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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안전한가?

최근 전기차에 화재가 잇따르면서 새로운 동력원에 대한 공포가 가중되고 있다. 과연 전기차는 내연기관에 비해 안전할까?

2021.06.17

 

기후변화 억제와 대기오염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거리 위 전기차가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안전에 관한 우려가 크고, 최근 잇따라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불안감을 키운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과연 전기차는 안전한가?’라는 의문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고전압 전기시스템은 어떠한 경우에라도 사람이 만질 수 없다. 사고가 나면 절연이 되면서 고전압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는다.

 

내연기관 비해 전기차 화재 비율 낮아 

그렇다면 실제로 전기차 화재는 얼마나 심각한 수준일까. 소방청이 202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에 전기차 전체 대수 대비 화재사고율은 0.02%로, 전체 자동차 화재사고율(0.02%)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획재정부가 2021년 4월 발표한 ‘BIG3 산업별 중점추진과제’ 자료에서는 2020년 전체 자동차 화재 4558건 중 전기·수소차 화재는 10건으로, 전체 화재사고 비율(0.02%)보다 낮은 0.007%로 나타났다. 소방청과 기획재정부 자료의 전기차 화재 비율 차이가 큰 건 소방청 자료에서 분류한 전기차에 하이브리드 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순수 전기차의 화재 비율은 일반 자동차보다 훨씬 낮은 셈이다.


그럼에도 전기차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은 내연기관과 비교했을 때 전기차가 전체 자동차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고 새롭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더 좋은 소재라는 점에서 언론이 관련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불안감을 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안전성 관점에서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낳는 원인과 위험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동력원과 구동계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만큼,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이해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전기차는 안전성을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시판되는 모든 전기차는 법규가 정한 기준에 따라 시험을 거쳐 형식 승인을 받는다. 이는 전기차뿐 아니라 모든 자동차가 마찬가지다. 오히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서는 볼 수 없는 기술과 장치를 쓰는 만큼 전기차만의 특성을 고려한 여러 안전 설계가 반영되어 있고, 그와 관련해 더 까다롭고 철저한 절차를 거쳐 안전성을 검증받는다. 


전기차에서 생각할 수 있는 위험 요소는 크게 고전압 전기시스템, 구동용 배터리를 들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이와 관련해 관련 법규에서 정한 안전기준을 통과해야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다. 아울러 개별 요소에 관한 기준과 더불어 운행 중 및 충돌 후 상황을 고려해 구조적, 기능적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현대 코나 일렉트릭은 충전 중 화재가 발생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전량 리콜 조치를 받았다.   

 

 

배터리 안전기준 강화

고전압 전기시스템은 어떠한 경우에도 사람이 고전압에 접촉하거나 노출되지 않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기차의 구동용 전기시스템은 고전압으로 작동한다. 대개 400V, 포르쉐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현대·기아도 800V 시스템을 쓴다. 이는 사람이 직접 닿으면 생명이 위험할 만큼 높은 전압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차 안의 고전압 배선은 철저하게 절연이 되어 있고, 사고가 생기면 자동으로 배터리를 분리해 고전압이 차체에 흐르거나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아울러 고전압 전기시스템과 관련한 부품에 고장이 나면 배터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부품과 배터리 어느 한쪽에 문제가 생기면 자동으로 연결을 끊도록 설계돼 있다. 이와 관련된 안전성은 정적 시험은 물론 충돌시험을 통해서도 검증한다.


구동용 배터리는 전기차 안전과 관련해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항목이다. 가장 크게 고려하는 부분은 배터리를 물리적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대개 작은 단위인 셀과 셀 여러 개를 묶은 모듈, 여러 개의 모듈을 묶은 팩으로 구성된다. 이렇게 작은 단위에서 큰 단위로 묶어나가는 과정에서 외부 충격이 직접 전달되지 않도록 물리적 보호 구조가 여러 계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아가 팩 단위에서는 차체 구조 이상으로 튼튼한 구조물로 만들어지므로,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의 사고나 충격이라면 배터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화학적 특성에 따른 열폭주(thermal runaway)라는 잠재적 위험성이 있다. 셀 중 하나가 열폭주로 불이 붙으면 주변에 있는 셀로 열이 전달되면서 연쇄적으로 불이 번질 수 있고, 그러면 배터리가 모두 타버릴 때까지는 끄기 어려울 만큼 격렬하게 탈 수 있다. 설계자들도 이런 위험성을 알기 때문에, 설계 단계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예방 조치를 한다. 예를 들어 개별 셀은 다른 셀로 열을 쉽게 전달하지 않는 구조로 만들고, 셀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냉각장치가 달려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구동용 배터리는 안전성 시험을 거친다. 구동용 배터리 안전기준은 지난 2009년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정해, 국제 기준이 만들어지는 바탕이 될 만큼 철저하게 안전성을 검증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국내 안전기준에서는 낙하시험, 액중투입시험, 과충전 및 과방전 시험, 단락시험, 열노출 및 연소시험을 거치도록 하고 있는데, 어느 조건에서도 불이 나거나 폭발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밖에 충전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감전에 대한 대책도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 충전 플러그와 소켓은 기본적으로 물이 잘 들어가지 않는 형태로 되어 있고, 안전한 상태가 아니면 전기가 흐르지 않게 되어 있다. 또한 실내에서 쓰는 가전제품 전원 플러그와 소켓과는 달리, 전기차의 충전용 플러그와 소켓에는 전기적 문제를 감지하고 제어할 수 있는 장치가 되어 있다. 따라서 충전 중 감전이나 화재가 생길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그럼에도 전기차에서 화재를 비롯한 안전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고, 이는 지금의 기준을 충족하는 것만으로는 완벽하게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 설계와 기준은 꾸준히 강화되고 있다. 배터리의 예를 들면, 지금까지의 안전기준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국제 기준과 조화를 통해 각종 시험 항목을 추가해 시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개선된 설계와 기준을 반영해 앞으로 나올 전기차들은 당연히 지금보다 더 안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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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모터트렌드PHOTO :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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