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이륜차 보험은 왜 점점 나빠지는가

수익만을 생각하는 보험사 때문에 이륜차 라이더는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현실에 맞는 보험료 조정과 사고 예방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

2020.12.09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꾸었다. 물건을 살 때 비대면 원칙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음식 배달도 더 늘어난 것은 물론, 물건 구입 등 다양한 대행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잇는 중간 고리도 늘어나야 한다는 말이니, 배달 대행을 위한 모터사이클의 운행 시간과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지만 도로에서 달리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함께 늘어난다는 뜻이다. 교통안전공단의 교통사고 통계를 보면 모터사이클 사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3년 전인 2017년 전국에서 발생한 사고는 1만3730건으로 2016년의 1만3076건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지만, 배달 서비스가 본격화된 2018년 1만5032건, 2019년에는 1만8467건으로 20% 넘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상자도 1만6720명에서 1만8621명, 2만3584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아마도 올해는 이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사고가 늘어나면 보험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다. 나가는 보험금이 늘어나면 수익성이 나빠지기 때문인데,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팔아도 손해를 보는 물건이 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렇게 손해율이 높아지면 기존 보험을 갱신하거나 새로 가입하는 사람들이 당장 어려움을 겪는다.

 

모든 보험이 그렇듯 이륜차를 포함한 자동차보험도 확률에 기반을 둔다. 용도와 배기량, 차종 등에 따라 과거의 사고율 통계를 반영해 기준 보험료를 정하고, 가입자 개인의 성향에 해당하는 나이, 직업, 보험 가입 경력과 사고 발생 빈도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보험료가 정해진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사고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보험료를 많이 받거나 여러 회사로 위험을 나눠 공동물건으로 인수할 수 있어 종합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그런데 모터사이클에는 이런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트라이엄프 스피드트윈

 

이는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그렇다. 지난 10월 대형에 속하는 트라이엄프 스피드트윈의 보험 갱신을 했다. 소문으로 보험 가입이 깐깐해졌다는 말을 들었지만 사고를 낸 것도 아니어서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다이렉트 보험은 ‘심사가 필요하다’며 막혔다. 전화 통화에서 상담원은 요즘 이륜차 사고율이 높고, 특히 배달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보험 심사가 까다로워졌다는 것이다.

 

처음 보험 가입을 진행할 때 용도를 선택하게 되어 있다. 가정용, 직접 식당을 운영하며 배달을 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무상 배달용과 배달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유상 운송용, 대여용 등이 있다. 이미 가정용이라고 선택했음에도 구체적인 사용 용도에 대한 질문을 또 한다. 유상 운송을 할 것인지, 본인이 일하는 직장에서 배달용으로 쓸 것인지, 다른 사람에게 대여할 것인지 등을 재차 묻고 확인을 받는다. 여기에 배달통이나 배달 목적의 짐받이가 달려 있는지, 짐받이 장치 등이 출고 때와 달리 개조되어 있는지 혹은 계획이 있는지도 묻는다. 이는 앞에서 이미 가정용으로 쓰겠다고 밝혔음에도 사용자를 의심하는 행위다. 여기에 이륜차의 번호판이 포함된 뒤쪽과 측면의 사진도 제출해야 한다. 짐받이가 있는지 없는지 사진을 통해 또 확인한다. 이쯤 되면 보험 가입자를 일부러 속이려는 거짓말쟁이로 간주하고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는 더 황당했다. 보험금으로 30만원 정도가 나간 작은 사고가 있었는데, 보험 갱신을 하려니 종합보험에 가입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사고에 따른 할증된 보험료를 낸다고 했지만 불가했다. 이는 단순히 보상 범위가 줄어드는 것뿐 아니라 보험 가입자의 법적 책임도 커지기에 심각한 문제다.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하면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덕분에 중대 과실 사고가 아닌 경우 형사처분을 받지 않는데, 의무 보험만으로는 이런 특례가 불가능하다. 즉 보험사의 거부로 의무 보험만 가입했을 때 운전자는 불가항력으로 발생한 교통사고에서도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물론 보험사는 그동안 유상 운송에서 발생한 사고율이 높고 또 속여서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보험료를 올리면 될 일이지, 모든 가입자를 의심하며 법적 보호에서 떼놓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다. 보험이 사회적 안전장치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경제 논리만으로 따지는 것은 안 될 일이다. 자동차에 비해 약자인 이륜차도 자동차다. 주차와 이동의 편리성을 얻는 대신 몸이 노출되어 사고가 났을 때 피해는 더 크다. 보험 가입이 까다로워진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종합보험 가입을 막는 것은 지나치다.

 

또 손해율이 낮았던 시기에, 수익을 내던 시기에 보험사는 과연 이륜차 사고 예방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묻고 싶다. 자동차에서는 안전벨트 매기 등 여러 캠페인을 통해 꾸준하게 안전한 운전을 유도하고 문화를 바꾸는 과정이 있었다. 헬멧을 제대로 쓰고, 골목길에서 속도를 제한하며, 제대로 탈 수 있는 기술을 기초부터 가르치는 교육 과정을 운영할 보험사가 어디일지 궁금하다. 이제 이륜차를 위한 활동을 할 때가 되었다.

글_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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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모터트렌드>편집부PHOTO : 픽사베이, 트라이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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