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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북미 전기차 시장 키워드: “누가 테슬라의 확장을 막을 수 있을까?”

2022년 북미 전기차 시장은 급성장기에 접어들 것이다. 주정부와 연방정부는 내연기관차의 목을 죄고, 기존 완성차 제조사부터 스타트업까지 모두 저마다의 무기를 들고 출발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경쟁은 치열하고 시장은 팽창하지만, 주인공은 여전히 테슬라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2022.01.20

 
2020년 9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 대변혁을 불러올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2035년 이후 캘리포니아주 내에서의 가솔린 자동차 판매를 금지한다는 게 골자였다. 명확한 시점까지 정해 가솔린 자동차 퇴출을 못 박았으니 완성차업계에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게다가 연방정부의 의지도 확고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미국 내 신차의 5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이를 지원할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제 전기차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얼티엄 플랫폼 앞에서 전기차 계획을 발표하는 메리 배라 GM CEO
 
미국 브랜드 중에서는 GM의 행보가 이목을 끈다.  GM은 2025년까지 100만 대 이상 전기차 양산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며 얼티엄 플랫폼 기반 전기차 30여 종을 출시한다는 비전도 내놨다. 여기에 LG화학과 손잡고 ‘얼티엄셀’을 설립해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대규모 배터리 생산공장을 세운다.
 
메리 배라 CEO는 2022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GM의 전동화 전략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힐 계획이다. 2022년 출시할 캐딜락 리릭은 GM 전기차 역량의 척도가 될 것이다.
 
 
포드는 전기차를 얼마나 똑똑하게 만들지에 더 관심을 둔다. 포드는 구글과 손잡고 2023년부터 자사 모델에 구글 어시스턴트와 안드로이드 오토, 구글맵 서비스를 탑재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 커넥티비티 시장에서의 우위를 도모한다.
 
포드는 전기차 마하-E 판매 호조와 함께 2022년 출시 예정인 F150 라이트닝 전기픽업 예약이 16만 대를 넘기는 등 전기차 수요 증가에 고무된 분위기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향상이 이뤄지면 커넥티비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유럽 브랜드 중 우선 눈길을 끄는 브랜드는 폭스바겐. 폭스바겐은 MEB 플랫폼 기반 ID.4를 독일에서 공수해 2021년 초 미국에 투입했다. 이어 테네시주 채터누가 공장에서 미국형 ID.4의 생산 및 출고를 시작했다.
 
슈퍼차저에서 충전 중인 테슬라 모델 3
 
2022년에는 이 공장에서 전기차 대량생산을 본격화한다. ID.4는 미국 내에서 2021년 3분기에만 6049대가 팔렸다. 2021년 누적판매는 1만2279대. 2022년 판매는 이보다 늘 게 분명하다.
 
일본 브랜드 중에선 토요타의 첫 순수 전기차 BZ4X가 눈에 띈다. 토요타는 2025년까지 70여 종의 전기차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BZ(Beyond Zero)라는 이름의 브랜드를 설정했다. 전기차 전용 E-TNGA 플랫폼 기반의 BZ4X는 크로스오버로, 71.4kWh 배터리팩에 전륜 싱글 모터와 듀얼 모터 버전으로 나온다.
 
예상 판매시점은 2022년 중반이다. 한편 2세대 리프로 쓴맛을 본 닛산은 2022년 가을 전기 크로스오버 아리야(Ariya)를 내놓는다. 예상 최대 주행거리는 482km. 2022년 기대주 중 하나다.
 
 
점점 강해지는 테슬라, 그 뒤를 쫓는 스타트업들 
이쯤 되면 테슬라의 대응이 궁금하다. 미국 언론은 전기차 새 모델을 공개할 때면 으레 ‘테슬라 킬러’라는 자극적 제목을 붙이곤 한다. 하지만 시가총액으로 비교할 만한 제조사가 없을 정도로 테슬라는 이미 독보적 존재다. 2022년에도 미국 전기차 트렌드는 결국 테슬라가 이끌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유는 두 가지. 배터리, 그리고 자율주행이다.
 
테슬라는 LFP 배터리 적용 확대를 선언했다. LFP 배터리는 주행거리가 짧지만 원가 경쟁력이 좋다. 테슬라는 2021년부터 중국산 모델 3와 Y에 LFP 배터리를 적용해 가격을 낮췄다. 이어 2022년부터는 미국 시장 모델에도 일부 적용할 전망이다.
 
GM 얼티엄 플랫폼. GM은 이를 기반으로 30여 종의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테슬라는 2022년에 아키텍처 변화와 LFP 배터리 확대 적용 등으로 2만5000달러(약 2960만 원)대 전기차 생산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모델 2가 현실화하고 있다.
 
여기에 2022년부터 학습 능력이 뛰어난 도조(DOJO) 컴퓨터도 도입한다. 도조는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학습용 슈퍼컴퓨터로, 경쟁업체들이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부분이다. 방대한 데이터처리 속도와 인공지능 아키텍처 등을 고려할 때 테슬라와의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듯하다.
 
루시드 생산라인의 페인트 숍. 루시드는 2022년 전기차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
 
어쩌면 테슬라의 진짜 경쟁자는 미국 내 스타트업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전기차 스타트업의 장점은 협업과 전문가 영입, 그리고 아이디어 구체화에 빠르다는 것. 루시드는 테슬라 부사장 출신 버나드 체가 설립한 회사다.
 
그는 배터리 분야 미국 최고의 엔지니어로 꼽히는 인물이다. 루시드 에어는 118kWh와 112kWh 두 가지 배터리팩을 사용하는데 최대 836km에 이르는 주행거리가 강점이다. 루시드는 2022년에 약 2만 대의 에어 세단을 만들 계획이다.
 
아마존이 선택한 전기차 브랜드 리비안은 2021년 9월 말 기준 픽업 R1T와 SUV R1S 4만8390여 대의 사전 예약을 받았고, 아마존으로부터 확보한 10만 대의 상업용 전기밴 생산도 진행 중이다. R1T 픽업의 고객 인도가 이미 이뤄지고 있고, 2022년 
 
닛산의 2022년 기대주 아리야 전기차
 
1월부터는 R1S의 고객 인도도 진행한다.
그런데 루시드나 리비안 모두 가격이 만만치 않다. 미국 현지 판매가격 기준 6만 달러 후반에서 7만 달러(약 7100만~8200만 원) 후반으로 미 연방 전기차 보조금 최대치(약 880만 원)를 적용해도 비싸다. 그래서 3만700달러(약 4380만 원)대 가격을 내세운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피스커다.
 
애스턴마틴 디자이너 출신인 헨릭 피스커는 지난 2007년 피스커 오토모티브를 설립해 한때 전기차의 아버지로 불렸으나, 2014년 파산 후 2016년 피스커 주식회사로 다시 돌아왔다. 피스커는 오스트리아의 마그나 슈타이어에 전기 SUV 오션(Ocean) 생산을 맡겨 가격을 낮추고, 온라인으로 예약을 받는다. 본격 생산은 2022년 하반기.
 
신생 스타트업 알파모터스의 사가
 
한편 복고 디자인과 퍼포먼스를 통해 주목받는 브랜드도 있다. 바로 알파모터스다. 아직 생소한 브랜드지만, 2021 LA오토쇼가 올해 신설한 친환경차 어워드 지바스(ZEVAS)에서 쿠페 부문을 수상했다. 2020년 설립한 알파모터스는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본사를 두고 있다. CEO는 디자이너 출신 에드워드 리. 알파모터스는 2021 LA오토쇼에 세단 에이스(ACE) 기반의 4인승 전기세단 사가(SAGA)를 전시해 주목받았다.
 
2022년 고객 인도 예정인 리비안의 전기 SUV R1S
 
북미 자동차 시장의 패권을 향한 전기차 대전 
2022년 미국 전기차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과연 누가 테슬라의 확장을 막을 것인가’이다. 미국 내 신차 판매에는 딜러 유통망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테슬라는 온라인 판매로 이 결정적 난관을 극복했다. 여기에 강력한 레몬법은 미국인들의 온라인 구매에 대한 염려도 덜어준다.
 
레몬법은 신차 구매 후 1년 이내에 동일한 중대 하자가 2회 이상, 일반 하자 3회 이상이 있으면 제조사에 신차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딜러망을 갖추지 못한 스타트업 전기차 브랜드들이 테슬라처럼 온라인 판매를 잘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다.
 
유통망 탓에 스타트업들의 영향이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 때문에 결국은 기존 완성차업계의 전기차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한국 브랜드도 그중 하나다. 2022년 판매를 앞둔 현대 아이오닉 5는 최근 미국 환경보호청(EPA)으로부터 공식 주행거리 약 487km(롱레인지 RWD 버전)를 인정받았다.
 
미국에서도 충전소 확대가 급선무다
 
기아 EV6 역시 이와 비슷한 EPA 인증 최대 주행거리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둘 다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추고 350kW 초고속 충전기를 통해 18분이면 10~80% 충전이 가능하다.
 
여기에 레벨2 자율주행을 탑재했고, 현대 아이오닉 5의 경우 구매시점 기준 2년간 협업한 충전 사업체 네트워크를 통해 무료 충전 혜택도 제공한다. 여기에 베이스 모델(SE 스탠더드 레인지) 시작가격도 3만9700달러(약 4700만 원)로 전기차 보조금을 더하면 괜찮은 편이다.
 
 
미국 소비자들 역시 아직까지는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충전 인프라 때문에 망설인다. <컨슈머 리포트>가 2020년 12월 미국 운전자 333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9%가 482km 이상 주행거리를 원한다고 밝혔다. 2021년 11월의 <콕스 오토모티브> 자료도 최소 350km 정도는 되어야 고려 대상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소비자 반응을 실었다.
 
현재 캘리포니아에는 7만3000곳 이상의 충전소가 있고, 2025년까지 12만3000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2025년까지 충전소 25만 개를 설치한다는 주정부 목표에 크게 못 미친다. 고속 충전기 확보도 시급하다.
 
미국의 대형 충전소 네트워크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 현대는 물론, 루시드 등 신생 전기차 브랜드들과의 협업도 진행한다
 
어쨌든,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한 미국 내 충전 인프라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5억 달러(약 5900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게다가 대중 브랜드들도 2022년부터 주행거리 350km 이상의 전기차를 투입한다.
 
치솟는 미국 내 유가도 전기차에 대한 관심을 부추긴다. 여러 이유로 2022년 미국 전기차 시장은 흥미로울 것이다. 누가 테슬라에 제동을 걸고, 자율주행과 배터리 신기술 우위를 점할까? 자동차 회사들의 2022년 전기차 성적표가 벌써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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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폴황(미국 현지 에디터)PHOTO : 각 브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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