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난 먹으러 간다

멀리 전라도 광주까지 맛깔나는 한정식을 먹으러 달려갔다. 그럴 가치는 충분했다

2020.09.25

한옥이 정겨운 백년미가는 남도의 맛이 물씬 느껴지는 한정식집이다

 

“넌 먹으러 갈 거지?” 다른 에디터들이 ‘뭘 하러 갈까?’ 골똘하게 고민하는 사이, 서인수 선배가 나를 보며 말했다. ‘엥?’ 이미 내가 ‘먹으러 간다’는 게 기정사실화된 것 같았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고 개인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있다. 그래서 이번엔 뭔가 특별한 걸 해보고 싶었다. 오랜 시간 고심한 끝에 선배에게 내 생각을 말하기로 결심하고 앞에 섰다. “이번엔 뭘 먹으러 갈까요?” 역시 먹는 게 남는 거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 떠나는 건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어떤 지역의 어떤 음식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니까. 매번 그랬던 것처럼 스마트폰 메모장에 적어놓은 맛집 리스트를 훑었다. 그중에서 익숙하지만 낯선 도시를 발견했다. 바로 전라도 광주다. 이상하리만치 광주와는 인연이 없었다. 물론 시도하지 않은 건 아니다. 2014년 기아 챔피언스 필드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야구를 보러 가려고 했지만 당일 아침 비가 쏟아져 경기가 취소됐다. 그 뒤로도 몇 번 시도해봤지만 먼 거리가 발목을 잡았다. 나이가 들수록 장거리 운전을 피하게 된다.

 

 

그래서 광주에 다녀올 차를 고를 때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 운전해야 하니 승차감이 나긋하고 실내는 정숙하며 눈에 보이는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고급스러워야 한다. 운전 재미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많은 후보를 뿌리치고 내가 선택한 차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다. 시트도 푸근하고 시야가 확 트여 운전하기도 쉬우니 장거리 주행에 이만한 동반자가 없다. 게다가 이보크는 차로 유지 시스템과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등 고속도로에서 유용한 준자율주행 장비도 살뜰히 챙겼다.

 

 

광주가 있는 전라도는 흔히 ‘맛의 고장’이라 불린다. 목포와 군산에서 잡히는 싱싱한 해산물과 넓은 김제평야에서 나오는 곡식, 함평에서 유통되는 고기 등 질 좋은 재료와 그것을 가지고 최고의 음식으로 탄생시키는 손맛 좋은 장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내가 목적지로 정한 ‘백년미가’는 남도의 맛이 물씬 느껴지는 한정식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다. 한옥으로 된 음식점은 12개의 방이 ‘ㅁ’자로 둘러쳐 있고, 가운데엔 인공으로 만든 연못이 있다. 모든 테이블은 독립된 방으로 돼 있어 혼자 밥을 먹기에도 어색하지 않다.

 

 

백년미가는 다른 음식점들처럼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수십 가지 음식을 한 상에 올리는 집은 아니다. 대신 2인 이상 코스로 음식을 내주는데, 양식처럼 하나씩이 아니라 한 상씩 내어준다. 내가 먹은 건 비교적 간단한(?) 점심 특선이었는데 상이 두 번이나 들어왔다. 놋그릇 위에 정성스럽게 나온 음식을 보니 입이 쩍 벌어졌다. 젓가락보다 스마트폰이나 카메라에 손이 먼저 가는 비주얼이다. 첫 번째 상은 육회, 칠게, 갈비, 해파리냉채 등 요리로 구성된다. 단순히 가짓수만 채우는 게 아니라 음식 하나하나 모두 맛이 좋다. 마치 전라도 음식 경연대회에 나온 듯한 느낌이다.

 

백년미가는 손맛도 손맛이지만 재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계절별로 나오는 음식이 다르다. 여름엔 회 요리로 민어회가 나오지만 겨울엔 방어회와 굴, 꼬막 등이 나오기도 한다. 첫 번째 상이 요리 위주라면 두 번째는 식사다. 노란 치자밥과 함께 간장게장, 어리굴젓 등이 나오는데 밥도둑이 따로 없다. 혼자 아무 말 없이 밥과 반찬을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웠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음식은 고추장 굴비다. 영광 법성포에서 가져온 굴비를 말려 고추장에 무쳤는데 숭늉과 함께 먹기 알맞았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백년미가에서 입과 배가 행복한 시간을 보낸 후 1913 송정역 시장으로 향했다. 맛있는 식사를 했으니 디저트는 필수다. 시장 골목에 들어서면 레트로한 분위기를 내는 가게들이 정겹게 늘어서 있다. 곳곳에 양갱, 초코식빵, 계란밥, 크로켓 등 주전부리가 다양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이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게는 ‘느린 먹거리’다. TV 방송으로 유명해진 이 집은 인공첨가물을 넣지 않는 건강한 간식을 테마로 한 디저트 전문점이다. 김부각의 바삭바삭한 식감은 살리고 염분을 줄여 건강한 간식으로 만들었다. 커피 한 잔과 김부각이라니 도통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지만, 한번 맛보면 생각이 바뀔 거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1913 송정역 시장에는 주전부리가 다양하다.

 

디저트까지 맛있게 먹고 다시 서울로 향했다. 온종일 광주를 쏘다니느라 쌓인 피로 때문에 조금 괴로웠지만 쾌활한 이보크 덕분에 그리 답답하거나 졸리진 않았다. 적당히 좌우로 출렁이며 달리는 맛이 좋은 이보크는 2.0ℓ 터보 엔진이 249마력을 기분 좋은 고음과 함께 가뿐하게 쏟아냈다. 아! 그리고 구간 단속에서 준자율주행 장비는 정말이지 축복이나 다름없었다.

글_김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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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김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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