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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즙상’ 자동차 다 모여!

말은 살찌고 과일은 무르익는 천고마비의 계절, 귀엽고 풍만한 역대 ‘과즙상’ 자동차를 모았다. 후보군을 엄선해 과즙‘상’도 수여했다

2020.10.15

 

BMW 328 캠 쿠페

328 캠(Kamm) 쿠페는 1940년 밀레밀리아 레이스에 참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프런트의 펜더와 그릴이 근두운처럼 울룩불룩한 곡선을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 세로로 길게 뻗은 키드니 그릴과 두 쪽으로 나뉜 후면 유리도 아이코닉하다. 328 캠 쿠페는 공력 성능을 높이기 위해 보닛이 길고 곡선적인 유선형을 띤다. 무게를 낮추기 위해 마그네슘과 알루미늄 합금으로 프레임을 만들었고 보디에도 알루미늄이 사용됐다. 테스트 단계에서는 높은 성과를 냈지만 정작 1940년 밀레밀리아에서 성적은 좋지 않았다. 1950년대 초반에 사고로 역사 속에서 사라졌지만 지난 2010년에는 이를 복원한 레플리카가 제작됐다.

 

 

폭스바겐 e-불리

올 초 폭스바겐은 1966년형 T1 삼바 버스에 전기 파워트레인을 얹은 e-불리 콘셉트를 선보였다. e-불리의 기어레버에는 위부터 아래까지 P, R, N, D/B가 각각 새겨졌는데 기어를 B 위치에 놓으면 회생제동 시스템이 가동해 내리막길이나 감속 시 절약되는 여분의 전기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해준다. 작고 동그란 미니버스 e-불리는 T1의 클래식한 외관에 미래적인 전기구동 시스템을 장착했단 점에서 발표 직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폭스바겐은 e-불리를 콘셉트에만 그치지 않고 양산화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재규어 XKSS 57

XKSS는 1954년부터 1956년 사이 르망 우승을 위해 제작된 재규어의 경주차 D 타입의 섀시를 기반으로 양산한 모델이다. D 타입에서 아주 약간만 변형됐는데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칸막이가 제거됐고 조수석의 도어와 크롬을 둘러싼 윈드실드가 추가됐다. 납작 엎드린 유선형의 보닛, 캐릭터 라인부터 헤드램프까지 완만하게 솟은 펜더, 셔우드 그린의 외장 컬러로 ‘녹색 쥐’란 별명이 있다. 쥐는 불결하지만 XKSS의 오목조목한 이목구비는 귀여움에 어쩔 도리가 없다. 지난 2017년 재규어 클래식 엔지니어링 팀은 1957년식 XKSS를 재현한 XKSS 57을 전 세계에 9대 선보였다.

 

 

예술작품 과즙상

팻 카

언젠가 SNS에서 한 번쯤 봤을 법한 이 차는 현대미술 작가인 에르빈 부름(Erwin Wrum)의 ‘팻 카’ 시리즈 중 하나다. 과즙상 아닌 마시멜로상이라고 할 정도로 풍만하다 못해 터질 지경이다. 작가는 살이 찌고 빠지는 모습이 살을 더하거나 덜어내는 조각의 확장된 개념이라 보고, 작품을 통해 ‘겉모습이 달라져도 본질은 여전할까’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폰티악 솔스티스 쿠페

긴 보닛과 짧은 오버행, 프런트 하단부부터 그릴을 지나 전면 유리에 이르기까지 어디 하나 모난 곳 없는 전면부는 총알처럼 매우 급진적으로 보인다. 측면과 뒷부분에도 직선적인 요소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둥그스름한 인상을 가진 폰티악 솔스티스는 GM의 캘리포니아 스튜디오에 근무하던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2006년에는 직렬 4기통 2.4ℓ 에코텍 엔진을 얹고 아이신 AR5 5단 수동변속기 또는 5L40-E 자동변속기 로드스터가 양산됐다. 이후 2008년 뉴욕 오토쇼에서는 하드톱 쿠페 모델이 선보였다. 탈부착 가능한 하드톱을 가진 폰티악 솔스티스 쿠페는 2009년식이 유일해 지금까지도 희귀한 차종으로 꼽힌다.

 

 

2008 지프 레니게이드 콘셉트

오늘날의 레니게이드는 확실히 과즙상이지만 레니게이드 조상의 얼굴은 어딘가 기묘하다. 동그란 헤드라이트와 세븐슬롯 그릴만 같고 나머지는 전혀 다르다. 과일보다는 맛을 종잡을 수 없는 여주에 가까운 얼굴이라고나 할까. 키는 큰데 필러와 루프가 없는 로드스터 같은 상단이 어딘가 부조화스럽다. 스포츠카에 들어가는 짧은 윈드실드도 이색적이다. 2008년에 선보인 레니게이드 콘셉트에서 알 수 있듯 레니게이드는 사실 전기모터와 디젤 엔진을 얹은 하이브리드 모델로 개발됐다. 콘셉트 모델은 단독으로 64km 주행거리를 지원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1.5ℓ 디젤 엔진을 얹었다. 두 개의 동력에서 거친 험로를 주파할 추진력을 얻는 것은 물론 배출가스도 줄인다.

 

 

예술작품 과즙상
G 클래스 아트카

최근 메르세데스 벤츠와 패션 아이콘 버질 아블로의 협업을 통해 공개된 G 클래스 기반의 아트카도 ‘한 귀여움’ 한다. 자동차의 눈을 담당하는 헤드램프 자리의 X자 표시와 타이어에 새겨진 노란색 브랜드명이 위트를 더한다. G 클래스의 럭셔리와 F1 경주차의 미학, 예술적 해석이 더해진 이번 작품은 소더비 현대미술품 경매에 오르며, 수익금은 국제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에 후원될 예정이다.

 

 

차세대 과즙상 

포드 브롱코 2도어

1965년 등장한 포드의 정통 오프로더 브롱코가 부활했다. 브롱코는 익스플로러나 익스페디션 등의 대형 SUV가 인기를 얻으며 포드에서 생산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1인 가구, 여피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가 생겨나고 라이프스타일이 이동하고 있는 현시점, 콤팩트 SUV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박스형 SUV인 브롱코는 풍만하고 동글동글한 전형적인 과즙상은 아니지만, 옐로와 블루 등의 원색 컬러와 군화를 신은 듯 큰 휠을 신은 작은 보디가 귀여워 참기 힘들 지경이다. 브롱코는 4도어와 지붕과 문을 탈착할 수 있는 2도어 모델로 구성되며 스포츠 트림이 마련된다.

 

 

시트로엥 에이미

지난 3월 시트로엥에서는 초소형 순수 전기 모빌리티 에이미(Ami)를 선보였다. 앞뒤 구분 없이 동그스름한 큐브 형태의 차체가 대책 없이 사랑스럽다. 세련된 아틱 그레이 컬러의 차체 군데군데에 낙천적인 오렌지 컬러로 포인트를 줬다. 특히 오렌지색 꽃잎 모양의 휠이 동글동글한 몸체를 더욱 발랄하게 장식한다. 에이미는 운전면허 없이 탈 수 있는 2인승 E-모빌리티로 5.5kWh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동력으로 움직인다. 한 번에 최대 70km를 달릴 수 있다.

 

 

타임리스 과즙상
피아트 500F 베를리나

클래식하고 귀여운 피아트의 패밀리룩은 전형적인 과즙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1968년식 피아트 500F 베를리나는 지난 2017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소장품으로 구입할 만큼, 한때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자동차를 넘어 예술작품의 지위까지 올라 있다. 이탈리아의 소형 SUV를 대표하는 짧고 봉긋한 보닛과 동그란 헤드램프가 특징인 피아트 500은 생산 시기에 따라 다양한 시리즈로 변주됐다. 그중 1965년부터 1973년까지 생산된 500F는 1965년까지 생산된 500D와 같은 모델로 오해받기 십상인데, 얼굴은 비슷하지만 500D는 도어 앞에 경첩이 달린 수어사이드 도어가 적용됐으며, 500F는 뒤편에 경첩이 달렸다는 점이 다르다.

 

 

시트로엥 E 메하리

동글동글한 시트로엥의 패밀리룩을 입은 스머프 블루 컬러의 차는 2017년 출시된 E 메하리다. 전기자동차로 유명한 볼로레 그룹과 협업으로 제작된 이 모델은 1968년 출시된 메하리에 현대적인 감각을 얹은 전기구동 모델이다. 상단의 B필러와 C필러는 롤오버와 직각에 가까운 각도로 이어져 박스카같은 형태를 띤다. 화려한 패턴의 오렌지 컬러 시트를 두른 내부와 오픈톱 구조가 경쾌하고 역동적이다. 2017년식 E 메하리는 30kWh 리튬 폴리머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동력으로 최고출력 68마력과 최고속도 시속 110km의 성능을 가졌다. 한 번 충전 시 200km까지 달릴 수 있다.

 

 

람보르기니 미우라 콘셉트

라임 맛이 날 것 같은 시트러스 컬러의 미우라 콘셉트는 미우라 탄생 40주년을 기념해 2006년 선보인 모델이다. 1966년 공개된 미우라는 V12 엔진이 뒤차축 사이 배치된 ‘P400 롤링 섀시’를 사용한 양산차의 이름이다. 미우라는 미드십 엔진 레이아웃을 사용한 최초의 양산차였다. 미우라의 출현으로 람보르기니는 단숨에 정상급 브랜드가 됐고 이때부터 람보르기니는 자사 모델에 투우와 관련된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발터 드 실바는 클래식 미우라에 보다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미우라 콘셉트를 디자인했다. 동그란 헤드라이트는 그대로지만 노즈와 펜더의 극단적이고 과장된 라인은 더욱 완만하게 표현됐다. 보닛 상단의 배기구는 간신히 윤곽만 살아 있다.

 

 

YES! 로드스터

자동차 제조업체로는 생소한 YES!는 독일 쾰른기술대학 동기인 헤르베르트 풍케와 필리프 뷜이 1999년 설립한 회사로 원래 이름은 ‘풍케 운트 빌 AG’다. 설립 이후 학교 동기인 올리버 슈바이처가 디자이너로 초빙됐고 이 셋은 자동차를 향한 순수한 열정과 즐거움을 담은 스포츠카를 제작하고자 했다. 그렇게 2001년 프랑크푸르트 국제 모터쇼에 폭스바겐의 1.8ℓ 터보엔진을 얹은 YES! 클럽스포츠가 첫 공개 됐고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이후 같은 엔진을 사용한 로드스터와 2ℓ 터보엔진을 얹은 서킷 주행용 Cup/R이 추가됐다. 로드스터는 2006년 라이프치히 모터쇼에도 등장했다. 사진 속 YES! 로드스터 2세대 모델은 3.2ℓ 터보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355마력을 발휘한다.

 

 

페라리 212 엑스포트 쿠페 비날레

1951년부터 1952년 사이 선보인 페라리 212는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됐다. 하나는 실제 구매자를 위한 GT이며, 또 하나는 투르 드 프랑스와 밀레밀리아 등 경주를 위해 개발된 엑스포트다. 당시에는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엔진과 섀시를 만들고, 마차를 제작하던 코치빌더 회사에서 차체를 만드는 일이 흔했다. 붉은 과실같이 탐스러운 사진 속 차체는 이탈리아의 코치빌더 회사인 비날레(Vignale)에서 컨버터블 쿠페 스타일로 제작한 것이다.

 

 

2003 포드 FR100

2003년 SEMA 쇼에 소개된 2003 포드 FR100은 1953년식 FR100 바탕에 V8 5.0ℓ 캐머 엔진을 더한 핫로드 자동차다. 이는 핫 로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FRPP(Ford Racing Performance Parts)에서 만들었다. FRPP는 빈티지 포드 트럭을 테스트 베드로 삼아 현대의 기술을 접목한 급진적인 자동차를 만듦으로써 자동차 애호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유체인 듯 고체인 듯, 직선과 곡선이 과감하게 뒤섞인 조형미는 시대를 넘어 지금까지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자동차, 자동차 디자인, 과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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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장은지PHOTO :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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