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전기차 300만대를 향한 바이든 당선인의 집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차 판매량을 크게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코로나19에서 얼마나 빨리 탈출하느냐에 달렸다

2020.12.1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지난해 세계시장에 판매된 순수 전기차는 모두 163만대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중국이 소화했고, 미국은 19만5000대에 머물렀다. 테슬라와 GM 등이 열심히 전기차를 만들었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관심은 높지 않았다. 트럼프의 석유 사랑 영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환경문제를 애써 외면하려는 미국인의 본능이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기후 변화는 특정 국가에 한정된 이슈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환경 우선’을 선언하자 자동차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동력원을 석유에서 전기로 빠르게 전환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친환경에 관한 관심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집에 열거돼 있다. 그중에서 ‘자동차’라는 단어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단 바이든 당선인은 각종 화석연료의 보조금을 즉시 없애기로 했다. 반면 전기차를 사면 추가 인센티브 도입을 약속했다. 그래야 석유에 중독된 미국인이 전기차를 살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적으로 300만대의 전기차가 미국에서 해마다 판매되게 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연간 1700만대 가운데 300만대를 전기차로 바꾸자는 것이고 이를 위해 세금을 쓰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인센티브를 받는 조건으로 미국산을 규정했다. 해외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입된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친환경으로 돌아서는 미국의 전략이 한국 자동차산업에 분명 기회를 제공하지만 미국산이라는 규정이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게 만든 셈이다.

 

바이든의 대선 공약이 발표된 후 한국은 분주히 움직였다. 특히 자동차 부문은 미국의 보조금 정책에 따라 현지 생산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모양새다. 미국산에만 보조금을 주는 것 자체가 호혜평등의 무역 원칙에 어긋나는 점을 내세우지만 미국 보호주의를 이어가겠다는 바이든의 전략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리고 미국이 친환경차로 급격히 돌아선다는 것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는 것과 같다. 미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모든 완성차기업의 미래 전략을 친환경으로 돌려놓을 만큼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1700만대에서 300만대가 전기차로 바뀌어도 여전히 1400만대의 내연기관이 버티는 만큼 친환경 경쟁에서 조금 뒤떨어져도 될 것으로 여길 수 있지만, 이후 개인 구매가 더해지면 2030년에는 600만대에 이를 수도 있다. 당장 2030년까지 모든 버스가 전기동력으로 바뀌고, 충전이 편리하도록 충전기도 50만개를 구축하기로 했다. 부품에서 재료,  충전소에 이르기까지 미국 자동차산업에서 1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바이든의 목표다. 나아가 보행자, 자전거, 전기 스쿠터 ,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을 위한 인프라에 투자하고 지능형 신호등과 통합시켜 스마트 교통체계 구축도 선언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조사 회사 IHS 분석에서 가장 치열하게 대립하는 단어는 ‘생존’이라는 본질에서 구분되는 ‘안전 vs. 이동’의 욕망 갈등이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피하려는 것은 생존을 위한 안전의 욕망이며, 동시에 생존을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이동이 필요한 만큼 두 가지 욕망이 서로 충돌하며 자동차산업의 지형도를 바꿔놓는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감염병을 피하려면 이동을 자제해야 하지만 반드시 이동이 필요할 때 가장 안전한 수단 또한 자가용이라는 점이다. 다만 경제적 타격에 따른 소득이 감소할 수 있는 만큼 구매 차종의 등급 하향세가 나타날 수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 점이 한국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적 부담에 따라 소형 선호 현상이 일어나면 현대 아반떼 등의 수출 기회가 지금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그래서 한국이 기대하는 것은 바이든 당선인의 코로나 대책 효과다. 코로나19 감염이 적어질수록 미국 내에서도 이동이 확대되며 시장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어서다. 그리고 구매 러시는 이미 시작됐다. 감염 위험에 따른 공유 기업의 몰락으로 렌터카 수요는 줄어든 반면 개인 소비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중이다. 덕분에 FCA와 GM은 전년 대비 지난 3분기 감소폭이 2분기 대비 줄었고 현대·기아차 또한 3분기 판매가 전년 대비 1.3% 하락에 머물렀다. 특히 팰리세이드 등이 인기를 얻으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빠른 전동화는 분명 대비할 부문이다. 게다가 전동화는 친환경 측면 외에 감염을 우려한 접촉 회피 본능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내연기관은 주유소를 방문하고 주유구를 손으로 잡는 만큼 접촉이 불가피하지만 전기는 가정에서 충전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적다. 기후변화 등에 따른 규제와 무관하게 감염을 줄이기 위한 방책으로 개별적인 에너지 충전 방식을 앞세운다는 의미다.

 

지금의 한미 자동차 관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중국을 제외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내 점유율을 올려야만 한국 공장도 활발하게 돌아갈 수 있어서다. 따라서 각 상황에 따른 대처 방안을 마련하고 모색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19세기 자동차 등장 이후 코로나19는 아무도 경험하지 못했던 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굳어지고 있어서다. 그리고 바이든은 감염병 축소와 환경을 약속한 만큼 잘 지켜지기를 바랄 뿐이다.

글_권용주(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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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모터트렌드>편집부PHOTO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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