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흑인 레이서의 삶

윌리 T. 리브스는 레이스 트랙에서 인종차별과 싸웠고, 오늘날 루이스 해밀턴이 F1을 지배할 수 있도록 길을 닦았다

2020.09.12

 

윌리 T. 리브스는 자동차경주 업계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유명해도 당연한 사람이다. 1980년대 리브스는 오벌 코스, 일반도로 코스, 서킷 등 모든 종류의 자동차경주에서 가장 빠른 드라이버 중 한 명이었다. 리브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레이서가 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 피부색을 제외하고 말이다.

 

22살의 나이에 영국 포뮬러 포드 ‘스타 오브 투모로’ 챔피언에 올라 대단한 장래성을 보여준 리브스는 미국 레이싱의 발전이 더디다는 걸 알게 된다. 후원사가 돌아서고 몇몇 피트크루와의 의사소통이 느렸음에도 리브스는 계속해서 트랜스-암과 IMSA 시리즈 레이싱에서 챔피언 자리를 다투며 우승하는 법을 찾아냈다. 리브스가 크게 유명해진 것은 1991년과 1993년 인디애나폴리스 500 예선이었다. 특히 1993년에는 경주차의 성능이 떨어졌음에도 경주를 끝까지 마쳤다. 강한 개성과 대결에서 물러서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리브스는 영화 <어피티(Uppity)>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모터트렌드>가 6월 16일 그를 만났다.

 

어린 시절의 윌리 T. 리브스가 필 힐(왼쪽, 미국인 중 유일한 F1 챔피언)과 미래의 고용주 댄 거니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부에서 경주할 때는 인종차별주의자의 세계로 발을 들이는 기분이었나요?

시간, 장소, 날짜에 따라 다르다고 말하고 싶어요. 나에겐 분명 경쟁자가 있었죠. 그리고 자동차경주에서 인종차별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경주는 필요했죠. 동료 레이서 보비 언저가 제게 말했어요. “너처럼 차를 잘 다루고 경주를 마무리할 수 있는 레이서는 많지 않아. 남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그들이 하는 말을 들었거든.” 그의 말은 제게 연료와 같았어요.

 

인종차별이 당신의 경주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줬죠?

나는 인종차별이 겁을 주는 것으로 생각했어요. 많은 사람이 그들 스스로 우월주의자라는 근거 없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요. 그들은 그 꿈에서 깨어나고 싶어 하지 않지만, 깨어나고 있습니다. 내 첫 번째 관심사는 내가 공정한 경주장에 있는지 여부였어요. 저는 남들이 절 어떻게 생각하든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물리적으로 나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으리란 것도 알고 있었죠. 왜냐하면 그건 그들 얼굴에 침 뱉는 짓이거든요. 그러나 테크니컬한 부분에선 항상 공평성에 대해 걱정할 수밖에 없었죠. 나사를 제대로 조이지 않은 정비사가 팀에 있을 수 있으니까요.

 

인디 500 예선에 처음 참가할 때, 몇몇 정비사가 일부러 늦게 작업했나요?

1985년의 일입니다. 나는 단지 예선을 준비하기 위해 연습하며 스스로를 테스트하고 있었죠. 하지만 정비팀 총책임자는 나에게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아주 위험합니다. 드라이버와 정비팀은 늘 의사소통을 해야 합니다.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드라이버와 정비사 모두 알고 있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그는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흑인 드라이버로서 스폰서를 구하는 건 어렵지 않았나요?

사실 누구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 첫 번째 장애물은 미국 기업이 미국인인 나에게 등을 돌리는 것이었어요. 나는 늘 승리하고 있었지만 그들은 내가 이기고 지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 일은 아마도 내 경력에 있서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일 겁니다.

 

지난 1985년, F1 올리베티 팀에서 테스트 기회가 있었죠?

테스트에는 인종차별이 없었습니다. 버니 에클스턴도 저를 원하고 있었으니까요. 저 또한 그 팀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빨랐어요. 하지만 그 팀은 이탤리언 드라이버를 원했습니다. 이탈리아 기업의 후원을 모색하고 있었거든요. 어쩔 수 없었죠.

 

리브스의 경력에서 가장 강력한 후원자 중 한 명은 영화와 레이싱계의 전설인 폴 뉴먼이다.

 

당신을 도와준 사람이 있나요?

댄 거니가 있습니다. 그는 토요타로 간 뒤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윌리 T. 리브스가 우리 팀에 우승컵을 안겨줄 거야. 그러니 그를 당장 데려오자고.” 요즘엔 내가 나서서 내 피부색을 적극 방어하는 게 문제 되지 않아요. 하지만 당시는 문제가 될 수도 있었죠. 그런데 저는 애써 화를 참지 않았습니다. 그땐 댄이 모든 것을 대신해 줬어요.

 

또 누가 당신을 지지했나요?

버니 에클스턴이 가장 큰 지지자였습니다. 그리고 짐 트루먼이 아니었다면 저는 모터스포츠에서 활동하지 못했을 거예요. 폴 뉴먼과 빌 코스비도 있습니다. 아마도 빌이 없었다면 저는 인디 500에 절대 참가하지 못했을 겁니다.

 

경찰이 아무런 이유 없이 흑인 운전자를 멈춰 세우는 ‘Driving while black’ 같은 인종차별적 상황을 마주한 적은 있나요?
경찰이 나 같은 흑인이 운전할 때 차를 세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는 걸 알아요. 그중엔 합법적으로 차를 세우는 경우도 있지만, 그들에게 화를 내지는 않을 겁니다. 괜찮습니다.

 

흑인 운전자들의 법 집행 과정에서 차 안에 있는 사람이 침착하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죠?
저는 목장에서 총을 쏘며 자랐어요. 그래서 총 다루는 법을 잘 알죠.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에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누구도 비무장 상태에서 등 뒤에서 총을 맞아서는 안 돼.’ 대립이 일어나는 눈 깜짝할 사이에 여러 결정이 필요하죠. 그러나 법 집행 상황에 놓인 많은 소년이 총을 만지도록 허락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누군가로부터 위협을 받을 때 행하는 첫 번째 본능이 총에 손을 뻗는 것이라면, 그는 머리에 문제 있는 사람인 게 분명해요.

 

루이스 해밀턴의 성공을 봤을 때 ‘내가 저랬어야 했는데’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어머니가 항상 하는 말씀이 있어요. “윌리엄, 너는 25년을 너무 앞서서 태어났어.” 저는 루이스의 초대로 매년 텍사스 서킷에서 열리는 F1을 관람합니다. 나와 루이스는 내가 겪은 시간과 그가 지금 겪고 있는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죠. 저는 매번 그에게 “강인해져야 해. 그리고 신념을 지키고자 한다면 반드시 스스로에게 진실해야만 해”라고 말합니다. 현재 루이스는 지구상의 모든 드라이버보다 앞에 있습니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이끌고 있죠. 루이스는 “이것은 잘못됐다”고 말할 권리와 책임이 있을 겁니다.

 

출세하고 싶은 흑인 드라이버들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가 있을까요?

저는 어린 친구들에게 늘 이렇게 말합니다. “착해야 한다. 애당초 널 거절할 이유를 만들지 마.” 왜냐면 진짜 이유가 피부색에 있음에도 그들은 다른 꼬투리를 잡을 게 뻔하기 때문이죠. 더불어 프로 정신과 드라이빙 기술 부분에 대해서도 최대한 많이 배우라고 조언합니다. 드라이빙 기술에서만큼은 피부색을 차별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저는 늘 말합니다. “바라지만 말고 배워라. 바람은 쉽게 꺼지는 촛불과도 같다.”

글_Mark Rechtin

 

 

 

 

모터트렌드, 자동차, 흑인 레이서, 윌리 T. 리브스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CREDIT

EDITOR : 이진우PHOTO : 윌리 T. 리브스 제공

모터 트렌드 ©motortrendkorea.com, ©motortrendkorea.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