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되돌아본 2021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

‘다사다난’, 이 한마디로 충분한 올해 우리나라 자동차업계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2021.12.19

 

특정한 직업을 갖고 있으면 시간의 흐름이 매우 빠르게 느껴진다. 특히 한 달 단위로 작은 마무리가 필요한 일들이 그런데, 1년 365일을 열두 개의 달로 압축해 사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문지 기자 시절과 월 단위로 판매 마감을 하던 모 수입차 브랜드 지점장을 하던 때 모두 그랬다. 특히 12월은 분기 마감이나 반기 마감과는 다른 짜릿함이 있다.

 

매년 이맘때 느끼는 거지만, 역시나 올해도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2020년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충격 속에서 지나갔다면, 약간은 익숙해진 올해는 11월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을 맞이하게 됐다. 완벽한 치료제가 없어 아직 불안함은 있지만, 그래도 빨리 예전으로 회복했으면 싶은 마음은 크다. 물론 그동안 특별히 고통받은 이들에게는 어떤 방법이라도 보상이 필요하다.

 

자동차는 어땠을까? 반도체 대란 속에서 프리미엄 국산차의 대중적 확대와 슈퍼 럭셔리 시장의 폭발적 확장, 전기차 시장의 본격 개막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사실 2020년 국내 자동차 시장은 전에 없던 호황을 누렸다. 거의 187만 대가 팔렸는데, 이는 2019년 대비 5% 이상 늘어난 숫자다. 전 세계적으로 적게는 6%에서 많게는 약 20%까지 판매가 줄어든 데 비하면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증가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런데 올해는 국산차의 경우 작년만큼의 판매량이 나오지 않고 있다. 승용차와 1톤 미만 트럭까지 합친 판매량으로 비교할 때, 10월 기준 작년에는 130만 대를 넘겼지만 올해는 115만 대에 그치고 있다. 거의 10% 가까이 줄었다. 특히 달이 바뀔 때마다 특정 모델 판매량이 치솟았다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됐다. 이는 세계를 휩쓸고 있는 반도체 대란의 영향이다. 제한적으로 공급되는 반도체에 따라 생산량이 조절되고, 그에 따라 고객 인도가 늦어지는 현상이 되풀이된 것이다.

 

물론 회사마다 판매량 감소 폭의 차이는 있다. 같은 기간 르노삼성이 8만 대에서 4.7만 대로, 쉐보레가 6.7만 대에서 4.9만 대로 줄었고 작년 판매 감소 폭이 컸던 쌍용자동차는 7만 대에서 4.4만 대가 됐다. 감소 폭으로 보면 르노삼성이 가장 크다. 기아도 46만 대에서 44만 대, 현대차도 54만 대에서 46만 대로 감소량 면에서는 가장 많다. 반면 제네시스는 벌써 11만 대가 팔려 작년 1년 동안의 누적 판매량인 10만 대를 일찌감치 넘겼다. 국산차 가운데 브랜드 기준으로 판매가 늘어난 건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뿐이다.

 

이렇게 프리미엄 브랜드와 고성능, 스포츠 모델이 잘 팔리는 경향은 수입차도 비슷하다. BMW, 포르쉐와 볼보는 올해 10월까지 판매량이 작년 한 해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이고, 벤틀리와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는 작년 누적 판매량을 이미 넘어섰다. 이를 부익부 빈익빈 또는 양극화라고 비난할 필요는 없다. 이들 슈퍼 럭셔리 시장이 뜨거운 것은 첨단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부를 축적한 새로운 고객들 덕분이다. 이런 차들을 주변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나마 팬데믹이라는 폭풍 속에서 피어난 꽃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은 전기차다. 이미 판매 중인 기아 니로는 택시 등으로 많이 팔리며 도심 공기질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E-GMP 기반 3형제인 아이오닉 5와 EV6, GV60는 비록 아직까지는 높은 가격 때문에 대중적이라 하기에는 힘들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확실히 성공했다. 어쩌면 역사는, 2021년을 대한민국 전기차의 원년으로 기억할지도 모른다.

 

내년에는 어떻게 될까? 자율주행 3단계에 해당하는 G90가 나오고, 폭스바겐을 비롯한 여러 수입차 회사에서 본격적으로 전기차 공세를 시작할 것이다. 서울모터쇼가 내연기관을 뜻하는 ‘모터’를 버리고 서울 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바꾼 것처럼,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알 수 없을 정도다. 누구든 익숙함을 벗어나는 건 두렵다. 하지만 싫건 좋건 어차피 마주하게 될 일이라면 기대를 품는 건 어떨까. 피곤한 여정일지라도 우리는 멋진 해가 수평선에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동해로 떠나지 않는가.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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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PHOTO : 각 브랜드 제공,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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