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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꼭 알아야 할, 흑인 운전자의 삶 Part 2

미국 도로 위의 역사, 그리고 지금도 이어지는 인종차별

2020.09.11

 

길 위에서의 죽음

과거에는 병원의 의료 서비스에도 인종차별이 있었다. 1940~50년대 미국 전역에 200개의 흑인 전용 병원만이 1500만 명 이상의 흑인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수십 개의 문서에는 사고를 당한 흑인들이 방치, 병원 내 분리 정책 등으로 부상이 심해지거나 사망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일부 대학은 흑인 학생들을 체육대회에 내보내는 것을 거부하기도 했다. 만약 학생이 이동 중에 사고를 당하면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1947년 클라크 대학 육상부 코치와 여섯 명의 선수가 자동차 사고로 중상을 당했을 때, 구급차는 그들을 22km 떨어진 테네시에 있는 맨체스터 병원으로 싣고 갔다. 병원은 만원이라는 이유로 어린 학생들의 입원을 거부했다. 구급차는 다시 48km나 더 떨어진 사우스 대학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응급처치만 해주고 중상인 두 명의 흑인 학생을 돌려보냈다. 결국 그들은 사고 현장에서 80km나 떨어진 내슈빌의 흑인 전문 병원에서 필수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자동차 사고는 보통 공연 후 밤늦게 이동하는 많은 음악가와 연예인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위대한 블루스 가수 베시 스미스, 오리올스의 토미 게이서, 재즈 음악가인 레온 추 베리, 보컬리스트 트레버 베이컨 등의 흑인 연예인들이 20세기 전반기 동안 자동차 사고 후 진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사망했다. 게다가 백인 병원용 구급차는 흑인 환자 수송을 거부했다. 또한 몇몇 주는 흑인 피해자에 대한 현장 치료를 허용하지 않았다.

 

빅터 휴고 그린의 <그린북>은 호텔 등에서 흑인 여행자들에게 선물로 지급되도록 하면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자동차와 시민권

흑인들에게 자동차 여행은 위험했지만 한편으로는 자동차가 흑인들의 시민권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무엇보다 자동차는 흑인 시민운동을 가능케 했다. ‘그 시민운동의 열쇠는 곧 자동차 열쇠와 같았어! 빌어먹을 정도로 좋은 자동차 열쇠 말이야’라고 흑인 신문인 <피츠버그 커리어>가 쓰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버스 불매운동의 성공이 있다. 이 운동은 주로 승차가 필요한 흑인을 목적지까지 태워주기 위해 스테이션 왜건을 소규모로 구매하는 것에서 비롯됐다. 또한, 흑인 택시운전사들은 걸어가는 흑인을 태우고 그들에게 버스 승차요금과 비슷한 10센트만 받았다. 승객들에게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 자가용과 개인택시들은 백인이 운영하는 버스회사의 수익을 감소시켰다. 이 운동은 버스에서 인종차별이 없어질 때까지 이어졌다.

 

 

불매운동으로 마비된 시내버스 노선의 규모는 몽고메리주의 버스 관리자 다락방에 은닉된 서류가 2018년 드러났을 때에야 비로소 알려졌다. 흑인 손님을 잃으면서 버스 회사는 수익이 69%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익 감소는 흑인 노동자와 중산층 소비자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자동차가 불매운동 외에도 흑인들의 권익보호에 사용되기도 했다. 예컨대 유권자들은 모든 시민에게 투표권을 보장하는 남부로 이동하기 위해 자동차를 사용했다. 버스나 기차에서 차별받느니 투표를 포기하는 흑인들이 있었는데, 그들을 투표소까지 실어 나른 것이다. 이처럼 자동차는 인종차별 세계에서 흑인의 시민권 확보를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빅터 휴고 그린의 <그린북> 안에 실린 광고에는 종종 가게가 흑인 소유로 운영되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소유주의 사진이 실렸다. 요령 있는 사업주들은 마틴 루서 킹 박사 같은 시민운동가들과 찍은 사진을 사용하기도 했다.

 

여러 공항에선 흑인 택시기사들이 승객을 태우지 못하게 했다. 동시에 많은 택시가 백인 전용이었기 때문에 흑인 여행객들은 공항에 발이 묶이기 일쑤였다. 이런 딜레마는 공항 내 렌터카 이용이 급격하게 느는 결과를 만들었다. 흑인들이 많이 이용한 것이다. 실제로 렌터카는 공항을 오가는 흑인을 편하게 해주었고, 그 힘든 시기 동안 마틴 루서 킹 박사나 다른 시민권 운동가들, 흑인 기업 임원들의 여행에 필수적인 부분이 됐다. 렌터카가 흑인 시민운동의 필수 부분이 된 것이다.

 

1956년에 찍힌 이 사진에서 한 흑인 운전자가 테네시의 클린턴을 통과하고 있다. 흑인 운전자들은 그들의 차를 안전한 환경으로 여겼지만, 때로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화가 난 백인들이 차를 둘러싸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오늘날 흑인의 운전

지금도 흑인과 백인의 삶 사이에 차별이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다. 그렇다고 오늘날의 흑인들은 예전처럼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고 백인들에게 린치를 당하거나 호텔에서 쫓겨날 걱정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흑인을 진압하는 행위가 지난 반세기 전보다 덜 위험하다. 그러나 최근에 백인 동네를 조깅하다가 살해당한 아머드 아버리 사건은 흑인의 이동을 통제하려는 일부 백인들의 욕망을 무섭게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아무 죄도 없는 흑인이 백인 동네에서 죽임을 당했다는 건 여전히 흑인들은 차별받고 있으며 특정한 지역에서는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는 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어디에나 있는 휴대전화 카메라를 통해 경찰은 암암리에 인종차별을 자행했다. 휴대전화 카메라는 전국적인 차량 검문에 관한 대학 연구의 중요한 증거물이기도 하다. 실제 스탠퍼드 대학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2억 개 이상의 차량 검문을 연구하고 있다. 백인들은 여전히 흑인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미용사 버넬 앨런이 흑인도 휴양지를 체험할 수 있는 애틀랜틱시티에 도착했다.

 

정부 당국에 의한 흑인의 부당한 대우와 경찰에 의한 공포는 짐 크로 법보다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간다. 도망친 노예를 찾고 반란을 예방하기 위해 밤마다 지역사회를 돌아다닌 노예 순찰대에서 비롯됐다. 노예제도가 종식됐어도 흑인을 대상으로 한 경찰의 이런 순찰은 계속됐다.

 

아마도 가장 악명 높은 예는 불 코너라는 인물일 것이다. 그는 1960년대 인종차별에 관해 목소리를 내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1961년 법 진행관이 됐을 때, 소방관과 경찰에게 합법적으로 흑인 시위대를 공격하라고 명령했다. 그는 또한 앨라배마 버밍엄에서 KKK단이 살인을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남부 지역으로만 편향되지 않았다. 1960년대 사회적 격변기에 뉴욕, 뉴어크, 디트로이트, LA, 시카고, 볼티모어 등 북부와 서부 해안에 있는 도시에서도 화가 난 흑인과 그들을 저지하기 위해 경찰이 충돌했다.

 

텍사스 그린빌의 중심가에 있는 이 현수막은 많은 흑인 여행객을 놀라게 했다.

 

흑인의 이동 제한은 흑인과 백인 사이의 지속적이고도 깊은 분열의 원인이 된다. 이런 사실은 2019년 퓨 리서치 센터의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해당 연구에서 미국 내 흑인 87%가 사법제도에 의해 공정하지 못하게 대우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백인 중에서는 61%만이 이런 생각에 동의했다. 절대 다수의 흑인은 법이 불평등하다 느끼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2016년의 한 연구에서 법 집행관들이 흑인 시민을 대우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 내 흑인과 백인들의 생각에 큰 불균형이 있다는 게 드러났다. 흑인들은 경찰관들을 훨씬 더 불신하고 있으며, 경찰관들이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하는 경향이 있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유색인종을 대할 때 책임을 지는 일이 거의 없다고 여겼다.

 

2016년 7월 6월, 미네소타주 팰컨 헤이츠에서 자신의 차 안에 있다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필란도 카스티야. 2017년 4월 29일 댈러스에서 파티장을 떠나는 차 안에 탑승했다가 마찬가지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15세의 조던 에드워즈. 2020년 5월 25일 편의점에서 위조지폐를 사용한 혐의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질식사한 조지 플로이드. 그들의 사건은 흑인의 삶이 역사의 포로로 남아 있다는 무서운 기억을 상기시킨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흑인 운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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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이진우PHOTO : 피터슨 기록보관소, 미국 국회도서관,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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