뵈프 부르기뇽 | 폴리도르

200년 가까운 역사가 담긴 인테리어와 투박한 플레이팅이 인상적인 프랑스 가정식집이다. 헤밍웨이가 단골이었다고 하니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가게 안의 분위기는 활기차고 소란스럽다. 종업원들은 정신없이 서빙을 한다. 이곳의 뵈프 부르기뇽은 감자 퓌레와 함께 나온다. 담백한 퓌레와 국물을 자작하게 졸인 부드러운 소고기 스튜의 조합은 한 그릇을 다 비워낼 만큼 부담스럽지 않고 친근한 맛이다. 평양냉면처럼 처음 맛보았을 땐 감흥이 없다가 3일이 지나면 불현듯 생각나는 맛이라고나 할까? 프랑스 파리의 200년 된 노포에서 프랑스 가정식을 맛보고 싶다면 폴리도르에 꼭 들를 것을 추천한다.

글_홍서우(푸드 디렉터)

#프랑스 #파리 #뵈프부르기뇽 #프랑스식소고기스튜

 

 

인생 꼬들살 | 평원숯불갈비

푸드 매거진에서 수년간 기자 생활을 하며 얻은 능력이 있다면 맛집을 알아보는 촉이다. 흙탕물 같은 SNS 리뷰들 속에서 숨은 진주를 기가 막히게 찾는달까. 회사 근처 고깃집을 찾던 어느 날, 평원숯불갈비의 사진에서 운명적 끌림을 느꼈다. 숯불갈빗집이지만 이곳의 숨은 ‘치트키’는 쫄깃살이다. 한 입 물면 소고기와 흡사한 육향이 약 0.1초 입 안에 머물렀다 사라진다. 조금씩 씹다 보면 닭다리살처럼 쫄깃한 식감도 느껴진다. 그러나 끝에는 역시 돼지고기답게 담백한 맛과 단단한 식감이 남는다. 90kg 이하의 돼지 한 마리에서 단 40g만 나오는 부위라 테이블당 판매량도 정해져 있다.

글_양혜연(<더 네이버> 에디터)

#종로 #애타는 #꼬들살 #감질나는맛

 

 

인생 칼국수 | 고향칼국수

넷플릭스의 해외 다큐멘터리 <길 위의 셰프들>에 광장시장 칼국숫집 여주인이 나왔다. 그 아들은 포시즌스 호텔 중식당 유유안의 주니어 셰프다. 평생 국수를 팔아 공부시킨 아들이 호텔 중식당의 셰프가 된 사연은 <길 위의 셰프들>에 그대로 방영됐다. 몇 년 전 이를 기념한 포시즌스 호텔 행사에 초대 받았다. 행사는 어머니의 칼국수와 유유안의 컬래버레이션 런치로 마련됐다. 호사스러운 유유안의 코스가 이어지다, 막바지에 어머니의 칼국수가 나왔다. 고급 요리를 깨작대던 나를 포함한 모든 기자들이 칼국수만은 코를 박고 먹었다. 멸치 육수에 애호박과 당근 고명이 전부인 국수를 게걸스럽게 비우고 나니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나는 한참이나 음식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어머니는 지금도 광장시장에서 성업 중이다.

글_장은지

#종로 #광장시장 #멸치칼국수 #단돈5000원

 

 

인생 어묵국수 | 찌라 옌타포

방콕 카오산로드에 가면 어묵국수를 먹어야 한다. 면에는 부드러움과 찰기가, 국물에는 감칠맛과 시원함이, 어묵에는 고급스러운 오리지널리티가 살아 있다. 그야말로 완벽한 국수. 가끔 꿈에 나올 만큼 맛있는데 한국에선 먹을 길이 없고, 참 편하고 좋은 휴양지였던 태국에는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 가늠할 길이 없다. 그래서 더 그립고, 점점 더 절실해진다. 가격은 2000원 정도.

글_정우성(자동차 칼럼니스트)

#태국 #방콕 #카오산로드 #언제갈수있나

 

 

인생 삼겹살 | 대원식당

몰래 알고 싶은 맛집이 있다. 이 집만큼은 공개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인생 맛집’이란 타이틀에 마음이 쓰여 어쩔 수 없이 꺼내 들었다. 을지로 대원식당이다. 청계상가 밑 산림동 구석에 있는 이 집의 메인은 삼겹살이다. 주문하면 덩어리로 된 삼겹살을 꺼내 사장님이 직접 썰어 접시에 내어준다. 이게 묘수다. 두께로 마법을 부려 고기의 풍미와 식감을 황홀하게 만든다. 알싸하고 시원한 김치와 갓김치는 ‘미식 기폭제’다. 함께 구워 싸 먹으면 입 안에 진한 감동이 퍼진다. 대원식당에 가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수육과 세상 쫄깃한 갑오징어도 맛봐야 한다. 가격조차 없는 ‘쿨내’ 물씬한 메뉴판에서 무엇을 골라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글_고정식

#을지로 #삼겹살맛집 #나만알고싶은맛집

 

 

인생 양념게장 | 게방식당

매달 ‘가오픈 맛집’을 검색해야 하는 피처 에디터로서 이런 이력은 몹시 부끄럽지만, 내가 처음으로 게장을 맛본 것은 서른 살이 된 봄이다. 강남구청역 인근에 있는 게방식당에서였다. 모던한 인테리어와 비린내 없이 깔끔한 맛 때문에 그 후로도 게장은 이곳에서만 먹는다. 게장집치곤 상당히 세련된 분위기에서 새빨간 게장을 밥에 쓱쓱 비벼먹는 것이 어울리까 싶지만, 언제나 체면 따윈 버리고 양념게장과 밥그릇을 깔끔하게 ‘클리어’하고 온 기억뿐이다. 1인용 양념게장 정식이 있어 게장 양이나 반찬도 혼자 먹기 알맞다.

글_김민형(<밀크> 에디터)

#논현동 #모던한 #게장집을 #찾는다면

 

 

인생 팬케이크 | 팬케이크샵

상호가 대놓고 팬케이크 가게다. 간판에서부터 맛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게 느껴진다. 팬케이크 반죽은 공장에서 납품받는 게 아니라 이곳 사장님이 매일 직접 만든다. 기본에 충실한 오리지널 팬케이크, 당 폭발 오텔라 팬케이크 등 다양한 팬케이크가 있지만, 가장 추천하는 건 ‘잉절미 팬케이크’. 폭신폭신한 팬케이크에 인절미 커스터드 크림을 올리고 그 위로 고소한 콩고물을 뿌린다. 느끼하지도, 너무 달지도 않아 자꾸 입에 넣게 되는 맛. 평소 단짠단짠을 즐기는 나지만, 인절미 팬케이크를 맛보고 단고단고(달면서 고소한) 맛에 빠져버렸다.

글_안정환

#이태원 #미국인도반한 #한국식팬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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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장은지PHOTO : 각 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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