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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원대 수입차는 합당한가?

옵션이 두둑한 2000만원대 국산차 대신 2000만원대 수입차를 사는 건 합당한 소비일까?

2021.03.13

(왼쪽부터) 현대 아반떼 N 라인, 폭스바겐 제타,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SUV, 토요타 프리우스 C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비싸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몇 년 사이 국산차 브랜드는 가격을 올린 반면, 수입차 브랜드는 프리미엄 모델에 치중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국산차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가격대 모델을 내놓고 있다. 이젠 2000만~2999만원의 가격표를 단 수입차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준중형 세단부터 소형 SUV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그런데 2000만~2999만원으로 국산차를 산다고 하면 어떨까? 준중형의 베스트셀러인 현대 아반떼에 N 라인 배지를 다는 것은 물론 모든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혹은 쏘나타와 투싼에 적당히 옵션을 넣어 탈 수 있다. 아무리 수입차가 저렴하다고 해도 아직은 국산차와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차를 구매할 때 성능이나 옵션, 크기만 따지지 않는다. 브랜드 네임 밸류, 디자인, 주행 특성, 심지어 개인적인 경험까지 감성적인 부분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000만원대 수입차를 사는 건 합당한 소비라고 볼 수 있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2000만원대 수입차 대표 폭스바겐 제타,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SUV, 토요타 프리우스 C와 좀 더 명확한 비교를 위해 2000만원대 국산차 대표 아반떼 N 라인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2000만원 수입차가 합당한지 살펴보기로 했다. 

 

 

Volkswagen Jetta​

수입차 대중화의 시작, 폭스바겐 제타

지난해 10월 폭스바겐 미디어 데이 때 공개한 신형 제타의 가격을 보고 정말 놀랐어요. 프리미엄 모델 2714만9000원, 프레스티지 모델 2951만6000원으로 3000만원이 채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죠.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를 이용하면 최대 14%의 추가 할인까지 적용되니 각각 2329만9000원, 2533만원으로 구입이 가능해요. 


폭스바겐이 작정을 한 거죠. 신형 제타를 제대로 팔아보겠다는 심산이에요. 이에 국내 소비자들도 응답하고 있어요. 최근 몇 달간 메르세데스 벤츠 E 클래스에 맞먹을 만큼 팔리고 있으니까요. 


과거 소형 해치백 폴로의 가격과 별 차이가 없는데, 그 안에 담고 있는 옵션은 구형 파사트 GT를 뛰어넘어. 상품 기획자의 시선에서 보면 제타 대당 홀세일 마진이 얼마인지 궁금할 정도라니까. 

 

수입차가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차와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제타가 처음이다. 디자인, 소재, 마감, 편의·안전 장비, 주행 질감 등 뭐 하나 모난 구석이 없다.

 

맞습니다. 생각보다 옵션이 두둑하더라고요. 앞좌석 열선·통풍시트, 운전자 주행 보조 기능, 사각지대 모니터링, 무선 충전 장치 등을 한번 보세요. 2000만원대 수입차에선 꿈도 꾸지 못할 것들이잖아요. 신선한 충격이네요. 


그것뿐이 아니에요. 제타의 대시보드를 만져보고 비틀어보세요. 대시보드 마감도 상당히 수준이 높고 부드러워요. 싼 게 비지떡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 같지 않아요? 


응, 그런 것 같기도 하네. 하지만 계기반은 좀 별로지 않아? 아날로그라서 그런가? 속도계와 엔진회전계 사이에 있는 모노크롬의 정보창도 너무 아쉬워. 멋이라는 건 포기한 느낌이야. 


그래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실행할 때 보니 앞차와의 거리 상태도 표시해주던데요. 비록 멋있진 않지만, 기능은 성실하게 실행하는 독일 스타일의 전형을 보여준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센터페시아 화면과 기능 버튼들을 봐도 아주 솔직하고 직관적이에요. 워낙 폭스바겐에서 오래 쓰이던 버튼들의 익숙함이 흠이랄까요? 실내에는 위트가 조금 필요해요. 

 


오늘 한자리에 모인 아반떼 N 라인이나 C3 에어크로스, 프리우스 C는 평범한 소재의 한계를 독특한 구조적 형태의 재미로 승화시키는 쪽에 아이디어를 모아서 제타의 실내가 더욱 밋밋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 


옵션을 잘 챙긴 제타에게도 없는 게 하나 있어요. 전동식 사이드미러요. 지난달 제타 시승기를 쓰면서도 조금 아쉬웠는데, 다른 차와 함께 보니 이젠 불만으로 다가오네요. 


내 생각은 좀 달라. 전동 사이드미러에 대해 뭐라고 하는 사람들은 그냥 핑곗거리를 찾는 거야. 2억 넘는 911 GT3도 사이드미러가 수동이야. 그리고 애프터 마켓에서 20만원 정도면 전동식으로 바꾸는 방법도 있고. 그래도 3000만원 안 넘잖아? 


다들 주행 감각은 어땠어요? 전 1.4ℓ엔진이라고 해서 조금 걱정을 했어요. 보통 작은 엔진은 쥐어짜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타에선 그런 게 별로 없었거든요. 가솔린 엔진이라 실내로 들이치는 소음이나 진동도 적어 주행 환경도 좋았어요. 


엔진도 엔진이지만 백미는 8단 자동변속기야. 폭스바겐 하면 듀얼클러치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듀얼클러치에 대한 아쉬움이 전혀 없네. 엔진회전계 바늘은 절도 있게 떨어지고 변속은 빠르면서 부드러워. 기어를 하나 올려주길 바라는 그 타이밍에 딱 변속이 되던데. 아반떼 N 라인에 들어가는 듀얼클러치보다 나아. 


역시 기본기의 폭스바겐답네요. 섀시가 가진 잠재력도 꽤 높아요. 엔진과 변속기, 섀시가 만들어내는 주행 감각은 정말 탄탄해요. 흐트러짐 없는 외형에 정직하게 달리고, 힘과 적당한 반응으로 운전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고요. 달리는 것만 따지면 아반떼 N 라인도 뛰어넘을 수 있을 클래스입니다. 

 


제타는 요리 장인이 간단한 재료로 만든 음식이라면, 아반떼는 적당히 조미료를 써가며 맛을 낸 것 같아요. 특히나 N 라인은 MSG 덩어리예요. 자극적인 음식보다 재료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맛을 경험해볼 필요가 있어요. 그래야 기본이 무엇인지 알 수 있죠. 


내가 재미있는 걸 찾아냈어. 제타의 변속기는 에코 모드에서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이 바뀌어. 가속페달을 아무리 짓눌러도 4000rpm을 절대 넘기지 않고 연비를 유지해. 에코 모드에서 이렇게 성격이 변하는 차는 제타가 처음이야. 


솔직히 옵션과 화려한 스타일 때문에 아반떼 N 라인에 눈이 가기도 했어요. 비록 스타일은 양보했지만, 편의·안전 장비를 비교해보면 그렇게 부족하다거나 뒤지지도 않아요. 물론 수입차니까 소유 비용은 좀 더 들겠죠. 


전 브랜드 가치도 상품성에 포함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제품의 스펙만 놓고 따진다면 샤오미 같은 ‘대륙의 실수’ 제품을 사는 게 합리적이에요. 현대 역시 많은 성장을 이뤘지만, 그보다 긴 역사와 차에 대한 노하우가 깊은 폭스바겐에 대한 신뢰도가 더 두터울 거예요. 


제타는 크기, 옵션, 연비, 주행 성능 등 모든 부분에서 평균을 훌쩍 넘는 스펙이야. 제타 같은 모델이 많아지면 국내에서 국산과 수입 브랜드의 심적 구분이 없어지는 날도 금방 올 거야. 

 

● 김선관 <모터트렌드> 편집부 에디터
● 안정환<모터트렌드> 디지털 에디터
● 강병휘자동차 칼럼니스트 겸 카레이서

 


 

 

Citroen C3 Aircross
여심을 사로잡다,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SUV

먼저 양해의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시승차의 트림은 최상위인 샤인 브라운팩으로 가격이 3000만원이 넘어요. 2990만원짜리는 가장 아래 트림인 필이에요. 파워트레인은 모두 똑같은데 옵션이 조금 차이가 있어요. 그립 컨트롤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가죽 시트, 앰비언트 라이트 등이 빠져 있으니까 염두하고 살펴봐주세요. 


그런데 제가 지난 12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C3 에어크로스 올라온 거 봤는데 할인 많이 해주던데요. 그리고 며칠 전 시트로엥 영업사원에게 문의하니 최상위 트림도 3000만원 아래로 살 수 있다고 했어요. 


C3 에어크로스는 우리에게 그리 익숙한 스타일은 아니에요. 디자인, 레이아웃, 공간 구성, 형태 등이 낯설어서인지 시각적으로 주목을 끌고 있거든요. 오늘 모인 넉 대 중에서도 유독 돋보이지 않나요? 평범하고 흔한 차를 거부하는 사람에게 아주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아요. 

 

C3 에어크로스는 디자인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할로겐 램프, 곳곳에 쓰인 플라스틱 등 원가 절감의 흔적은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안을 보세요. 구경거리가 정말 많아요.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카페 분위기랄까? 인테리어 디테일에 많은 신경을 썼어요. 컬러로 포인트를 준 것도 매력적이고요. 그런데 이게 눈속임이긴 해요. 실내 소재가 그리 고급스럽진 않거든요. 소재는 저렴한 것들인데 소재, 색감, 형태 등으로 ‘빈티’를 좀 줄인 거죠. 


프랑스 사람들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셔서 그런가? 왜 센터 스택에 컵홀더가 없는 걸까? 내부 공간은 넉넉한데 수납공간은 아주 인색해. 센터콘솔도 없고 사이드브레이크 레버 아래에 뭘 두기도 애매하잖아. 아주 멋진 옷을 입고 나왔는데 호주머니가 안 달린 느낌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 거야. 불친절함이 시크함이라고 생각하나 봐. 


그래도 안팎의 디자인 조화는 정말 인상적이에요. 예를 들어 헤드램프의 모양은 송풍구 형상, 운전대 아래 장식 등과 고스란히 겹치거든요. 익스테리어 디자이너와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협력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에요. 프리미엄도 아닌 대중 브랜드에서 이만큼의 디자인 결집력을 보이는 모델은 찾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이런 부분에서 ‘역시 프랑스’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네요. 


편의·안전 장비를 경험해보면 프랑스의 색이 아주 짙게 나타나. 프랑스 골목에서 주차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 그런데 후방에 달린 광각 카메라 하나로 서라운드 뷰 효과를 내더라고. 주차 공간에서 조금씩 움직이다 보면 차 주위 장애물이 모두 화면에 나타나. 전방 추돌 경고도 비슷해. 앞차가 옆 차로로 빠지려 할 때도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경고를 내는 게 보통인데, C3 에어크로스는 조금만 옆으로 움직인다 싶으면 경고음이 사라져. 열심히 차로를 바꾸며 달리는 프랑스 도로 문화가 반영된 것 같아. 

 


하늘을 훤히 보여주는 파노라마 선루프도 프랑스 차들의 특징이죠. ‘파리의 하늘 밑(Sous Le Ciel Paris)’이란 샹송이 만들어질 만큼 하늘에 대한 프랑스 사람들의 애착은 남달라요. 2000만원대 가격으로 이렇게 드넓은 하늘을 보여주는 차는 흔치 않을걸요. 


보닛 아래에는 최고출력 120마력을 발휘하는 1.5ℓ디젤 엔진을 품고 있어요. 최고출력이 높은 편은 아닌데, 최대토크가 저회전부터 나와 움직임이 꽤나 경쾌하던데요. 


120마력? 숫자에 집착할 필요는 없어. 소형 SUV에서 누가 엔진 회전수를 다 쓰겠어. 1500rpm 근처로 운행한다면 힘이 뒤진다는 느낌을 받긴 어렵지. 작고 높은 망루에 올라앉아 앞을 내려다보며 요리조리 헤집고 다니는 재미가 일품이야. 


그리고 오프로드도 갈 수 있죠. C3 에어크로스는 SUV지만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지원하지 않아요. 대신 그립 컨트롤 기능을 갖춰 오프로드에서의 불안감을 약간은 덜어낼 수 있어요. 여기 모인 차 중에 오프로드 차박을 즐길 수 있는 차는 C3 에어크로스가 유일해요. 

 


연비도 정말 좋아. 특히 시내 연비가 압권이야. 분당, 과천, 사당, 동작, 합정의 지옥 구간을 뚫고 지나갔는데 평균 연비가 18km/ℓ가 나오더라고. 


아반떼 N 라인과 C3 에어크로스가 체급, 장르, 연료도 모두 다른 차라 비교가 쉽지 않아요. 두 대를 나란히 놓고 고민하는 경우도 없을 것 같고. 국산 2000만원대 SUV로 예를 바꿔보면 어떨까요? 소형 SUV라면 풀옵션 모델을 선택할 수 있고, 기아 셀토스 같은 준중형 SUV라면 옵션을 조금 포기해야겠죠? 


작고 예쁘고 운전하기 편한 디젤 SUV를 찾는 이들로 관점을 좁혀보면, 시트로엥은 꽤 매력적인 제안일 수 있어. 이성보다 감성으로 차를 선택하는 사람도 의외로 많거든. 단점이 좀 있어도 장점이 확실한 차가 오랜 시간 오너에게 사랑받는 걸 그동안 많이 봤거든. 


제 생각은 좀 달라요. 디자인을 빼면 국산 2000만원대 SUV를 이길 상품성을 가졌는지 잘 모르겠어요. 편의사양이 턱없이 부족하고 계속해서 타다 보면 원가 절감의 흔적들이 서서히 눈에 보일 테니까요. 

 

● 김선관 <모터트렌드> 편집부 에디터
● 안정환<모터트렌드> 디지털 에디터
● 강병휘자동차 칼럼니스트 겸 카레이서

 


 

 

Toyota Prius C

국내에서 가장 저렴한 수입차, 토요타 프리우스 C

헐, 이게 뭡니까? 제가 지금 보고 있는 게 정녕 2021년에 도로를 돌아다니는 차라고요? 올드해도 너무 올드하네요. 


2011년 일본에서 아쿠아라는 이름으로 소개돼 2014년 말 페이스리프트를 거쳤으니 2014~2015년의 자동차라고 하는 게 맞을 거야. 


일본차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평가절하할 생각은 없어요. 그런데 프리우스 C 실내를 보세요. 저희 어머니의 2009년식 차보다 더 구시대적이에요. 이건 레트로 감성이라고 포장할 수도 없어요. 소비자들도 올드와 레트로는 구분할 줄 아니까요. 

 

아무도 프리우스 C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프리우스 C의 강점이라고 생각했던 연비조차 아반떼 N 라인보다 효율적이지 못했다.


실내는 온통 딱딱하고 투박한 플라스틱으로 포장돼 있어. 모든 레버는 무뚝뚝하게 움직이고, 운전대는 손톱을 다듬을 수 있을 정도로 거칠거칠해. 물론 최하위 차급에서 고급 소재를 바라는 건 맞지 않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니까. 


컬러로 된 디지털 계기반이 있긴 하지만 내비게이션을 띄운다거나 카메라로 후방을 비춰주는 기능은 없어요. 컬러 화면도 제가 고등학교 때 쓰던 폴더폰 화면 수준이고요. 그나마 다행인 건 블루투스 기능이 있다는 거에요. USB 포트도 있고요. 요즘 차라면 당연한 것들인데 프리우스 C에선 소중해지는 소소한 편의장비네요. 


하이브리드라고 해서 첨단 이미지를 떠올린다면 프리우스 C에 정말 실망할 거예요.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 들어가는 대시보드 가운데에는 액정이 오디오가 있는데, CD 투입구를 한번 보세요. 대학생 때 아버지 차 몰래 끌고 나와 당시 유행하던 리믹스 CD를 들었던 게 생각나네요. 그게 벌써 15년이나 지난 일이에요. 


소재만 보면 아반떼 N 라인 역시 부드러운 소재로 된 부분이 별로 없어. 하지만 프리우스 C보다 20년쯤 후에 나온 미래차 느낌이야. 

 


공간은 또 얼마나 좁은데요. 앞좌석에 강병휘 선수와 제가 나란히 앉았는데 어깨가 닿을 것 같았어요. 둘 다 무척 마른 체질인데도 말이죠. 그리고 직물 시트는 비루하기 그지없네요. 기아 모닝이나 쉐보레 스파크 같은 1000만원대 국산 경차보다 떨어지는 수준이에요. 그냥 프리우스의 실내에선 두 눈을 감고 싶어요. 


그래도 전기모터와 가솔린 엔진의 손발은 꽤나 척척 잘 맞던데. 가솔린 엔진은 가속페달을 처음 밟았을 때 움직임이 굼뜨다는 건데, 그 부분을 전기모터가 채워 경쾌하게 시작할 수 있지. 


하지만 그 경쾌함은 찰나의 순간뿐이었어요. 시속 30km 이상 올라서면 출력 부족이 여실하게 드러나거든요.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것도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려요. 


프리우스 C는 차체도 가볍고 전기모터도 힘을 보태지만 무단변속기의 느슨함이 너무 도드라져. 토요타 중형급 하이브리드 모델의 무단변속기는 만족도가 정말 높았는데 역시 급의 차이일까? 물론 이 차로 속도를 즐기려는 건 아니야. 타이어는 폭이 175mm에 불과하고 작은 15인치 휠 안에는 더 작은 드럼 브레이크가 자리하거든. 말하고 보니 이렇게 작은 타이어로 좋은 회두성을 보여주는 건 의외네. 

 


프리우스 C만의 장점인 하이브리드의 혜택을 알아보죠. 비록 구매 보조금은 사라졌지만 취득세(최대 40만원)를 감면받을 수 있어요. 개별소비세 100만원과 교육세 30만원 감면 혜택도 있지만, 이것은 이미 차 가격에 반영됐어요. 여기에 부가적으로 서울 남산터널 통행료 무료, 공영주차장 이용료 50% 감면 등이 있어요. 2018년까지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취득세를 140만원까지 감면해준 걸 생각하면 많이 줄었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래도 연비는 프리우스 C가 월등히 좋지 않아요? 하이브리드인데 말이에요. 


난 그것도 잘 모르겠어. 당연히 시내 연비 대결은 아반떼 N 라인이 어렵겠지만 국도 제한속도를 따라 달릴 때 아반떼 N 라인도 30km/ℓ가까운 연비를 낼 수 있었거든. 아반떼의 직분사 터보는 성능과 경제성을 아우르는 수비 범위가 꽤 넓어. 공교롭게 오늘 모인 나머지 모델들의 실연비도 어마어마하고. 여러모로 프리우스 C에 어려운 상황이야. 


전 2000만원대 국산차를 살 것 같아요. 이건 전혀 합당하지 않거든요. 새 차를 샀는데 중고차를 산 기분, 2000만원대 수입차를 샀는데 1000만원짜리 경차를 산 느낌 등 프리우스 C를 사면 이런 기분이 들 것 같아요. 


제타나 C3 에어크로스를 보면 아반떼 N 라인보다 우위에 있는 부분이 확실했거든요. 하지만 프리우스 C는 장점을 아무리 어필해도 그 부분을 찾기가 쉽지 않네요. 하이브리드 혜택과 연비에 일말의 기대를 걸어봤지만, 그다지 불편을 감수할 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고요. 


승용차의 개념으로 보면 아무리 최저가 수입차라고 해도 갈 곳이 마땅치 않아 보여. 차라리 개성적인 디자인을 지닌 상업용으로 사용하는 건 어떨까? 굳이 국산차와 맞붙는다면 기아 레이처럼 독특한 디자인과 공간을 제공하는 컬트카 같은 존재로 말이야. 뒷자리도 사람을 태우기보다 접어서 적재 공간으로 활용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 김선관 <모터트렌드> 편집부 에디터
● 안정환<모터트렌드> 디지털 에디터
● 강병휘자동차 칼럼니스트 겸 카레이서

 

 

 

 

 

 

모터트렌드, 자동차, 수입차, 2000만원대 수입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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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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