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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WRC 좀 봐봐

국내 팀이 출전한 지 어언 8년째인 WRC이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다. 알면 진짜 재미있는 WRC. 이 정도만 알아도 다른 세상이 열린다

2021.03.18

 

WRC가 뭐야?

WRC는 월드랠리챔피언십(World Rally Championship)의 머리글자로 전 세계를 돌며 랠리를 펼쳐 챔피언을 가르는 대회다. 세계 각국, 특히 유럽에서 각각 개별적으로 열리던 랠리 대회를 국제자동차연맹(FIA) 주관으로 통합해 1973년부터 시작했다. 시즌은 1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지며 대개 12~15개의 랠리로 이뤄진다. 랠리는 각각 3일 동안 치러진다. 30km 전후로 짜인 18~21개의 개별 코스를 달려 주파시간을 측정한다. 각각의 코스는 스페셜 스테이지(SS)라고 부른다. 규정상 랠리의 모든 스테이지 합산 거리는 총 300~350km가 돼야 한다. 이 모든 스테이지를 가장 빠른 시간에 완주한 팀이 우승을 차지한다. 각 SS 사이 이동 구간은 리에종(Liaison)이라고 한다. 리에종은 다른 차를 통제하지 않은 일반도로 구간이라 현지 교통법규를 준수해야 한다. 위반 사항 발생 시 법적 처분을 받으며, 랠리에서도 벌칙이 주어진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경주차엔 해당 국가의 번호판이 달려 있다.

 

세계 최초의 랠리로 110년 역사를 자랑하는 몬테카를로 랠리

 

랠리? 배구나 탁구에서만 들어봤는데?

서킷이 아닌 일반도로에서 열리는 자동차 경주가 랠리다. 사상 최초의 랠리는 1911년 1월 몬테카를로에서 열렸다. 당시 모나코의 대공이던 알베르 1세는 자동차의 혁신적인 발전과 자국 내 지중해 연안의 휴양시설을 홍보하고자 이 대회를 열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지금처럼 같은 장소에서 출발해 같은 경로를 달려 같은 지점으로 향하는 게 아니었다. 유럽 내 각기 다른 곳에서 출발해 몬테카를로에서 모이는 방식이었다. 랠리(Rally)에는 ‘모이다’라는 의미가 있는데, 초창기의 이런 독특한 방식에서 랠리란 이름이 유래했다. 참고로 WRC의 개막전은 이를 기념해 매년 1월 몬테카를로에서 열린다. 랠리는 대회가 열리는 장소와 시기에 따라 코스의 환경과 상태가 모두 제각각이다. 포장도로는 물론 비포장 산길이나 눈이 수북하게 쌓인 곳에서도 열린다. 물론 한 랠리에서 이 모든 상황을 다 겪기도 한다. 때문에 코스에 따른 경주차 세팅 노하우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랠리 코스를 사전 답사하며 기록한 페이스 노트

 

랠리는 드라이버 옆자리에도 누가 타고 있다며?

랠리는 곳곳에 여러 갈래가 있는 일반도로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경기 중 드라이버에게 길을 안내할 코드라이버(Co-Driver)가 동승한다. 코드라이버는 경로 안내뿐만 아니라 각 코스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공략 방법을 조언하는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기 중 랠리카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규정상 드라이버와 코드라이버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때문에 코드라이버는 미캐닉 수준의 정비 실력도 갖추고 있다. 보통은 랠리 시작 전 이틀 동안 드라이버와 코드라이버가 양산차를 타고 제한된 속도 내에서 랠리 코스를 미리 답사한다. 이때 코드라이버는 경기 중 드라이버에게 전달할 정보를 수첩에 자세하게 기록하는데 이를 페이스 노트(Pace Note)라고 한다. 기록 방법도 중요한 노하우다. 언제 어떤 정보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성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사전 답사는 레키(Recce)라고 부른다. 정찰이라는 의미의 Reconnaissance를 줄인 말이다.

 

WRC 경주차를 따라가며 스펙터클한 장면을 만드는 중계 헬기

 

WRC는 어떻게 봐?

WRC는 전 세계적으로 40개 이상의 영상 채널을 통해 중계하는 모터스포츠다. 국제적인 인기와 지명도만 따지면 포뮬러 1과 함께 세계 양대 모터스포츠로 꼽힌다. 하지만 모터스포츠 불모지인 국내에서는 안타깝게도 방송을 통해 WRC를 볼 수 없다. 물론 방법은 있다. WRC 홈페이지에서 WRC+ 채널에 가입하면 된다. PC와 모바일 모두 지원하며 스트리밍을 통해 생중계를 시청할 수 있다. 하지만 매월 8.99유로, 혹은 연 89.99유로를 결제해야 하는 유료 채널이다. 무료 채널도 있다. 레드불 TV 앱을 다운받으면 된다. 간단한 회원가입 과정을 거치면 생중계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랠리 후 업로드되는 하이라이트 영상은 레드불 TV와 WRC 유튜브 채널 모두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영어 중계라 알아듣기 어려울 수 있지만, 영상만 봐도 WRC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워낙 넓은 지역을 달리는 경주이기에 중계 헬기가 따라붙는데, 헬기가 연출하는 스펙터클한 영상은 상상 이상이다.

 

현시점 WRC의 최강자. 세바스티앵 오지에

 

스타 드라이버를 알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현시점 WRC의 최강자는 토요타 팀의 세바스티앵 오지에다. 2013년부터 6년 연속 챔피언을 거머쥐었고 2020년에 챔피언을 재탈환했다. 오지에는 랠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실수가 적고 변수에 대한 대응이 뛰어나다. 물론 그러면서도 엄청나게 빠르다. 현대모터스포츠 팀의 창단 멤버인 티에리 누빌은 공격적인 드라이빙과 거침없는 랠리 운영으로 유명하다. 한때 미숙하다는 지적을 들었던 시즌 운영도 최근 능숙해지며 팀의 확고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드라이버 챔피언에 가장 근접한 선수 중 하나다. 오지에의 7연패를 저지하며 2019년 드라이버 챔피언에 오른 현대 팀의 오트 타낙은 새롭게 떠오른 테크니션이다. 랠리카에 대한 이해와 적응도가 높아 현대 팀으로 이적 후 첫 출전이던 2020시즌에도 시즌 3위를 기록했다. 현대 팀에서는 최고 순위였다. 타낙은 참고로 세바스티앵 뢰브에서 세바스티앵 오지에로 이어진 프랑스인 드라이버의 연속 드라이버 챔피언 기록을 15년으로 끊어낸 인물이다.

 

2021 WRC 몬테카를로 랠리에 설치된 현대월드랠리 팀의 서비스파크

 

호스피탈리티? 그게 그렇게 좋다던데?

모터스포츠 업계는 후원사 VIP 고객 중 소수를 초청해 호스피탈리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랠리가 치러지는 곳에 꾸린 모터스포츠팀의 서비스파크와 그 밖에 각종 시설을 도슨트 투어하면서, 경주 준비 과정을 지켜보고 체험하며 선수 및 스태프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마치 팀의 구성원이 된 듯한 느낌이 들어 랠리를 그냥 보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응원하게 된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이벤트가 확산하면서 모터스포츠의 호스피탈리티 프로그램 역시 랜선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중 눈길을 끄는 건 현대모터스포츠 팀이 운영하는 온라인 호스피 투어다. 전문 가이드를 통해 영상으로 경주 준비 과정은 물론 시설 내 시시콜콜한 부분들까지 세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정해진 시간에 접속하면 관계자들과 대화도 나눌 수 있다. WRC와 관련된 간단한 게임과 특별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오프라인 프로그램이 부럽지 않은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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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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