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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밝히는 일곱 개의 자동차 라이팅 시스템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낭만적으로 만드는 일곱 개의 자동차 라이팅 시스템

2021.03.21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

밤하늘을 지붕 삼아 달리는 것은 컨버터블의 특권이다. 하지만 롤스로이스 앞에서 특권은 무의미하다. 롤스로이스의 천장엔 밤하늘이 펼쳐져 있고, 그 안엔 장인이 한땀 한땀 수놓은 1344개의 광섬유가 별처럼 빼곡히 들어찬다. 상황에 따라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는 비스포크 프로그램 중 하나인데 제작 과정이 복잡해서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우아하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실내를 휘감고, 여느 차에서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옵션이기 때문에 오너들의 만족도는 아주 높다. 원한다면 색을 바꿀 수도 있고 오너의 별자리를 넣거나 별똥별이 떨어지게 하는 옵션을 추가할 수도 있다. 

 

 

헤드램프

자동차에 들어간 라이팅 시스템 중 가장 극적인 발전을 이룬 건 헤드램프다. 처음엔 호롱불, 즉 기름을 태워 빛을 내는 방식이었다. 그러다가 전구를 사용하고 다시 할로겐, HID, LED 순으로 발전해왔다. 최근 헤드램프 기술의 흐름을 주도한 건 아우디다. 아우디는 LED 헤드램프를 양산차에 가장 먼저 적용했고, 이후 보다 진화한 매트릭스 헤드램프를 선보였다. 그리고 2019년 e-트론 스포츠백을 공개하면서 디지털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를 공개했다. 이 헤드램프는 빔프로젝터 기능을 품었다. 그러니까 노면 위를 스크린 삼아 글자나 무늬를 투사한다는 뜻이다. 100만 개가 넘는 마이크로 미러가 서로 각도를 달리해 빛의 그림을 그려내는 셈이다. 차로를 빛으로 채워 그 안에 화살표를 표시하는 등 경로를 표시할 수도 있다. 도로 위의 증강현실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앞에 차가 있으면 조사량이 줄고, 없으면 다시 늘어난다. 재미있는 건 벽과 바닥에 여러 가지 패턴을 투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패턴만 가능하지만, 글자나 그림 등을 투사할 날도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라이팅 그릴 

BMW는 일루미네이티드 키드니 그릴이라는 이름으로 라이팅 그릴을 품었다. 그릴 안쪽에 LED 띠를 둘러 은은하게 간접적으로 조명을 비춘다. 겉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은색 그릴 커버와 함께 일체형으로 장식해 통일감도 우수하다. 전기차 시대가 오면 도로 위에서 라이팅 그릴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다. 공기를 빨아들일 필요가 없어 그릴이 막혀 있어서 그 부분을 메울 무언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메르세데스 벤츠 EQS 콘셉트카다. 그릴 부분에 188개의 LED를 넣어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양산 과정까지 어떻게 이어질지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지만 그릴을 모두 위장막으로 가린 라이팅 그릴을 기대해도 좋겠다.

 

 

퍼들 램프

우리에겐 퍼들 램프보단 웰컴 라이트라는 이름이 더 친근하다. 퍼들 램프는 사이드미러나 도어 아래 설치된 조명으로 땅을 비춘다. 여기서 말하는 ‘Puddle’은 작은 웅덩이라는 뜻으로 야간에 탑승 시 발이 웅덩이에 빠지지 않도록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보통 스마트키로 문 잠금 해제 시 사이드미러가 펴짐과 동시에 들어오며 탑승 후 차에 타면 자취를 감춘다. 처음엔 밝게 비추기만 했는데, 요즘은 밝은 조명과 함께 엠블럼을 띄운다. 랜드로버의 경우 차의 앞모습 혹은 옆모습의 실루엣을 나타내기도 한다. BMW 7시리즈 웰컴 라이트는 조금 색다르다. 엠블럼도, 차의 실루엣도 아니다. 도어 옆쪽만이 아니라 차 주위 어두운 공간을 길게 비춘다. 마치 날개 모양의 빛이 승객의 동선을 따라 바닥에 그려져 꼭 레드카펫을 걷는 느낌이다. 퍼들 램프는 변화가 더딘 편이다. 아니,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프터 마켓에 엠블럼의 색까지 나타낼 수 있는 퍼들 램프가 등장했지만, 자동차 브랜드들은 여전히 하얀 은빛 조명을 고수하고 있다. 

 

 

앰비언트 라이트

자동차 실내조명으로 아늑하고 은은한 분위기를 만들어 승객의 기분을 편안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적게는 한 가지, 많게는 60가지가 넘는 색을 넣을 수 있다. 얼마 전 공개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신형 S 클래스 실내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소재와 디자인에 테슬라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디스플레이까지 갖춰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화룡점정은 앰비언트 라이트다. 250개의 LED로 이뤄진 광섬유가 차에 탄 승객들을 감싼다. 운전자는 광섬유를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으며, 색상과 밝기를 20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신형 S 클래스의 앰비언트 라이트를 주목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차체 제어 시스템과 통합됐기 때문이다. 만약 앞차와 충돌이 예상될 경우 앰비언트 라이트가 붉은색으로 충돌 임박을 경고한다. 이제 앰비언트 라이트는 분위기만 담당하지 않는다. 승객들의 안전도 책임진다. 

 

 

일루미네이티드 페시아

지난해 롤스로이스가 또 한 번의 빛의 비스포크, 일루미네이티드 페시아를 공개했다. 처음 적용되는 모델은 10년 만에 세대교체된 고스트다. 일루미네이티드 페시아의 표면은 서로 다른 3겹의 복합재로 구성된다. 검은색 색상의 표면은 레이저로 깎아내 LED 빛이 통과할 수 있고, 그 위에 어두운 색의 래커를 입혀 시동을 껐을 때는 글자와 빛을 완벽하게 숨긴다. 마지막으로 손으로 연마한 0.5mm 하이글로시로 마무리한다. 조수석 글러브 박스 위에 있는 네임플레이트로 그 안에는 현대적인 폰트로 써진 ‘GHOST’와 그윽하게 빛나는 약 850개의 불빛이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조성한다.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는 페시아는 차가 운행하는 동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차가 멈추면 자취를 감춘다.

 

 

사운드 무드 램프

생소하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그럴 수도 있다. 사운드 무드 램프가 들어간 브랜드는 오직 하나니까. 기아는 ‘소리의 시각화’라는 공감각적인 이미지를 차용, 흘러나오는 음악에 따라 조명이 변하는 시스템을 셀토스와 쏘울 부스터에 적용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앰비언트 라이트에 음악이라는 청각적 요소를 가미한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비트가 빠른 노래가 나오면 조명도 빠르고 강렬하게 빛나고, 감성적이거나 슬픈 발라드가 나오면 은은한 조명들이 천천히 움직이며 분위기를 더한다. 도어 트림은 물론 조수석 글러브 박스 아래까지 음악에 맞춰 움직여 승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친구들과 놀러 갈 때 요긴하게 활용될 거다. 기아차는 지난해 4월부터 무드 램프와 내비게이션을 연동해 과속 정보를 안내한다. ‘과속 시 실내 무드 조명 연동’을 실행하면 과속 시 빨간색 조명이 실내를 휘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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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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