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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으로 간 자동차, THE METEOR

우주에도, 지구에도, 한낱 별에게도 처음이 있었다. 하늘에서 유성처럼 떨어진 전에 없던 석 대의 자동차

2021.01.13

 

메르세데스 벤츠 비전 EQS 

태양에서 9300만 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 행성 지구는 서기 2020년, 인간의 자원 남용과 온실가스 배출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는다. 존폐의 기로에 놓인 인류는 배출가스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절실해졌고, 이는 결국 자동차의 전동화를 가속하는 결과를 낳았다.

 

EQS는 2021년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내놓은 순수 전기차 플래그십 모델이다. 공식 출시 전인 2019년 9월, 콘셉트 버전인 ‘비전 EQS’로 먼저 공개된 바 있다. 비전 EQS는 차체 아래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고성능 전기모터로 최고출력은 469마력, 최대토크는 77.5kg·m의 힘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5초 만에 주파한다.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로 접어든 시대, 언제나 화두는 주행거리였다. 이듬해인 2020년 다임러 그룹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EQS의 양산 모델은 WLTP 기준, 1회 충전으로 700km를 달릴 수 있다.

 

외관 디자인은 EQS에 집약된 첨단 기술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공기역학적으로 설계된 유려한 몸체, 전면에는 ‘EQ’ 라인의 상징인 그릴 모양 라이트 벨트를 비롯해 총 940개의 LED 조명이 적용됐다.

 

여기, 우주전쟁의 전운이 감도는 외계 행성 위 EQS가 푸른빛을 뿜으며 멈춰 있다. 온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지구에 처음 등장한 그날처럼. EQS가 대관절 이곳에 왜 남겨졌는지에 대한 단서는 없다. 다만 추측할 뿐이다. 새로운 행성으로 이주를 준비하는 지구인이 데려왔거나, 지구를 정복한 외계인의 전리품이거나.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

인류는 지구의 생명이 다하기 전에 다른 행성으로 이주할 계획을 세웠다. 다른 행성을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지구화하는 테라포밍의 첫 대상은 화성이었다. 테라포밍 아이디어 중엔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의 것도 있다. 그는 화성 극지방에 핵폭발을 일으키면 영하 60˚C인 화성의 표면 온도를 높일 수 있다는 실없는 소리로 지탄을 받았다(핵폭발로 극지방에 얼어 있는 이산화탄소를 녹이면 온실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성에서는 인간의 탈것도 살아남기 어려웠다. 산소가 부족한 화성에서는 연료 엔진으로 동력을 얻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태양전지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지만 그 양이 워낙 적다. 인류가 2012년에 화성에 착륙시킨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태양에너지로 움직인다)의 속도는 시속 140m에 불과하다.

 

일론 머스크의 궤변이 통하기라도 한 걸까? 아우디의 첫 번째 순수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가 화성에 네 발을 버젓이 딛고 있다. e-트론 55 콰트로는 2020년 7월 아우디에서 내놓은 첫 번째 순수전기차다. e-트론 55 콰트로는 두 개의 강력한 전기모터를 장착해 합산 최고출력 360마력과 최대토크 57.2kg·m의 성능을 갖췄다. 또 도로 상황과 주행 스타일에 따라 최대 76mm까지 차체를 높여주는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과 오프로드, 올 로드, 자동, 다이내믹 등 총 7가지 주행 모드를 설정할 수 있는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 기능도 챙겼다. e-트론은 이렇듯 어떤 지형과 도로 상황도 유연하게 대응한다. 그런데 새삼 의문이다. 중력이 약한 화성에서 드리프트하려면 어떤 모드가 좋을지가.

 

 

마세라티 MC20

온유한 고목에는 매미가 붙고, 꽃엔 나비가 날아든다. 버터플라이 도어를 한껏 치켜세운 마세라티 MC20를 그중 무엇이라 불러도 좋다. MC20도 외딴 행성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여기까지 왔을 뿐이다.

 

사실 MC20는 나긋한 나비보다는 맹렬하게 쏘는 벌에 가깝다. 2020년 공개된 MC20는 마세라티의 정체성을 재정립한 미드십 슈퍼카다. MC20는 2004년에 나온 하이퍼카 MC12의  레이싱 계보를 잇는다. 마세라티가 직접 설계하고 생산한 V6 3.0ℓ 네튜노(Nettuno) 엔진을 동력으로 움직이는 MC20는 최고출력 630마력에 최대토크 74.4kg·m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힘을 지녔다. 엔진은 게트락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결합해 뒷바퀴를 굴린다. 섀시에 탄소섬유 소재를 사용해 공차중량이 1500kg밖에 되지 않는다. 마력당 무게비는 2.33kg으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MC20는 출시 전 섀시 전문 메이커 달라라(Dallara)사의 풍동실험실에서 1000회가 넘는 유체역학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고 알려졌다. 그 결과 공기저항계수 0.38이라는 수치로 최고속도 325km/h에서도 안정적인 주행감을 준다. 실내에는 레이싱의 DNA를 녹여냈다. 스포츠 스티어링휠이 장착됐고 센터터널은 탄소섬유를 갑옷처럼 둘렀다. 외관은 조형적이면서도 절제됐다. 동그란 꽃잎 같은 알로이 휠은 우아한 버터플라이 도어와 조합해 꽃과 나비의 숱한 관계를 떠올린다.

 

울룩불룩 팬 산등성이가 오목한 그릇이 되어 우유 같은 은하수를 담고, 하얀 등을 내놓은 달과 별을 자석처럼 당기는 별. 눈먼 사람도 제3의 눈을 뜨고 기어이 도달할 이곳을 MC20가 보금자리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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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장은지PHOTO : 최민석, 셔터스톡, 각 브랜드 제공(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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