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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모터, 그것이 궁금하다

전기차의 심장을 분해하는 야수의 심정으로 전기모터에 대한 궁금증을 파헤쳤다

2020.12.07

포르쉐 타이칸

 

모터가 뭐예요?

모터(Motor)의 어원은 라틴어 Moto에서 왔어요. 움직인다는 의미인데 어떤 에너지든 기계에너지로 변환한다면 그게 무엇이든 모터죠. 우리말로는 원동기라고 해요. 내연기관은 물론 로켓도 모터입니다. 다만 한국에서 모터는 보통 전기모터를 가리키죠. 전기모터는 사실 전기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바꾸는 원동기로, 전동기가 맞는 명칭입니다.

 

포르쉐 타이칸에 들어간 영구자석 동기전동기. 빨간 핀의 구조와 배치도 첨단 기술의 산물이다.

 

전동기? 그건 누가 만들었죠?

전동기를 처음 발명한 건 영국의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입니다. 발전기의 구조가 전동기와 거의 비슷한데 이 또한 그가 발명했어요. 교류 아시죠? 국가 간 교류 말고 전기의 교류와 직류요. 전기의 교류 현상을 가장 먼저 확인한 사람도 그입니다. 패러데이요. 니콜라 테슬라 아니냐고요? 그는 교류 전기를 상용화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사람입니다. 테슬라는 교류식 전동기의 한 종류인 유도전동기를 상용화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죠. 유도전동기를 현재 사용하는 형태로 개량한 게 바로 테슬라거든요.

 

직류전동기

 

전동기도 직류식과 교류식이 있나요?

그럼요. 당연하죠. 직류를 사용하면 직류전동기, 교류를 사용하면 교류전동기예요. 구조는 서로 다릅니다. 직류전동기는 브러시라는 게 들어가죠. 외부에서 공급받는 전원을 모터 내부 회로로 전달하는 부품인데, 전달하려면 당연히 접촉이 있어야겠죠? 때문에 브러시는 전원을 공급하는 부분인 정류자와 맞닿아서 회전합니다. 그럼 필연적으로 마찰이 일어납니다. 어쩔 수 없이 소음과 분진, 고주파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닳기도 많이 닳고요.

 

리막 콘셉트 1에 들어가는 브러시리스 모터

 

그래서 직류전동기는 브러시를 없앤 브러시리스 전동기가 대세입니다. 직류전동기는 원래 기계에너지로 전환되는 회전자에 코일이 들어가고, 이를 감싼 고정자에 자석이 붙은 구성이 기본입니다. 그런데 브러시리스는 회전자에 자석을, 고정자에 코일을 넣은 형태예요. 자리를 맞바꿨죠. 높은 출력과 토크를 발생시킬 수 있어 전기기관차나 슈퍼카에도 들어갑니다. 1000마력도 넘게 뿜어내는 전기 슈퍼카 리막 콘셉트 1과 콘셉트 S가 브러시리스 전동기를 품고 있습니다.

 

브러시리스 전동기

 

그럼 전기차에는 주로 브러시리스 전동기가 들어가나요?

아니요. 브러시리스 전동기는 전동 킥보드나 전동 휠 등에 들어가는 인휠 모터 등에 주로 사용해요. 전기차는 주로 교류전동기를 씁니다. 교류전동기도 대부분 브러시가 없어요. 브러시리스죠. 다만 앞서 말씀드린 건 BLDC라는 이니셜로 불리는 브러시리스 직류전동기예요. 물론 사실상 교류전동기이긴 합니다. 참고로 교류전동기는 유도식과 동기식으로 나뉩니다.

 

유도전동기를 사용하는 아우디 e-트론

 

유도전동기는 뭔가요?

여기 철로 만든 원기둥이 하나 서 있다고 상상해보죠. 기둥 가까이에 자석을 갖다 대고 빙글빙글 돌려봅시다. 원기둥이 따라 돌겠죠? 이 기둥의 회전을 유도하는 건 뭘까요? 바로 자석의 자력입니다. 이게 유도전동기의 원리입니다. 다만, 실제 유도전동기의 회전자는 도체로 만듭니다. 그 주위를 여러 개의 코일로 둘러싸죠. 이때 도체 주위의 코일에 3상전류를 흘려 번갈아 신호를 주면 마치 자석이 돌아가듯 전자기의 N극과 S극이 회전하며 형성됩니다. 이걸 회전자계라고 합니다. 그럼 도체는 회전자계의 자기에 유도돼 회전하겠죠? 이게 유도전동기입니다.

 

AC 3상 유도전동기

 

말씀드린 대로 유도전동기는 니콜라 테슬라가 처음 현대적인 형태로 개량했습니다. 그래서 테슬라 모델 S와 모델 X는 최근까지 AC 3상 유도전동기를 사용했어요. 유도전동기는 구조가 간단합니다. 그래서 구동하기 쉽고 저렴하며 튼튼하고 열과 과부하에 강합니다. 대신 회전자계보다 회전자의 회전이 늦어요. 더불어 회전자에도 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효율이 낮고 정밀한 제어가 상대적으로 까다롭습니다. 참고로 메르세데스 벤츠 EQC와 아우디 e-트론, 르노 트위지도 유도전동기를 사용합니다. 아! KTX 산천도요!

 

동기전동기를 사용하는 르노 조에

 

종류가 꽤 많네요. 그럼 동기전동기는 뭐죠?

영어로 싱크로너스 모터(Synchronous Motor)가 있습니다. 왜 직접 노래하듯 음악에 입을 맞추는 걸 립싱크라고 하죠? 여럿이 마치 한 사람처럼 움직이는 수중발레를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이라고 하잖아요. 대충 감이 오죠? 바로 동기전동기입니다. 유도전동기와 원리는 같은데 큰 차이점이 하나 있습니다. 회전자가 단순히 도체가 아니라 자성을 띤다는 겁니다. 보통은 영구자석을 써요. 가끔 자성을 띠는 코일을 쓰기도 하고요. 참고로 물체가 자기화된 것을 여자됐다고 표현합니다. 아무튼 자석은 같은 극끼리 늘 서로 밀어내는 거 아시죠? 동기식은 회전자계와 회전자의 자력이 상호작용하며 회전하기 때문에 회전속도가 늘 일치합니다. 때문에 효율이 높고 회전하면서부터 최대토크를 발휘합니다. 대개는 최고출력을 뿜을 때까지 유지되죠. 발열이 낮아 관리가 쉽고 크기에 비해 더욱 높은 성능을 끌어낼 수 있어요.

 

동기전동기

 

대신 영구자석이 많이 비쌉니다. 상당히 높은 자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영구자석을 비싼 원료인 희토류로 만들거든요. 이런 자석은 또 만들기도 어려워요. 그럼 생산단가 자체가 꽤 비싸겠죠? 그럼에도 최근 전기차 모터의 대세는 동기전동기입니다. 포르쉐 타이칸과 루시드 에어, 재규어 I 페이스가 영구자석 동기전동기를 씁니다. 쉐보레 볼트 EV와 현대·기아의 전기차, 푸조 e-208, 닛산 리프도 마찬가지고요. 리프와 플랫폼을 공유한 르노 조에도 동기전동기를 쓰는데 회전자가 다릅니다. 여자된 코일을 사용해요. 르노삼성 SM3 Z.E.도 동일합니다. 테슬라 모델 Y와 모델 3도 영구자석 동기전동기가 들어가는데 뒤축에만 써요. 앞축에는 영구자석 보조 스위치드 릴럭턴스 전동기를 씁니다.

 

앞축에 영구자석 보조 스위치드 릴럭턴스 모터를 사용하는 테슬라 모델 Y

 

아… 릴럭턴스는 또 뭔가요?

흠….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이건 회전자의 단면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생겼어요. 기다란 돌기가 튀어 올라왔죠. 그리고 그 주변을 감싼 고정자의 안쪽에도 기다란 돌기가 튀어나왔습니다. 양쪽의 돌기는 닿을 듯 말 듯한 길이죠. 이때 회전자의 돌기가 4개, 고정자의 돌기가 6개라고 가정할게요. 각 돌기의 간격이 같다면 한 번에 맞닿을 수 있는 돌기는 2개뿐이겠죠? 이때 고정자에 전류를 흘리면 회전자도 여자됩니다. 전자기를 띤다는 건데, 그럼 이 회전자가 돌아요. 왜냐면 고정자와 회전자가 모두 전자기를 띠면 톱니끼리 서로 닿으려고 하는데, 회전자보다 고정자의 톱니 수가 더 적잖아요. 그럼 회전자에는 항상 고정자와 맞닿지 않은 톱니가 생기겠죠? 그럼 이 톱니들은 고정자의 다른 톱니와 붙으려고 할 테죠. 이렇게 계속 회전자의 톱니들이 고정자의 톱니를 찾아 움직이며 회전력을 얻는 모터가 바로 릴럭턴스 모터입니다.

 

릴럭턴스 모터

 

릴럭턴스 모터는 원래 영구자석을 사용하지 않아요. 그런데 최근에는 여기에 보조적으로 영구자석을 넣고 있어요. 그럼 영구자석을 적게 사용하고도 영구자석 동기식 모터 수준의 토크와 효율을 얻을 수 있거든요. 값비싼 영구자석을 덜 쓰면 생산단가가 낮아지겠죠? 2020년 2월 이후 생산한 테슬라 모델 S와 모델 X, 그리고 듀얼모터가 들어간 모델 3와 모델 Y의 앞축에 이 영구자석 보조 스위치드 릴럭턴스 모터를 사용합니다. 이름이 숨이 차도록 기네요. 아! 얘도 교류전동기예요.

 

전기모터를 분해해놓은 모습. 우측에서 네 번째가 회전자다. 위쪽에 네모난 부품이 전원을입력하는 전력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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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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