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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ID.4 크로스오버 VS 혼다 CR-V, 꼭 닮았지만 심장은 다르다

폭스바겐의 순수 전기차 ID.4 크로스오버와 혼다의 CR-V 하이브리드가 맞대결을 펼친다

2021.06.24

 

우리는 매번 참신한 비교 시승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할 의무가 있다. 동종 업계 종사자라면 ‘배터리를 동력으로 하는 새로운 폭스바겐 ID.4를 다른 전기차와 비교해봐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소비자들이 수많은 차종 중 그저 평범한 선택지로 전기차를 고려하는 순간을 목도하고 있다. 이제 전기차를 주류 자동차처럼 취급할 때가 됐다. 그래서 폭스바겐 ID.4를 현재 판매 중인 최고의 친환경 크로스오버 중 하나인 혼다 CR-V 하이브리드와 비교해 볼 계획이다.

 

왜 혼다일까? ID.4는 크기, 성능 그리고 (현재로서는 적어도) 가격까지 CR-V 하이브리드와 거의 같다. 한정 판매된 ID.4 퍼스트 에디션 트림은 최고 사양인 프로 S 버전에서 약간 할인된 가격으로 독특한 장식, 그 밖의 선택 가능한 심미적이고 안락한 장비들을 가득 챙겨 나타났다. 7500달러의 연방 세금을 감안했을 때, ID.4의 예상 가격은 3만7960달러다. 플래티넘 화이트 펄 색상이 더해진 CR-V 하이브리드 투어링보다 약 40달러 비싼 수준이다.

 

게다가 ID.4는 갓 시장에 나온 호화로운 일부 전기차들과 비교하기에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ID.4는 오장육부가 쏠릴 만큼의 강력한 가속력이나 소변을 오래 참을 정도의 주행거리, 테슬라 듀얼모터의 재창조된 실내를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그런 물건들이 다가오고 있다). 그렇다. ID.4는 미래지향적이기는 하지만 부유한 얼리어답터들을 위한 값비싼 장난감이 아니다. ID.4는 CR-V 하이브리드처럼 일상 주행을 위한 친환경 다목적 자동차다. 

 

 

전기차가 된 폭스바겐 vs 전동화된 혼다

미국인의 2%만이 전기차를 운전한다. 따라서 우리는 나머지 98%에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내용을 요청할 생각이다. 먼저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졌다고 가정해보자. ID.4의 주행거리 402km(EPA 측정값이며, 우리의 경험으로 봤을 때 믿을 만한 수치다)는 CR-V가 달릴 수 있는 거리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전기차 주인들은 밤새 충전을 할 수 있고, 매일 아침 완충된 배터리를 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약간의 불편을 감수할 수만 있다면 전기로 장거리 주행도 더 이상 무리는 아니다.

 

‘충전기 대 주유기’라는 기본적인 차이점만 극복한다면 ID.4와 CR-V는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많은 부분에서 겹치기 시작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사이에서 최고를 고르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었다. 이번 비교 테스트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혼다 CR-V 하이브리드는 좀 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반면 폭스바겐 ID.4는 미래지향적이고 즐겁다.

 


안팎의 스타일

폭스바겐이 미래의 자동차를 디자인했단 점만큼은 칭찬할 만하다. 평평한 도어 핸들과 낮은 포지션을 갖춘 ID.4의 깔끔한 스타일은 CR-V를 볼품없게 만든다. ID.4가 미래의 자동차에 방점을 찍었단 사실은 실내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폭스바겐이 수년 동안 사용해온 고루하고 실용적인 계기반 대신 ID.4는 운전대 위로 작은 태블릿 PC를 두고 있다. 이 태블릿 PC는 속도, 주행거리,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상태 그리고 다음 회전 방향 등을 보여주는 미니멀리즘 계기반을 포함한다. 태블릿 오른쪽에는 한쪽만 남은 반 고흐의 귀 같은 변속레버가 붙어 있다.

 

이것을 비틀어 주행이나 후진을 할 수 있으며, 누르면 주차 모드로 전환된다. 대시보드 가운데 스크린은 인포테인먼트 및 공조 장치를 위한 것이다. 운전대 오른쪽에는 ‘엔진 스타트’라고 표시된 작은 버튼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작동 상황에서는 이 버튼을 쓸 일이 없다. 스마트키를 지닌 운전자가 도어 핸들을 잡아당기는 순간 잠금이 풀리고, 차에 올라 브레이크를 밟으면 엔진 스타트 버튼 없이도 차를 깨울 수 있다. 내릴 때도 마찬가지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면 알아서 잠긴다. 

 


ID.4의 SF 영화 같은 실내에 비해 CR-V의 실내는 상당히 예스럽다. 실내 곳곳에 배치된 가짜 나무 장식은 2020년대 이전을 상기시킨다. 또 디지털 계기반은 ID.4에 비해 거대하고 투박하다. 물론 CR-V에 좋은 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혼다가 그랬듯, 우리가 예상하는 대부분의 위치에서 쉽게 버튼을 찾을 수 있단 점은 좋다. 짜증을 유발하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오디오 시스템을 제외하면 CR-V의 실내는 좋게 말해 ‘사용자 친화적’이라 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 비교

두 차의 주행 경험은 놀랍도록 비슷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매우 다른 주행 질감이 느껴지는데, CR-V 하이브리드는 엔진 소음만 제외하면 거의 전기차에 가까웠다. 혼다의 ‘어스 드림’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소형 완충 축전지와 함께) 엔진을, 바퀴를 굴리는 데 모터를 사용한다. 매끄럽게 연결된 엔진은 특정한 안정 상태 또는 시속 64km를 초과하는 가벼운 가속 조건에서 바퀴를 직접 구동시키기도 한다. 이 과정을 통해 CR-V 하이브리드는 ID.4만큼 매끄럽고 선형적이며 변속 없는 가속을 제공한다.

 

두 차의 회생제동 또한 흥미롭게도 비슷했다. CR-V는 회생제동을 최대 4단계로 조절하기 위해 운전대의 패들을 이용한다. 이를 통해 긴 내리막길 주행에서 운전자가 주행 속도에 맞춰 회생제동을 쉽게 조절하고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ID.4에는 기본적인 모드 외에 ‘B 모드’가 추가됐다. 이 모드는 운전자를 조금도 성가시게 만들지 않으면서 차의 속도를 확실히 늦춰준다. 실제로 우리는 이 기능에 대한 어떤 적응도 필요치 않았다.

 


운전자는 CR-V의 엔진을 느끼기 힘들지만 소리만은 확실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 이 엔진은 웅웅거리거나 신음 소리를 낸다. CR-V 하이브리드에게 터무니없이 언덕을 오르는 일을 요청한다면 2.0ℓ 엔진은 마치 고문당하는 듯한 소리를 쥐어짜낼 것이다. ID.4로 굽은 길을 빠르게 질주하는 건 비교적 조용하다. 우리가 ‘비교적’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CR-V처럼 ID.4도 고속 주행에서 바람 소리가 꽤 들이치기 때문이다.

 

두 차 모두 특별히 빠르진 않다. 우리가 운전한 ID.4는 뒷차축에 최고출력 204마력을 내는 모터 한 개가 들어갔다. 시속 0→100km까지의 가속 시간을 측정한 결과 ID.4는 7.4초를 기록했다. 일상용 SUV치고는 상당히 훌륭한 성능이다. CR-V는 출력이 좀 더 높고 몸무게가 426kg 가벼운데도 ID.4보다 0.1초 뒤처졌다. 전기차는 종종 고속에서 기력이 다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번 테스트에서는 CR-V가 좀 더 힘겨워 보였다. 왕복 2차로에서 추월하는 시험에서도 CR-V가 ID.4보다 더 아슬아슬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두 차의 파워트레인은 자신들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한다. 만약 우리가 항상 제한속도를 유지한다면, ID.4는 완충 시 1회 주행거리인 403km를 넘길 것이며 CR-V는 EPA 복합연비 기준 16.2km/ℓ에 상당히 근접할 것이다.

 

 

두 차의 주행 방식

두 차의 승차감은 비교적 안락하다. 하지만 약간의 둔덕이 있는 도로에서는 흔들린다. CR-V의 승차감은 스카이콩콩처럼 불쾌한 수준은 아니지만 ID.4는 더 잦은 빈도로 승객을 흔들어댄다. 아마도 이는 차체 바닥에 깔린 무거운 배터리 팩의 관성을 제어하려는 뻣뻣한 댐퍼로 인한 결과로 추정된다.


구불구불한 테스트 코스에서는 무거운 배터리가 이득인 동시에 골칫거리가 될 수 있음이 드러났다. ID.4는 낮은 무게중심 덕분에 스포츠카 같은 강력한 접지력과 주행안정성을 가졌지만 심각한 둔덕을 만났을 때 댐퍼의 진동으로 이따금씩 불안정했다. 같은 코너에서 CR-V는 훨씬 덜 극적인 모습으로 순항했다.

 


우리는 ID.4의 뒷바퀴굴림 레이아웃이 꽁무니를 살짝 미끄러뜨리는 움직임을 보여주길 원했다(모든 가족이 크로스오버를 원하는 이유가 이런 거 아니었나?). 실제로 ID.4의 섀시가 회전하려 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지만 주행안정장치가 이를 용납하지 않았고 시스템을 끌 방법도 없었다. 다만 고속 코너에서는 우리가 독일산 자동차에 기대하는 만큼 안정적이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출력과 접지력이 낮은 CR-V 하이브리드는 ID.4를 쫓는 데 힘겨워했다(그리고 결국 실패했다). CR-V의 차체 기울어짐은 잘 통제됐지만 아래 위로는 요동쳤다. 그러나 흔들리는 승차감과 제한된 접지력에도 CR-V는 기본적인 역량을 발휘한다. 일부 크로스오버는 과속할 때 언더스티어에 굴복하고 만다. 그러나 CR-V 하이브리드는 한정된 자원을 갖고 최대한 노력한다. CR-V로 빠르게 달리는 일은 우리에게 일종의 비뚤어진 즐거움을 선사했다. 수업을 빼먹거나 두 번째 상영 영화에 몰래 들어갈 때처럼 일종의 ‘길티 플레저’와 유사했다. 

 

 

누가 더 실용적일까?

우리는 SUV를 구매하는 이들 대부분이 스포츠성보다는 다목적성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 여긴다. 이 지점에서 CR-V는 강점을 보인다. 특히 승객 탑승에 유리하다. ID.4는 지상고가 낮지만 거대한 77kWh 배터리 팩이 깔려 바닥 높이는 CR-V와 비슷한 수준이다. 두 차 모두 2열 시트는 안락한 편이다. 그러나 71mm의 레그룸에 추가로 앞쪽 시트 아래의 발 공간을 갖춘 CR-V가 좀 더 널찍하게 느껴진다. 다만 실내 개방감은 ID.4가 우월하다. ID.4는 파노라믹 루프를, CR-V는 단일 패널 선루프를 갖췄다.

 

ID.4와 비교했을 때 CR-V의 적재함은 비행기 격납고를 방불케 한다. 그러나 줄자를 대보면 두 차의 적재 공간의 높이가 거의 비슷하며, 심지어 ID.4가 좀 더 넓다는 걸 알게 된다. ID.4는 일부 적재 공간을 탈부착 가능한 가짜 바닥 아래 숨기고 있다. 그러나 ID.4의 진짜 문제는 경사진 지붕이다. 이와는 반대로 CR-V의 수직에 가깝게 떨어지는 트렁크 문은 보다 넉넉한 적재 공간을 보장한다. 적재함 바닥 또한 CR-V가 더 낮고, 적재함 안쪽의 레버를 당겨 뒤쪽 시트를 접어 짐을 실을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폭스바겐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태블릿 PC처럼 설계됐다. 처음에는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일단 시스템의 논리를 이해하면 사용하기가 꽤 직관적이다. 그러나 CR-V의 터치스크린은 조작에 복잡함을 더하고, 혼다의 오디오와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여전히 우리를 좌절시킨다. 공통 기능을 쓰기 위해 버튼을 몇 번씩 눌러야 하며, 심지어 둔한 음성인식 시스템은 우리를 괴롭히기까지 한다. 사운드 시스템의 음질은 볼륨을 키웠을 때 CR-V가 더 낫다.

 

 

종이 한 장 차이의 승리 

이번 비교 테스트의 목적은 최종 승자를 고르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우린 폭스바겐 ID.4와 혼다 CR-V 하이브리드가 크게 다르지 않고 비슷한 바람에 최종 결정에 애를 먹었다. 우린 두 SUV가 장단점에 있어 실로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ID.4는 더 좋아 보이고 운전도 더 즐겁다. 하지만 뒷바퀴굴림 레이아웃은 비나 눈이 오는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부적합할 수 있다. 결국 더 넉넉한 뒷자리와 각진 적재함 그리고 뒷바퀴굴림인 ID.4의 가격대로 네바퀴굴림을 제공한다는 사실이 CR-V를 이번 비교 테스트의 승자로 만들었다. 폭스바겐은 꽤 좋은 전기 SUV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가솔린 SUV보다 여러 부분에서 나은 모습을 보였다. ID.4는 다른 순수 전기차 아닌 기존의 SUV와 당장 정면으로 맞붙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만 우리는 CR-V의 손을 들었다.

글_아론 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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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장은지PHOTO : 대런 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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