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봄날의 드라이브는 어디가 좋을까?

봄이 온다. 꽃이 핀다. 한들한들 바람이 분다. 드라이브를 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 온다. 하지만 마음 놓고 여행을 떠나기엔 아직 이르다. 그래서 지난 기억을 훑었다. 언젠가 마음 편히 떠날 날을 기약하며

2021.04.03

 

함양 개평한옥마을

2017년 6월호

경남 함양의 개평한옥마을은 100년도 넘은 한옥 60여 채가 보존돼 있는 마을이다. 중요민속문화재 제186호로 지정된 일두고택을 비롯해 유서 깊은 고택이 운치 있게 자리한다. 봄이 오면 낮은 돌담 너머로 비죽 솟은 나무와 꽃이 사람들을 맞는다.

 

 

솔송주문화관 앞에 선 커다란 벚나무는 4~5월이면 분홍빛 꽃망울을 활짝 터뜨린다. 진분홍색 진달래꽃과 다홍빛 철쭉, 샛노란 매화가 지천이다. 꽃대궐이 따로 없다. 서울에서 4시간이면 결코 짧은 거리는 아니지만 달려갈 이유가 충분해 보인다. 물론 지금은 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래야겠지만.

 

 

남해 물미해안도로

2015년 5월호

바다를 끼고 있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로 구불구불 길이 놓였다. 코너를 돌 때마다 하늘과 바다가 번갈아 눈을 현혹한다. 물미해안도로는 경남 남해군 삼동면에서 미조면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다. 20km 남짓 2차선 도로가 이어지는데 남해의 절경을 아낌없이 풀어낸다.  눈이 시리도록 짙푸른 남해 바다가 끝도 없이 펼쳐지는 듯하다. 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일 것 같다. 봄에 남해를 찾으면 곳곳에서 벚꽃과 유채꽃을 만날 수 있다. 꽃과 나무, 바다가 어우러진 드라이브는 봄에 즐길 수 있는 축복이다. 지나는 차가 없을 땐 천천히 달리며 풍경에 취해보는 것도 좋겠다. ‘힐링’이 따로 없을 테니. 

 

 

충주댐 벚꽃길

2017년 5월호

봄의 백미는 역시 벚꽃이다. 생각해보면 거의 매년 봄이 오면 벚꽃을 찾아 떠났던 것 같다. 2017년 주제는 데이트였다. 충주댐 북쪽 도로인 충원교에서 충주댐 발전소까지 벚꽃길이 나 있다. 가로수로 벚나무를 심어 일부러 만든 꽃길이다. 1985년 충주댐을 완공하면서 벚나무를 심기 시작했는데 이 벚나무가 1990년대 들어 20m에 이르는 큰 나무로 자랐고 명소가 됐다. 이곳도 재작년까지 해마다 4월이면 벚꽃 축제가 열렸다. 길옆으로 차들이 빼곡하게 주차해 여유로운 벚꽃 감상은 생각할 수 없지만 조금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우고 벚꽃 캠핑을 즐길 수 있는 포인트는 의외로 많다. 벚꽃 터널을 드라이브하는 것도 낭만적이다.

 

 

금산 홍도마을

2016년 5월호

2016년 4월, 우린 컨버터블을 타고 꽃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녔다. 매화, 목련, 벚꽃, 개나리. 각종 봄꽃이 페이지를 장식했고 우리 눈을 현혹했다. 충남 금산의 홍도마을도 우리가 찾은 곳 중 하나다. 소박하고 평범한 시골 마을이지만 4~5월이면 마을 전체가 붉은 복숭아꽃으로 물든다.

 

 

이 마을에 처음부터 복숭아나무가 이렇게 많았던 건 아니다. 하지만 홍도마을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빈 땅에 홍도화를 심고 1년에 한 번 잔치를 했다.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 축제는 취소됐지만 붉은 복숭아꽃은 올해도 꽃망울을 터트리겠지?

 

 

용인 기흥단지로

2018년 5월호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 4월 초면 전국이 벚꽃 축제로 들썩였다. 이름난 벚꽃길엔 꽃보다 사람이 더 많이 모여들었다. 한적한 벚꽃 드라이브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하지만 찾아보면 영 없는 것도 아니다. 경기도 용인의 골드CC를 가로지르는 기흥단지로도 그런 길 중 하나다. 긴 코스는 아니지만 양옆으로 벚나무가 빼곡해 벚꽃을 눈에 가득 담으며 달리는 맛이 황홀하다. 컨버터블 지붕을 열고 달리면 더 좋겠지만 앞유리로 보는 풍경도 근사하다. 이런 길에선 내리지 않아도 좋다.

 

 

단양 보발재

2019년 4월호

조금 성급했을까? 초록빛 풍경을 기대했지만 3월 중순 단양은 아직 쓸쓸했다. 보발재도 예외는 아니었다. 보발재는 충북 단양군 가곡면 보발리와 영춘면 백자리를 잇는 고갯길이다. 정상에 오를 즈음 뱀처럼 구불구불한 길을 만날 수 있어 짧은 와인딩을 즐기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이 찾는다. 아쉬운 마음은 컸지만 일단 드론을 띄우고 데려간 차를 드문드문 출발시켰다. 그렇게 봄이 시작되는 보발재의 모습을 포착했다. 군데군데 연둣빛 새잎이 가지마다 솟은 모습에서 봄이 막 기다려진다. 만약 잎이 더 무성했으면 길이 이토록 선명하게 찍히진 않았을 거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고 내리는 재미에 푹 빠지지도 못했을 거고.

 

 

오동선 대청호 벚꽃길

2016년 5월호

글은 이렇게 시작된다. ‘BMW 650i를 타고 대청호 수변을 달린다. 벚꽃과 햇살이 흐드러지게 핀 날이다.’ 이 두 줄을 읽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건 650i 때문일까? 벚꽃 때문일까? 대청호 벚꽃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벚꽃길이다.

 

 

충북 옥천군 회남면에서 시작해 대전시 산성동까지 이어지는 26.6km의 길이 온통 벚나무라 벚꽃 드라이브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도로에서 조금 벗어나면 차를 대고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공터도 만날 수 있다. 이 근사한 길을 650i의 지붕을 열고 달렸다. 커다란 벚나무 아래 차를 세우고 잠시 쉬기도 했다. 꽃잎이 조용히 차 안으로 떨어졌다.

 

 

함양 오도재

2015년 5월호

경남 함양 쪽에서는 오도재라고 부르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지안재라 부르기도 한다. 전에는 오도재 아래 구불구불한 구간을 지안재로 구분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고개 전체를 오도재라고 한단다. 이름이 무슨 상관일까? 어떻게 부르든 이 길은 예나 지금이나 이 모습이다. 구불구불한 게 꼭 뱀이 지나간 것 같다. 보발재 주변에 나무가 심어진 것과 달리 지안재는 풀밭을 다져놨다. 그래서 구불구불한 길이 더 잘 보인다. 화창한 봄날, 파릇파릇한 풀밭을 배경 삼아 넘실넘실 달리는 맛이 재밌다. 이 고개를 넘어 지리산 가는 길로 달리는 산길 드라이브도 짜릿하다. 제대로 와인딩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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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PENN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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