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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세계의 자동차들을 게임판으로 초대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만큼 실내 게임이 관심을 끈다. 현실 세계의 자동차들이 게임판에 초대됐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몸집도 줄었다

2020.10.27

 

포켓볼×맥라렌 엘바

포켓볼은 레저 스포츠의 일종으로 아메리칸 빌리어드라고도 불린다. 포켓볼은 말 그대로 당구 테이블에 있는 6개의 포켓(구멍)에 공을 넣는 게임이다. 룰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뉘지만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8볼이다. 8볼은 두 명의 플레이어가 각자 1부터 7까지의 단색 공과 9부터 15까지의 줄공을 수구(흰 공)를 이용해 포켓에 넣는 게임이다. 자신의 볼을 순서대로 전부 넣은 뒤 마지막 8이 새겨진 볼을 포켓에 먼저 넣는 사람이 승리한다. 다양한 타구법이 있는데 그중 점프샷이라고도 하는 띄워치기는 큐를 대각선으로 세워 수구를 찍어 치는 기술로 목적구를 가린 공을 뛰어넘어야 할 때 사용한다. 파란 테이블에 오른 맥라렌 엘바는 루프와 윈드스크린이 없는 오픈 콕핏 로드스터다. 엘바의 액티브 에어 매니지먼트 시스템(AAMS)은 고속 주행 시 전면부의 공기 흐름을 조종석 위로 날려 보내 마치 조종석에 보이지 않는 버블을 씌운 것 같은 효과를 준다. 공기는 점프샷한 공처럼 운전자의 머리 위로 포물선을 그리며 흐른다. 엘바는 맥라렌의 창립자 브루스 맥라렌이 1960년대에 선보인 기념비적인 모델 M1A와 맥라렌-엘바 M1A 등을 계승한 모델이다. 마주 본 두 모델 중 왼쪽은 1960년대에 제작된 레이스카 맥라렌-엘바 M1A(Mk I), 오른쪽이 2020년형 엘바다. V8 4.0ℓ 트윈터보 엔진을 얹은 2020년형 엘바는 최고출력 815마력과 최대 토크 81.6kg·m를 발휘하며 시속 100km까지 약 2초 만에 도달한다. 399대만 맞춤 제작되며 가격은 169만 달러부터 시작한다.

 

 

체스×롤스로이스 팬텀 트랭퀼리티

체스는 역사상 가장 오래된 보드게임이다. 최소 6세기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인도의 고대 게임 ‘차투랑가’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판에 두 명의 플레이어가 참여하며 64개의 눈이 있는 체스판에 각자 16개의 말을 놓고 시작한다. 게임의 룰은 간단하다. 각각 방향과 한 번에 움직일 수 있는 칸수가 정해진 말을 전략적으로 이용해 상대방의 킹을 먼저 잡으면 승리한다. 킹을 잡을 때 ‘체크메이트’라 외친다. 서열은 킹이 위지만 공격력은 퀸이 가장 높다. 퀸은 한 번에 앞, 뒤, 좌, 우, 대각선의 팔방으로 원하는 만큼 움직일 수 있다.

 

체스판에 초대된 롤스로이스 팬텀 트랭퀼리티는 백말의 퀸으로 분해 흑말에 맞선다. 팬텀 트랭퀼리티는 지난해 전 세계 25대 한정 생산된 모델로 우주 탐사를 콘셉트로 제작됐다. 1906년 스웨덴 키루나에 떨어진 무오니오나루스타 운석에서 추출한 광물을 다이얼에 사용했고, 실내에는 달의 앞면과 뒷면에서 영감을 받은 아틱 화이트와 셀비 그레이 컬러의 가죽을 둘렀다. 천장의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는 밤하늘에 총총히 수놓인 별처럼 빛난다. 백의 전사를 이끄는 팬텀 트랭퀼리티가 우주의 기운을 끌어모으기라도 한 걸까, 주변으로 푸른 안개가 자욱하다. V12 엔진으로 동력을 얻는 팬텀은 최고출력 571마력과 최대토크 91.8kg·m의 어마어마한 힘을 가졌다. 과연 퀸의 공격력과 존엄에 견줄 만하다.

 

 

마작×벤틀리 벤테이가

청나라 때부터 시작된 오래된 실내 오락 마작은 한 번에 4명의 사람이 정사각형의 테이블에 둘러앉아 플레이한다. 먼저 각 플레이어 앞에 패를 엎어놓고 한 줄에 17개씩 총 두 개의 층을 쌓는다. 이것을 패산이라고 한다. 그 뒤 게임 순서를 정하고 선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4개의 패산에서 패를 나눠 갖는 ‘배패’를 한다. 각자 13개의 패를 나눠 가진 뒤, 다시 순서대로 패를 가져오고 버리기를 반복하며 패의 조합을 완성한다. 최종적으로 가장 점수가 높은 패를 가진 사람이 승리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마작에는 136개의 패와 두 개의 주사위가 사용된다. 136개의 패 외에 아무 문양도 새겨지지 않은 백지 상태의 패도 있는데 이것이 백패다. 특정 패를 분실했을 경우 사용하는 예비패로, 무엇을 그리느냐에 따라 어떤 패도 될 수 있다. 홍콩 누아르 영화처럼 야살스러운 분위기의 마작판에는 벤틀리 벤테이가가 백패로 등장했다. 지난 2016년 벤틀리가 선보인 첫 SUV 모델인 벤테이가는 럭셔리 SUV 시장을 견인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호화 럭셔리에 걸맞은 수작업 제작 방식과 도로 환경을 가리지 않는 우월한 주행 성능으로 SUV도 전천후 선택지가 될 수 있단 사실을 보여줬다. 그로부터 4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로 출시된 2020년형 벤테이가는 더욱 비대해진 수직 그릴과 공격적인 프런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V8 4.0 트윈터보 엔진 외에도 곧 W12 6.0ℓ 엔진이 들어간 버전과 PHEV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벤테이가는 우리가 바라는 그 무엇도 되어줄 준비를 마친 듯하다.

 

 

포커×포르쉐 타이칸 터보 S

포커는 상대를 속이는 게임이란 의미의 프랑스어 ‘포크(Poque)’에서 따온 이름이다. 유럽의 사교 게임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포커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며 미국까지 전파됐다. 미국에서 포커가 성행하며 정착한 시기는 남북전쟁이다. 전쟁에 지친 군인들은 포커 게임을 하며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했다. 포커는 2명 이상의 플레이어가 참여하며 서로 나눠 가진 패 중 가장 높은 족보를 완성한 사람이 승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상대를 교란하는 ‘블러핑(Bluffing)’ 기술이 게임의 재료가 되는 만큼 낮은 패를 가지고도 승리할 수 있다. 높은 패를 가진 것처럼 상대를 속여 상대가 먼저 게임을 포기하게 만드는 경우다. 포커는 고도의 심리전과 전략의 각축전으로 프로 무대도 갖추고 있다.

 

이번 포커판에는 포르쉐 최초의 전기차 타이칸 터보 S가 플레이어로 나섰다. 올해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기다려온 이벤트는 단연 타이칸의 출시다. 외계인을 고문해서 만든 전기차는 과연 ‘포르쉐다울지’에 온 이목이 쏠린 덕분이다. 두 개의 전기모터와 93.4kWH 리튬이온 배터리로 구동하는 타이칸 터보 S는 최고출력 761마력을 내며 시속 100km까지 단 2.8초 만에 돌파한다. 배기음을 대신하는 전자식 사운드 제너레이터는 무시무시한 가속 성능에 걸맞은 청각적 만족감을 선사한다. 포르쉐다운 전기차 뒤에 붙은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는 순간, 타이칸 터보 S가 감춰왔던 패가 허공으로 흩어지며 모습을 드러낸다.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시, 블러핑도 소용없는 포커에서 가장 높은 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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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장은지PHOTO : 최민석, 각 브랜드 제공(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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