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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를 더 멀리, 더 오래, 더 안전하게, 전고체 배터리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는 전고체 배터리 이야기다

2020.11.14

 

지난 5월 13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현 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다. 재계 1, 2위 그룹을 이끄는 실질적 수장인 두 사람이 단 둘이 공개적으로 회동하는 건 처음이었다. 모두들 놀랄 수밖에 없었다. 삼성과 현대차는 늘 팽팽한 경쟁 관계였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 속에서 현대차와 삼성을 이어준 매개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바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다. 그들의 목표 대상은 같다. 이재용 부회장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이고, 정의선 부회장은 그것을 확보하는 것이다. 두 사람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방향에 대해 논의한 뒤 헤어졌다고 한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눈 것만으로도 영향력은 대단했다. 다음날 국민 관심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 전고체 배터리가 한동안 머물러 있었고, 삼성SDI와 전고체 배터리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등했다.

 

전고체 배터리가 뭐길래?

전고체 배터리를 이해하려면 우선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해 알아야 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질로 구성되는데, 리튬이온이 액체로 된 전해질 사이를 음극에서 양극으로,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며 전기를 일으키면서 에너지를 발생한다. 여기서 전해질은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리튬이온 배터리처럼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 상태인 게 전고체 배터리다. 1980년대 처음 제시됐지만 상용화되지 못하다가 일본 토요타가 2010년 황화물 전해질을 사용한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한 뒤 연구가 눈에 띄게 늘었다. 현재 소재 후보로 황화물, 산화물, 고분자 3종이 있는데, 이 중 황화물 소재가 가장 앞서 있다.

 

장점이 이렇게 많다고?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다 보니 온도 변화로 팽창하거나 외부 충격으로 전해질이 새어 나오는 등 배터리가 손상을 입으면 폭발할 위험이 높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구조적으로 단단하고 안정적이라 폭발이나 화재 위험에서 자유롭다. 덕분에 안전성과 관련된 부품을 줄이는 대신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는 활물질을 채울 수 있다. 그만큼 공간 활용도와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이야기다. 분리막도 따로 필요하지 않아 얇게 만들어 구부리는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자동차 브랜드뿐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나 로봇, 드론 산업에서도 눈여겨보고 있다.

 

자율주행의 확산도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 중 하나다. 자율주행이 고도화될수록 데이터 처리를 위한 전력 소비를 감당하기 위해선 고용량 배터리가 필수다. 소프트웨어 기업 투세라에 따르면 자율주행차가 하루 동안 사용하는 데이터양은 약 11TB다. 축구장 네 개 규모의 반도체 공장에서 하루 동안 쓰는 데이터양이 45TB라는 걸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양이다.

 

전고체 배터리를 반기는 또 다른 이유는 충전 시간이다. 충전 시간은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할 때 가장 꺼려지는 원인 중 하나다. 보통 리튬이온 배터리는 80%까지 급속 충전하는 데 40분 정도 걸리는데 전고체 배터리는 5분이면 충분하다. 기존의 가솔린과 경유차의 주유 시간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이야기다.

 

 

걸림돌은 없을까?

전고체 배터리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전극과 전해질 간 저항이 높다는 점이다.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이다 보니 전극과 전해질의 밀착성이 떨어지면서 둘 사이의 경계면이 연속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를 불연속 계면이 형성됐다고 하는데, 이런 문제 때문에 내부 저항이 증가해 효율성이 떨어진다. 게다가 고체 전해질 소재의 가격도 액체에 비해 매우 비싸다.

 

상온(15~25℃)에서 이온 전도도가 액체 전해질보다 낮다는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그래서 주로 상온에서 작동하는 스마트폰 같은 IT 기기에 적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주변 온도 환경을 제어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선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전해질 소재로 많이 쓰이는 황화물이 습기에 반응해 유해가스인 황화수소를 배출한다는 점이 있다.

 

전고체 배터리를 얹은 전기차는 언제쯤?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가장 먼저 뛰어든 건 토요타다. 토요타는 고체 전해질 소재 분야의 특허를 광범위하게 확보하고 있으며 고체 전해질 소재 제조기술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황화물 관련 기술이 주를 이룬다. 게다가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의 배터리 산업에 대응해 자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민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 토요타는 2025년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유럽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폭스바겐은 미국의 퀀텀 스케이프, BMW는 솔리드파워와 손잡고 전고체 배터리를 얹은 전기차를 2025~2026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삼성SDI가 가장 앞서 있다. 올 3월, 삼성전자는 ‘석출형 리튬음극’을 적용해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인 기술을 국제 학술지 < 네이처 에너지>에 발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기존 전기차의 2배 수준인 1회 충전 주행거리 800km를 기록하고 재충전도 1000회 이상 가능하다. 이 기술은 지금까지 나온 전고체 배터리 중 가장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용화 단계는 2027년 이후로 예상된다.

 


 

한국의 배터리 관련 회사

 

 

씨아이에스

신규 사업으로 전고체 전지에 집중한다. 높은 이온 전도 특성을 가지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관련 특허를 취득하고, 양산을 위한 합성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대주전자재료

세계 최초로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해 전기차용 파우치셀에 적용했다. 실리콘 산화물은 안정적으로 배터리 수명을 늘리는 소재다. LG화학에 공급한다.

 

 

파워로직스

중대형 배터리 솔루션 사업에 집중, 스마트폰과 노트북 위주의 PCM을 전기차에 필요한 중대형 전지용 PCM으로 확장했다. 배터리 제조업체들과 전장용 PCM을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이노메트리

2차전지 엑스레이 검사장비 전문업체다. 엑스레이 검사장비는 2차전지 극판의 정렬 상태나 수량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3대 배터리 업체 대부분 이노메트리가 공급하고 있다.

 

 

쎄노텍

2차전지용 초소형 비드 국산화에 성공하며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쎄노텍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중국 제품보다 마모도가 뛰어난 반면 일본 제품 대비 저렴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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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모터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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