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CHCAR


미운 우리 새끼

브랜드가 야심 차게 출시한 차 석 대. 하지만 판매량은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는다. 그 원인을 파헤쳐보고 반등의 조건을 찾아내기 위해 세 명의 자동차 칼럼니스트가 나섰다

2021.07.18

 

섬세하고 꼼꼼하게 천천히 즐겨보자

폭스바겐 티록

 

티록은 폭스바겐 특유의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움직임에 적당히 탄력을 더해 편안한 승차감을 만든다. 

 

새 차, 그것도 잘나가는 브랜드에서 그간 팔지 않던 세그먼트에 추가한 모델은 주목받기 마련이다. 올해 1월 폭스바겐이 티록을 내놓았을 때 그랬다.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마케팅부터 화려했다. 그럼에도 판매량은 아쉽다. 5월까지 602대가 등록돼 월평균 120대 수준이다. 그간 국산차는 물론 수입차 중의 경쟁 모델들을 비롯해 티구안 등 다른 폭스바겐 모델의 판매가 어땠는지를 떠올리면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처음 티록을 만났을 때 ‘알차게 꼭꼭 담아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과하지 않으면서 세심하게 신경 쓴 실내디자인이다. 어떤 차를 보면 ‘젊다’ 혹은 ‘힙하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화려한 컬러와 온갖 장식을 휘황찬란하게 사용하기도 하는데 티록은 그렇지 않다.

 

 

물론 10.25인치 전자식 계기반은 다양한 정보를 표시해 기능적으로 충분하고, 손을 가져가면 알아서 여러 메뉴를 띄우는 8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명민하다. 무엇보다 스위치 배치와 색의 배합이 차분하고 안정적이다. 어쩌면 독일차의 고집이라 할 기능성에 필요한 기술을 더한 모습이다. 운전자가 매일 보는 실내는 이래야 질리지 않고 편안하다. 예쁜 모습은 밖에서 보고 즐기는 것으로 충분하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과 역시 무선으로 연결되는 애플 카플레이도 있다. 물론 앞자리 두 개, 뒷자리 두 개나 있는 USB-C 단자도 있지만 무선이 편하다. 시동만 걸면 자동으로 연결되니 지저분한 케이블이 필요 없다. 평소 자주 듣는 음악 앱을 켜고 즐겨찾기에 저장해둔 플레이리스트를 그대로 실행하면 된다. 유명 브랜드가 붙은 건 아니지만 고음이나 저음을 별도로 높이지 않아도 꽤나 선명하고 쿵쿵 울리는 소리를 낸다. 최신 유행 1000곡 같은 리스트를 틀어놓기 안성맞춤이다. 

 

주행 보조장비는 적당하다. 보행자까지 감지해 경고하고 긴급 제동도 지원하는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은 꽤나 빠르게 반응하고, 앞뒤 간격과 속도를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은 기본이다. 차로 유지 보조기능이 없는 게 아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래도 후측방 경고가 있어 차선 변경 때 안심이 된다. 선명하고 화각이 넓은 후방카메라 영상에는 차의 진행 방향을 보여주는 기능까지 더했다. 

 

 

친구 혹은 아이를 태울 일이 많은 2열은 넉넉하진 않아도 좁게 느껴지는 것도 아니다. 등받이가 조금 서 있긴 한데 무릎 공간이 넉넉하고 시트 높이가 충분해 발을 뻗을 수 있어 편하다. 특히 2열에서 좋은 것은 넓은 파노라마 선루프다. 자칫 좁다고 느낄 수 있는 콤팩트 SUV에서 승객의 시야를 넓혀 답답함을 줄여주는 역할이 크다. 암레스트의 컵홀더는 중앙의 디바이더를 빼서 옮길 수 있어 필요에 따라 크기 조절이 가능하다. 또 SUV에는 드물게 트렁크에서 이어지는 스키스루 기능이 있다. 

 

4명이 타고 긴 물건을 실을 때 필요한데, 절대적 공간이 넓지 않은 콤팩트 SUV에서 그동안 왜 쓰지 않았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트렁크는 차 크기와 비슷하다. 물론 바닥을 2단으로 조절해 더 넓고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커다란 폭스바겐 엠블럼을 눌러 여는 전동 트렁크는 역시나 동급에서 보기 힘든 장비다. 해치 도어 안쪽에 있는 비상 삼각대나 별 모양의 전용 공구로만 풀 수 있는 휠 너트 등 자세히 볼수록 꼼꼼하게 챙겼다. 

 

 

이렇게 뜯어볼수록 괜찮다는 것을 알고 나니 왜 많이 팔리지 않았는지 궁금증이 더 커진다. 리터당 15km는 거뜬히 뽑아내는 파워트레인은 이미 검증된 것이고 탄탄한 달리기도 그렇다. 출시 때 액면가격이 높지 않았나 싶지만 장비나 기능 리스트를 보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물론 최근 들어 다양한 프로모션이 시작돼 실제 구매가가 내려갔으니 가치는 더 올라갔다고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폭스바겐 모델 라인업 때문일 수 있다. 티록만 보면 꽤 좋은 차인데 가성비와 2열 공간 등에서 우수한 제타라든가 몇백만 원만 더 주면 티구안을 살 수 있으니까. 예쁘고 옵션 좋고 단단한 느낌은 마음에 드는데 소비자 입장에서 안전하고 익숙한 차들을 고르는 것 아닐까. 결국 내부 경쟁에서 혹은 상담 과정에서 설득하기 보다 쉬운 차를 팔고 있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시승 시간의 차이다. 짧게 타면 장비들의 혜택을 충분히 느끼기 어렵다. 익숙하지 않은 차를 타면 그저 운전하기 바쁜 데다 눈으로만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티록이 가진 장비들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충분히 길게 시승하는 게 좋다. 출발 전에 트렁크를 이리저리 바꿔 짐도 실어보고 스마트폰을 연결해 무선 미러링 서비스를 경험하며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티록은 크기나 가격에서 상대적으로 조금 긴 설득이 필요한 차는 맞다. 그럼에도 일단 구입한 사람은 섬세하고 꼼꼼한 만듦새에 만족도가 커질 거다. 티록은 그런 차다.

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조용히 묻히기엔 너무 아까워

BMW M235i 그란쿠페

 

M235i의 직렬 4기통 터보엔진은 력셔리 콤팩트 세단 중에서도 배기음이 꽤나 찰지고 날카롭다.

 

M235i 그란쿠페를 몰고 거리에 나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했던 것보다 재미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서울 시내에서 짧은 경험만으로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 차는 흔치 않다. BMW답지 않은 앞바퀴굴림 기반의 소형차에서 이런 재미를 느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어쩌면 과격한 ‘진짜’ M 모델이 아닌 M 퍼포먼스 모델이고, 상대적으로 평범한 아랫급 모델이 아니어서 더 그랬을 수도 있다. 지나치게 거칠지 않은 엔진 반응과 승차감, 너무 예민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직관적인 스티어링 반응, 피곤할 만큼 요란하지 않으면서 살살 가속을 부추기는 배기음 같은 것은 뻥 뚫린 고속도로가 아니어도 운전 좋아하는 사람을 즐겁게 할 만하다. 도심 도로에서 잠깐씩 만나는 빈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가속의 쾌감이 더해지면 과거 핫해치가 줬던 좋은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물론 2시리즈 그란쿠페는 해치백이 아니라 4도어 쿠페다. 스포티하고 세련되게 꾸미기는 했어도 4도어 세단이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뒷바퀴 뒤에 달린 트렁크가 차의 날랜 움직임을 거의 방해하지 않는다. 평범한 세단처럼 뒤 오버행이 길지 않기 때문이다. 2시리즈 그란쿠페 가운데도 M235i의 특징이겠지만, 덩치에 비해 넉넉한 306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는 엔진과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조합한 것도 주행 감각에 매력을 더한다. 뒤 서스펜션과 뒷바퀴로 전달되는 구동력이 높여주는 접지력은 웬만큼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차체 움직임을 더 듬직하고 차분하게 만든다. 

 

달리기 관점에서 보면 M235i 그란쿠페가 차 크기를 뛰어넘는 세련미와 재미를 겸비한 차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아랫급 2시리즈 그란쿠페들도 어느 정도 그런 유전자가 있을 것이다. 운전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잘 달리는 차는 늘 만족스럽다. 그런데 이런 차가 잘 팔리지 않는다고? 경쟁 모델이 대단히 출중하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성능만 놓고 보면 M235i 그란쿠페도 그리 빠지는 차는 아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성능이나 주행 감각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다.

 

 

달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차의 다른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고성능 모델이면서 고급 모델이기도 한 M235i는 실내 곳곳을 고급스럽고 화려한 가죽과 재치 있는 장식들로 꾸며 놓았다. 부분적으로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은 곳도 있지만, 넓게 보면 눈에 띄는 부분은 대부분 고급스럽다. 1시리즈 해치백과 뚜렷하게 차별화하지 않은 게 딱히 흠잡을 부분은 아닌 듯하다.

 

눈에 보이는 장비들도 꽤 잘 갖춰놓았다. 운전대 너머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컬러로 정보를 표시하고,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 스크린 모두 10.25인치 풀 LCD 디스플레이를 달았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로 스마트폰을 연동해 쓸 수 있고, 무선 충전장치도 있다. 뒷좌석에 탄 사람을 위해 공기배출구와 두 개의 USB-C 포트를 달아놓은 것도 좋다. 어느 좌석에 앉든 모바일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사람들이 일상을 이어나가기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을 듯하다.

 

그런데 요즘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주행 보조장치들은 조금 부실해 보인다. 대부분 경고 기능만 있을 뿐 위험한 상황에 시스템이 직접 개입하는 것은 별로 없다. 크루즈컨트롤도 평범한 속도 유지 기능뿐이다. 4000만 원대인 218d나 220d라도 섭섭하겠는데, 값이 6000만 원을 넘보는 M235i에도 그런 기능들이 없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아쉬운 점은 뒷좌석에 앉았을 때도 발견할 수 있다. 좌석 너비와 높이, 각도가 주는 만족감과는 별개로 머리와 무릎 공간은 흡족한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4도어 쿠페 성격상 평범한 세단보다는 실내 공간에서 뒷좌석 비중이 낮은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 부분은 직접 경쟁하는 메르세데스 벤츠 CLA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더 커진다. 적어도 CLA는 지금의 2세대로 넘어오면서 이전보다 나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메르세데스 벤츠는 뒷자리가 좀 더 넉넉한 A클래스 세단이라는 대안도 있지만 2시리즈는 그란쿠페가 세단 수요까지 끌어안아야 한다.

 

차의 설계를 뜯어고치지 않는 한 차체 형태나 거주성의 한계는 극복할 수 없다. 그렇다면 다른 몇 가지 해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몇몇 다른 브랜드 소형차처럼 최소한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이라도 넣어 ADAS를 소홀히 여기지 않았다는 제스처를 보여준다거나 보편적 성격을 지닌 아랫급 모델에도 가솔린 엔진을 넣어 디젤 엔진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입견을 피하거나, 차의 스타일리시함이 더 돋보일 수 있는 실내외 패키지를 기본 사항에 추가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차의 잠재 가치를 알 수 있는 사람들을 집중 공략하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 글을 시작할 때 이야기했던 이 차의 진짜 매력인 차를 모는 즐거움을 강조하는 것이다. 뒷바퀴굴림 방식으로 이미지를 쌓아온 BMW가 앞바퀴굴림 기반의 차로 고성능이나 운전 재미를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거다. 그러나 또 다른 시장으로의 확장을 위한 경험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지, 방법이 없다. 이대로 묻히기에는 차가 가진 장점들이 너무나 아깝다.

류청희(자동차 평론가)

 


 

꼭 스포츠 세단에 연연할 필요는 없잖아?

캐딜락 CT4

 

1000분의 1초 단위로 노면을 스캔해 스스로 댐핑력을 조절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덕분에 고속으로 달리더라도 좀처럼 불안함을 찾아볼 수 없다.

 

캐딜락을 처음 타본 건 10년 전이다. 차종은 CTS 쿠페. 캐딜락 엘도라도 이후로 캐딜락을 제대로 눈여겨본 건 처음이었다. 캐딜락 엘도라도라니. 미국 자동차 황금기 시절의 상징, 그러니까 반세기 전 모델 이후로 캐딜락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뜻이다. CTS 쿠페는 관심이 생겼다. 캐딜락을 알든 모르든, 자동차에 관심이 있든 없든 멈춰 바라보게 했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당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안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거라 기대했다. 워낙 인상이 강해서. 1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기대‘만’ 한다. 그사이 캐딜락 모델 라인업이 바뀌었다. 세대도 바뀌었다. CTS 아래에 ATS가 등장했고, ATS는 CT4로 모델명이 바뀌었다. ‘스포츠 세단’이라는 새로운 방향성도 세웠다. CT4가 경쟁 모델 사이에서 약체로 꼽혔을 때, CTS 쿠페가 떠오른 건 어쩔 수 없다. 그때 이후로 캐딜락이 그 이상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진 못했다는 뜻이니까. CT4는 10년 세월만큼 성숙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CT4의 외관은 여전히 성벽 같은 각이 살아 있다. 하지만 흐른 세월만큼 깎이고 마모한 부드러움을 품었다. 면과 면, 각과 각이 만나는 부분을 동그스름하게 연마했다. 헤드램프의 크기와 뾰족한 각도 한층 누그러뜨렸다. 전체적으로 더 매끈해진 건 맞다. 하지만 호기가 느껴질 만큼 과감한 인상은 사라졌다. 좋게 말하면 성숙해졌고, 아쉬움에 집중하면 보편성과 타협한 느낌이다.

 

전보다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는 인상이지만, 주변을 휘어잡는 강렬함은 적어졌다. 애초 과감한 방향성에 환호했기에 아쉬움이 먼저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캐딜락을 캐딜락답게 하는 디자인 요소가 살아 있다. 다른 브랜드와 선을 그을 정도로 또렷하다는 건 확실한 강점이다. 장식을 배제하고 각을 살리며 고유한 실루엣을 살린다. 

 

 

문제는 실내다. 실내는 외관이 형성한 긍정적 감흥을 잊게 한다. 최신 자동차는 실내가 외관보다 몇 배속 빠른 흐름으로 바뀐다.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실내를 점령한 이후로 대세가 됐다.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통해 어떻게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느냐로 인테리어의 수준을 가늠한다.

 

 

CT4는 몇 년 전 자동차 실내를 보는 기분이다. 계기반에는 여전히 아날로그 태코미터가 움직이고,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8인치로 아담하다. 그렇다고 편의장치가 없는 건 아니다. 스마트폰 연결성 좋고, 무선 충전 되고,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있다. 있는데도 투박한 인상이 실내를 장악한다. 좋게 말하면 중후하고, 말끝 날카롭게 세우면 고루하다. 단, 질감이 떨어지진 않는다. 두툼한 가죽시트는 안락하게 감싼다. 이곳저곳 손끝에 닿는 느낌도 좋다.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질감이다. 다만 인테리어 감각이 아쉬울 뿐이다. 결정적이다.

 

 

CT4는 스포츠 세단을 지향한다. 한적한 도로에서 몇 번 가속페달을 밟아보면 의도가 느껴진다. 2.0ℓ 터보 엔진으로 꽤 힘 있게 밀어붙인다. 반응하는 사운드도 자극적이다. 캐딜락이 자랑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을 적용한 하체는 부드럽고도 끈질기다. 게다가 제동은 명성 높은 브렘보 브레이크에 맡겼다. 스포츠성을 구현할 재료로 질 좋고 풍성하다.

 

하지만 완성된 요리는 예상과는 조금 달랐다. 재료는 좋은데 조화롭지 못하다. 한데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내기보다는 재료가 각각 자극한다. 역동성을 위해 반응을 빠르게 한 건 좋은데 좀 급한 편이다. 사운드는 가속페달 밟는 정도보다 몇 옥타브 높다. 브레이크는 초반 반응이 꽤 예민하다. 각각 스포츠성을 반영하지만, 운전자는 사뭇 피곤할 때가 있다. 물론 부드럽게 운전하면 안락하고 탄탄하다. 스포츠 세단이라는 단어에 집중하면 단점이 드러난다. 경쟁 모델을 떠올리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CT4의 단점만 얘기했지만, 단점에 집중하니 돌파구가 보였다. 방향의 전환. 스포츠 세단보다는 ‘아메리칸 럭셔리’에 집중하면 어떨까 싶다. 굳이 험난한 길보다는 잘하는 쪽에 승부수를 던지는 게 승산이 높다. CT4를 타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두툼한 질감이다. 캐딜락이 주창하는 ‘볼드 럭셔리’와도 맞닿는다.

 

 

CT4의 안팎은 스포츠보다는 럭셔리에 더 어울린다. 디자인이 그렇고, 실내의 질감이 그렇다. 운전대를 감싸는 두툼한 가죽, 허리와 엉덩이를 받치는 풍성한 시트는 은근히 포만감이 느껴지는 안락함이다. 물론 적당한 탄력도 기분 좋게 한다. 부드럽지만 흐물거리지 않는, 그러면서 두툼한 질감은 독일 브랜드가 주지 못하는 장점이다.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로 조율한 하체 감각 역시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이 질감에 스포츠성은 글쎄, 어울리지 않는다. 게다가 콤팩트 세단의 가치가 꼭 스포츠성일 필요도 없다. 오히려 콤팩트한 차체에 남다른 고급스러움은 차별화 요소로 힘을 얻는다.  

 

이 관점으로 접근하면 CT4는 달리 보인다. 부드럽게 운전할수록 가치가 드러난다. 물론 실내가 간결하면 더 좋겠지만, 다음을 기대해볼 수 있다. CT4가 풀어야 할 숙제다. 다행히 가진 재료가 괜찮다. 

김종훈(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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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장현우(장현우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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