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내연기관차 66%를 퇴출시킬 수 있을까?

현대차그룹은 더는 제조사로만 머물 수 없다.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그러면서 기존 사업자들과 충돌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2020.10.20

 

최근 환경부가 연간 165만대가량의 승용차 판매 시장에서 친환경차 비중을 향후 10년에 걸쳐 66%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자면 2021년부터 친환경차 비중이 6%씩 늘어나야 한다. 다시 말해 연간 165만대가 유지된다는 가정아래 매년 9만6000대 정도의 친환경차 가 증가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2026년까지는 친환경차 크레딧이 인정돼 연간 9만6000대를 달성하지 않아도 되지만 크레딧이 없어지는 2027년부터는 최소 100만대의 친환경차가 의무적으로 판매돼야 한다.

 

그렇다면 2027년 100만대를 달성했을 때 동력원별 친환경차 비중은 어떻게 달라질까? 환경부는 전기차(배터리 및 수소)가 연간 50만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HEV 및 PHEV 또한 50만대로 예상하고 있다. 그래야 나머지 판매되는 60만대의 내연기관과 합쳐 전체 승용차의 평균 배출량이 2030년 기준으로 km당 70g에 맞춰진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되는 점은 실현 가능성이다. 보조금 없는 하이브리드는 어느 정도 판매가 늘어날 수 있지만, 보조금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및 수소 전기차의 연간 내수판매 50만대는 결코 쉽지 않은 목표다. 게다가 보조금은 해마다 줄고 전기에너지 충전 비용은 오르는 중이라 제아무리 친환경이라도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기 쉽지 않다.

 

 

이런 현상은 이미 제주도에서 나타나고 있다. 올해 전기차 누적등록대수 2만대를 넘었지만 앞서 2019년은 전기차 보급 목표 도달에 실패했다. 당초 6055대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4152대에 머물렀다. 제주도는 그 이유로 최대 500만원가량 줄어든 보조금을 꼽았다. 실제 주행거리 확대를 위해 제조사마다 대용량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가격은 높아졌지만 보조금은 줄었다. 여기에 전기를 파는 한전이 적자를 이유로 전력 비용을 높이면서 구매력이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정부가 마냥 보조금을 쏟아부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매년 늘려야 하는 전기차를 보조금으로 유지할 경우 연간 1조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등으로 재정의 지출 여력이 확대되기도 어렵다. 그래서 의도하는 것은 제조사의 가격 인하다. 전기차가 대량 생산되면 보조금 없이도 충분히 구매 가능한 가격까지 내려갈 것이란 기대가 깔렸다. 그리고 이런 예상은 하이브리드 확대 보급 정책을 통해 이미 경험했다. 하이브리드 또한 초창기는 보조금을 통해 보급을 확산시켰지만 10년이 넘은 지금, 보조금 없이도 충분히 구매 가능한 가격이 형성됐고 결국 국내 친환경차의 주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는 전혀 다른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이브리드는 주행거리에 대한 우려가 없는 반면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가 중요한 구매 항목이어서다. 물론 단순하게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은 대용량 배터리 탑재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지만 이때는 차값을 낮추기 어려워진다. 배터리 용량 확대와 가격 인상은 정비례하는 데다 배터리는 전기차 전체 원가의 40%를 차지하고 있어 궁극적으로 소재 가격이 내려가야 한다.

 

 

그럼에도 보조금이 축소되고 평균 배출가스를 맞추는 게 의무라는 점에서 제조사는 친환경차 판매에 나서야 한다. 이때는 손해를 줄이거나 이익 확대 방안으로 인력 감축을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 생산은 공정이 내연기관보다 단순한 만큼 대량 인력이 필요치 않아서다. 내연기관 제조사가 전기차를 만들 때 흔히 배터리 가격이 쉽사리 내려가지 않는다면 다른 부문에서 비용 감축을 이뤄내야 한다. 결국 친환경차 의무 판매 확대 방안이 제조사 공장의 일자리 감소로 연결되는 구조다.

 

그럼에도 일자리와 무관하게 친환경차 의무 판매를 제조사가 지키려면 방법은 친환경차 판매 이익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전기차 한 대 생산에 3000만원이 소요됐다면 거의 원가에 가까운 가격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대신 이익은 60만대 규모인 내연기관에서 얻어야 한다. 그러자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중소형 내연기관 차종은 없애고 중대형 고급차 중심으로 제품을 구성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 선택은 두 가지로 집약된다. 값비싼 프리미엄 내연기관을 사느냐? 아니면 친환경차를 구매해 충전 등의 불편함을 감수하느냐다. 그 사이 충전시간 및 인프라 등은 지속해서 짧아지고 넓어져 불편함은 줄겠지만, 친환경차 운행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은 없어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보조금 없이 현실적인 친환경차 100만대 달성이 실현되려면 결국 하이브리드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 보조금에 의존한 배터리 및 수소 전기차에 무한정 재원을 투입할 수 없고 이들을 위한 전기에너지 생산과 인프라 구축도 단시간에 이루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부터 PHEV의 보조금 500만원을 없애기로 한 것도 결국은 보조금 없는 친환경차 100만대 달성을 위한 첫걸음이었던 셈이다.

글_권용주(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모터트렌드, 자동차, 친환경차, 내연기관차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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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모터트렌드>편집부PHOTO : 각 제조사 제공,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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