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When Pandemic Ends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 당장이라도 날아가고 싶은 망망한 그곳

2020.11.03

 

고대의 비경과 성역, 레스키오

코로나19가 우리의 삶 속 뿌리 깊게 기생하고 있다. 우리는 전부 온몸에 보이지 않는 족쇄를 둘렀다. 어느 곳도 자유롭게 떠날 수 없는 어제와 오늘, 아마도 내일. 언젠가 갈 날을 기대하고 미뤄둔 여행지가 가슴에 사무치고, 간 적 없는 곳에 대한 향수병을 앓는다. 만약 죽기 전에 꼭 한 곳에 갈 수 있다면 어떨까? 절망적인 도시에서 탈출해 다시 절절 끓는 도시의 품에 안기고 싶은 사람은 아마 몇 없을 것이다.

 

 

광대한 자연, 그 거룩하고 숭고한 성역에 두 팔을 벌리고 들어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싶지 않을까. 이탈리아 움브리아와 토스카나의 접경에 위치한 카스텔로 디 레스키오(Castello Di Reschio)는 10세기 무렵에 건축된 고대의 성을 개조한 스몰 럭셔리 호텔이다.

 

 

1994년, 카운트 안토니오 볼자 백작의 소유가 된 이곳은 이후 그의 아들 베네딕트 백작과 아내, 다섯 자녀의 삶의 터전이 되며 오랜 시간 정교하게 복원되고 감각적으로 채색됐다. 이곳엔 성의 가장 높은 탑에 위치한 ‘더 타워 스위트’, 산 미셸 교회가 조망되는 성 옆의 ‘산 미셸 스위트’ 등 총 36개의 객실과 이탈리아식 정원이 보이는 레스토랑, 와인 저장고를 개조한 아치형 천장의 목욕탕 등이 있다.

 

 

아승기겁의 시간 동안 정결하게 닦아낸 성벽과 가구들도 신비롭지만 가장 압도적인 것은 주변 사유지다. 이탈리아의 폐부를 담당하는 움브리아의 드넓은 녹음과 오랜 시간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고대의 숲. 사이프러스나무와 올리브나무, 작은 농가와 포도밭이 있는 전원적인 풍경 속에선 스페인 순수 혈통의 말이 뛰논다. 2016년부터 호텔로 개조를 시작한 이 귀족적이고 오래된 성과 사유지는 2021년 봄에 오픈한다.

문의 www.reschio.com

 


 

 

사막 위의 신기루, 인비저블 하우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에는 투명 망토를 씌운 듯한 은막의 건물이 있다. 바로 인비저블 미러 하우스(Invisible Mirror House)다. 유명 영화 제작자 크리스 헨리와 건축가 토마스 오신스키가 설계한 이곳의 외벽은 온통 거울로 처리돼 척박한 사막 지형을 고스란히 반사하고 있다.

 

 

약 160평에 달하는 내부에는 30m 길이의 수영장과 4개의 침실, 욕실 등이 있다.

 

 

모던한 내부는 피에로 리소니와 피에르 폴랑의 가구들로 꾸며졌다. 밖에서는 속이 안 보이지만 안에서는 전면 유리를 통해 외부 경치를 빠짐없이 관망할 수 있다.

 

 

독보적인 뷰와 감각적인 인테리어 외에 특별한 점이 또 있다. 지붕 위의 태양 전지다. 낮 동안 흡수한 태양에너지를 동력으로 전기와 물이 공급된다. 카멜레온처럼 주변 풍경에 따라 모습을 바꾸는 거울의 집은 낮과 밤, 일몰마다 각기 다른 감상을 자아낸다. 숙박비는 1박에 4000달러이며, 최소 2박부터 예약 가능하다.

문의 www.referredbyruby.com

 


 

 

스칸디나비안식 스릴러, 언더

노르웨이 최남단의 해안가 바올리(Baly)에는 해저 레스토랑 언더(Under)가 있다. 해안 마을에 위치한 레스토랑답게 이곳의 매력은 오션뷰다. 분명 ‘오션뷰’이기는 한데 열대지방의 나긋나긋한 바다를 생각했다간 큰코다친다. 레스토랑이 있는 지역은 하루에도 맑았다 폭풍이 몰아치기를 반복하는 북유럽의 극단적인 기상 조건을 지녔다. 덕분에 이곳 바다엔 희귀한 해양 생물이 가득하다.

 

 

노르웨이의 건축회사 스뇌헤타(Snøhetta)가 기획하고 디자인한 언더는 면적 600m²의 콘크리트 건물로 해저에 반쯤 잠긴 형태를 띤다. 어두운 콘크리트 건물은 주변의 거친 지형과 암석과 어우러져 흡사 방파제처럼 보이기도 한다. 육지의 입구부터 해저 다이닝 공간까지는 8m 높이의 계단으로 연결된다. 간결한 선과 면, 돌과 나무 등의 자연 소재로 이뤄진 내부는 마치 SF 영화의 한 장면 같다. 내부의 큰 창을 통해서는 바닷속을 그대로 내다볼 수 있다.

 

 

유리의 반사가 식사를 방해하지 않도록 창은 아크릴로 만들어졌다. 어두운 바닷속을 관전할 수 있게 실내조명도 그리 밝지 않다. 희뿌연 비취색의 바다가 거대한 스크린이 되어 실시간으로 성게와 해초 등의 해양 생물을 비춘다. 거대 수족관을 보는 것 같지만 실은 사람이 수족관에 갇힌 것이나 마찬가지란 역설은 서늘한 농담 같다. 언더는 레스토랑 외에 다른 용도로도 쓰인다. 카메라 등의 관측 시스템을 통해 주변 해양 생물의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해양 식물의 터전이 되는 인공 암초로 기능하며 자연의 일부로 흡수된다. 주변에서 얻은 진귀한 해산물과 채소를 사용한 언더의 다이닝은 18개 코스로 구성되며 가격은 430달러다.

문의 under.no

사진 Inger Marie Grini/Bo Bedre Norge, Ivar Kvaal, Stian Broch

 


 

 

지중해의 은신처, 크레탄 말리아 파크

그리스의 크레타 북부 해안의 말리아 외곽에 위치한 크레탄 말리아 파크(Cretan Malia Park)는 지중해 해변과 목가적인 풍경이 어우러진 리조트다. 차분한 베이지와 크림 톤의 석조 건물은 대리석과 헤링본 무늬의 타일, 현지 장인의 수공예품과 라탄 소재가 어우러져 현대적이면서도 에스닉한 색채를 띤다.

 

 

야자수와 인도 무화과나무, 선인장 등 야생 식물이 가득한 녹지 위 낙낙한 분위기의 인공 건물. 절대 실패할 리 없는 조합의 지형지물은 보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안정되는 듯하다.

 

 

크레탄 말리아 파크는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역동적인 여흥거리를 제공하기보다는 그들의 휴식과 치유에 초점을 맞췄다. 요가, 필라테스, 명상 세션이 마련됐으며 시그너처 스파도 제공한다.

 

 

야외 공간에는 테니스와 농구 코트, 해변 레스토랑 및 비치 바가 자리하고 한쪽엔 레스토랑의 식재료를 책임지는 유기농 정원이 조성됐다. 해변 레스토랑에 앉아 뜨거운 일몰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가운 칵테일 한 잔, 상상만으로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문의 cretanmaliapark.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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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장은지PHOTO : 각 호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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