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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가져온 자동차 전성시대

코로나19로 경제가 위축됐지만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전기차 판매량은 기대 이하였다

2021.01.15

 

2012년 130만대였던 국내 승용차 판매는 2013년 경기 위축으로 128만대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2014년 141만대로 반등하더니 2015년부터 157만대, 156만대(2016년), 153만대(2017년), 155만대(2018년), 153만대(2019년) 등 꾸준히 150만대 이상의 수준을 유지해오고 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밀접, 밀집, 밀폐 등을 경고하자 판매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 어떤 정책을 시행해도 157만대를 넘지 못했던 승용차 판매가 2020년 160만대를 훌쩍 넘겼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의 선제적인 개별소비세율 인하 효과도 있지만 곳곳에서 매출 감소에 따른 소득 축소를 걱정하는 마당에 유독 자동차, 그중에서도 중대형 고가 차종의 판매가 늘었다는 점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시각과 연동된다.

 

국제통화기금이 2020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예측했던 것은 한국 또한 코로나 충격이 있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판매가 견인된 배경은 소득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9년 1인당 실질 국민총소득은 3521만원으로 10년 전인 2010년과 비교해 700만원 정도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3만 달러를 넘으면 자동차의 경우 프리미엄 세단과 대형 SUV가 인기를 얻는 시장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사례는 이미 충분하다. 2020년 1~11월 현대차 팰리세이드는 5만8000대가 판매됐는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3% 증가했고 제네시스 브랜드는 9만6000대로 무려 84% 늘었다.

 

 

그럼 대체 자동차 살 돈은 어디서 나왔을까?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자영업의 몰락 및 퇴직자가 증가하는 와중에 유독 자동차 판매가 급증하니 그 이유가 너무나 궁금했다. 그래서 현장 전문가를 찾아 얘기를 들어봤다.

 

현재 그가 근무하는 지역은 인천이다. 2020년 2월, 코로나 사태가 발발하자 판매는 급감했고 전시장을 찾는 사람조차 없었다고 한다. 그때가 4월이었는데 신속한 진단과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5월부터 자동차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동차를 사는 사람은 정확히 세 가지 부류로 구분됐다고 덧붙였다. 첫째는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오른 사람들이다. 동학개미 등을 통한 해외 및 국내 주식으로 소득이 늘어난 이들이 차를 바꾸기 위해 찾아오되 중대형 고급차를 주로 찾았다. 두 번째는 보유한 부동산의 가치가 올라 심리적인 소비를 하는 이들이다. 특히 이런 사람 중에는 해외여행을 위해 차곡차곡 모아둔 경비를 새차 구매에 보태는 경우가 많았다는 후문이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9년 한국에서 해외로 나간 사람만 무려 1251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2020년에는 대부분이 국내에 머물렀으니 해외에서 사용할 돈은 고스란히 내수에서 소비됐다는 뜻이다. 세 번째는 코로나19에 따른 대중교통 기피자들이다. 원래 이들은 살 때부터 타지 않아도 돈이 들어가는 자동차보다 발달된 대중교통을 활용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지만 코로나 감염 위험이 제기되면서 어쩔 수 없이 대중교통을 멀리한 사람들이다.

 

 

그러면 이런 흐름이 2021년에도 유지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 참고로 2018년 기준 자동차 선진국으로 불리는 나라들의 자동차 보급률은 한국을 한참 웃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미국이 83%로 압도적이고 이탈리아 69%, 스페인과 일본이 59%, 독일 58%, 영국 57%, 프랑스 56% 순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48% 정도에 머물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한국은 여전히 자동차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분류한다. 제아무리 대중교통이 발전하고 공유 등이 활성화돼도 돈이 없어 차를 못 사는 게 아니라 다각적인 상황이 개입해 그동안 자동차를 사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2.1명당 1대의 보유가 2.0명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은 여전히 건재하며 코로나가 잠재된 수요를 촉발시킨 자극제였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궁금증이 고개를 든다. 과연 어떤 동력원을 선호할 것인가의 문제다. 정부는 친환경차 수요를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2020년에도 전기차 보급에 필요한 예산이 남아 보급 목표  달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정부는 2021년 전기차 인프라 확충에 적지 않은 예산(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배경은 구매 가능한 차종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E-GMP 플랫폼을 만들었다며 차종 다양화의 군불을 피웠지만, 어디까지나 제품이 등장해야 구매자의 시선이 따라가기 마련이다. 설령 제품이 등장해도 기존의 전기차 수요가 새 차로 옮겨갈 뿐, 전체 시장이 커지지 않는다면 보급은 여전히 기대 이하를 맴돌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2020년만큼 2021년 또한 자동차 수요가 내수에서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백신이 공급되고 전염병이 완벽히 통제돼도 해외를 오가는 발길은 뜸할 수밖에 없고, 이때는 어디든 가고 싶은 이동 욕구를 국내에서 해소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밀집, 밀폐, 밀접에 대한 경고는 자가용의 선택을 높이고 구매로 연결된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이 영향을 미친 점도 있지만 결국 개별 이동의 확산이 자동차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셈이다.

글_권용주(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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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모터트렌드>편집부PHOTO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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