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CTRICAR


다가올 미래 가상 체험기 : 2037년의 어느 날

우리는 과학자들, 자동차 회사 경영자들, 예측전문가들에게 15년 후 중산층 미국인의 평범한 일상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물어보았다. 그들의 하루하루가 어떻게 흘러갈지 말이다. 우리가 지금 기사나 리포트에서 보는 것들이 얼마나 현실화 되어있을지도 물어보았다. 그런 대화를 통해 완성된 이 에세이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자동차를 포함한 ‘내일 탐험기’다

2022.03.16

 
평범한 청년 조가 드디어 눈을 떴다. 그의 스마트 하우스는 10분 동안 그를 깨우려고 노력했다. 창문의 블라인드가 시간에 맞춰 열렸고 조명이 점점 밝아져 바깥의 우울한 날씨를 떨쳐냈다. 화장실 거울에 비춰지고 있는 아침 뉴스가 들려왔다. 전기 진동 소리가 바깥에서 희미하게 들리더니 배달용 드론이 집 앞에 택배 내려놓는 소리가 들렸다.

밤새 폭풍우가 휘몰아쳤다. 조는 차고에 있는 전기 픽업이 집에서 전기를 얻고 있는지, 혹은 반대로 픽업이 발전기 역할을 하며 집 안 전자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지 궁금했다. 어쨌든 이제 더 이상 정전을 안 겪어도 된다는 건 좋은 일이다. 알렉사가 정전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해주었다.
 
전기 픽업과 전기 크로스오버차는 이미 충전을 끝냈다. 집과 자동차들과 전기망이 서로 소통하며 자동차를 언제 충전하면 좋을지 결정한다. 집에서 충전하는 게 가장 저렴하지만 가끔씩 조가 좋아하는 커피바에서 충전하는 편이 더 나을 때도 있다. 그가 커피를 마시는 동안 충분한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으니 말이다.

조는 그리 오래 지나지 않은 과거를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그때는 운전자들이 언제 어디서 전기차를 충전해야 할지 늘 걱정하곤 했다. 앱과 지도를 확인하며 각 자동차에 맞는 충전소를 찾아야 했다. 오늘날에는 표준화된 급속 충전기가 어디에나 있고 어떤 모델에든 호환된다.
 
그리고 새로 지은 최신식 다리나 주차 공간, 택시 정류장도 무선 충전패드 역할을 한다. 만약 필요하다면 이동식 충전기를 자동차 회사들의 컨시어지 서비스로 배달받을 수 있다. 기업들은 무료 충전을 제공해 고객을 유치하려 한다. 이제는 주유소에서 지저분한 주유기를 연료탱크가 가득 찰 때까지 잡고 기다렸던 게 야만적으로 느껴진다. 거의 다 전기충전소로 바뀌어서 오히려 주유소 찾기가 어려워졌다.
 
조는 오늘 사무실로 출근해야 할까?
조의 스케줄은 그가 홈 오피스에서 업무를 다 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 하지만 샤워하는 동안 진행한 보디 스캔과 감정 모니터들은 바람도 쐴 겸 사무실에 가는 것도 좋겠다고 제안한다. 그의 생체 패턴은 날씨와 교통량을 체크한 후, 조가 일하러 가기에가장 적합한 시간을 알려줄 것이다.

사무실로 향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알렉사가 교통량이 적다고 알려주면 SUV를 타고 138.2kg·m의 터질 듯한 토크를 느끼며 드라이브를 즐길 것이다. 오늘날의 차들은 정말 직관력이 뛰어나다. 마치 한쪽 방향으로 가라고 명령받은 말처럼 스스로 알아서 브레이크를 밟고 스티어링 휠을 돌려 운전자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간다. 심지어 차선 변경도 알아서 척척 한다.

아니면 자율주행 모드로 변환해 자율주행차 전용 고속주행 차선으로 달리며 편안히 앉아 첫 회의를 준비할 수도 있다. 자동차 간 네트워크는 달리고 있는 차끼리 대화가 가능하도록 해주고, 기반시설에서 데이터가 흘러 들어온다.

도로 위, 교차로, 표지판 등에 있는 센서들에서 말이다. 이렇게 연결된 차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게 놀랍지도 않다. 어쩌면 조의 다음 차는 완전 자율주행차일 수도 있다. 스티어링 휠과 페달이 아예 없는, 내부가 사무실처럼 꾸며져 운전은 오로지 음성 명령만으로도 할 수 있는 그런 차를 상상한다.

2037년에는 거의 모든 완전 자율주행차들이 무리  지어 카셰어링 서비스 형태로 운영된다. 하지만 비용과 안전 문제만 해결하고 나면 개별 자율주차 모델들이 등장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조는 사무실에 도착한 후 주차요금 낼 필요 없이 자동차를 다시 집으로 보낼 수도 있다. 주요 고속도로들에 새로운 전용도로가 생겨나고 있다.
 
수십 년 전 다인승 전용차선이 더해졌던 것처럼 말이다. 기존의 다인승 전용차선들은 지금 자율주행차 전용차선으로 바뀌었다. 새 차선들은 컴퓨터 통신으로 계산한 주행거리, 주행 시간, 교통체증, 배출가스량에 가격을 매긴다. 그렇게 정리한 월별 주행비는 당신의 운전 습관과 요금을 보여준다.

조의 집은 어떤 날 에너지 소비가 높은지 알려주고 그때 어떻게 하면 전기차를 집 전기망에 연결해 전기를 되팔 수 있을지, 그래서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전기차를 집에 두는 게 좋다고 하면, 음성 명령만으로 간단히 자율주행 카셰어링 서비스를 부를 수 있다. 비용은 조금 지불해야 하지만, 귀찮음을 해소하는 편이 낫다.
 
아니면 아예 옛날 방식으로 대중교통을 타도 된다. 전기버스, 기차, 페리들이 생겨나 여러 교외 지역에서 시내까지 더 효율적으로 연결해준다. 거의 60만 대의 수소버스가 다닌다. 대중교통도 발전해야만 했다. 그의 부모님은 열악한 환경에서 오래 기다리며 도시 간 연결도 별로이던 어린 시절의 악몽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가끔 조는 그가 버진의 하이퍼루프 하이스피드 진공 튜브가 있는 도시에서 살거나, 아니면 일론 머스크가 화성 식민지화를 꿈꾸며 지구 벤처사업에 흥미를 잃어가기 전에 더 많은 지하통로를 만들어 놓았더라면 좋았을 거라고 상상한다. 지구에서는 드론으로 가득 찬 하늘에 비행 자동차들까지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 비행 자동차 보급은 예상보다 느려졌다.
 
 
휘발유 냄새를 기억하며
조는 자동차 문화가 얼마나 바뀌었는지 새삼 놀라움을 느낀다. 그의 아이들과 친구들은 더 이상 자동차를 그가 자라며 바라보던 관점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가솔린 엔진에서 나오는 소리와 냄새를 좋아했지만 신세대들은 매연이나 자연에 끼치는 악영향을 보며 눈살을 찌푸린다. 피스톤에 불을 붙이는 건 이제 완전 구식이다. 오늘날 도로를 누비는 가장 빠른 차들도 다 전기모터로 달린다.

자동차 회사들은 그들의 쇼룸을 여러 모양과 크기의 전기차로 가득 채웠다. 입문용 전기차는 더 긴 주행거리를 제공해주는 반도체 배터리 덕분에 가격이 낮아졌다. 그에 더해 배터리 화학에도 중요한 돌파구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적으로 전기차를 소유하는 비용이 아주 낮아졌다.

오늘날의 자동차에 들어가는 기술 수준은 이제 궤도를 벗어나서, 좋은 사양을 모두 갖춘 하이엔드급 차를 사려면 조가 그의 첫 집을 장만했을 때만큼의 비용이 든다. 부자들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이엔드 럭셔리 모델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항상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전기차 가격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첫 구매자들은 아직 헤매기도 한다. 개인 차를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도 주차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 차를 포기하더라도 운송수단의 선택지는 충분히 존재한다. 어떤 사람들은 여러 종류의 차를 빌려 탈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선호하기도 한다.

젊은 운전자들은 자동차를 다른 방식으로 좋아한다. 자동차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서 운전자와의 연결을 항상 유지한다. 지속적인 온라인 업데이트는 자동차를 더 오랫동안 탈 수 있게 해준다. 자동차 설정과 서비스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데, 대표적인 예로 커스터마이징한 음악 플레이리스트가 있다.
 
게이머들은 일반적이지 않은 요크 스티어링 휠을 사용한다. 비건과 환경주의자들은 동물을 사용하지 않은 직물과 지속 가능하고 재활용 가능한 재료를 쓴 제품을 선호하는데 이제 이는 일반적인 것이 되었다. 이제 현대적 자동차에서는 기능과 재미가 우선이다.
 
킥-가스 목장 방문
하지만 조는 향수를 느낀다. 이번 주말 조와 조앤은 킥-가스 목장에 트랙 타임을 예약했다. 그곳에는 이제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 수제 블랙윙 4.2ℓ 트윈 터보 V8 엔진을 얹은 2019년형 캐딜락 CT6-V가 있다. 으르렁대는 엔진이 달린 차들은 마치 승마처럼 오락이 되었고 더 이상 주요 운송수단의 역할은 하지 않는다. 재생 가능한 휘발유로 달리는 550마력의 옛날 스타일 주말 오락이 된 것이다.

목장은 당연히 도시 외곽에 있다. 내연기관차들은 도심 운행이 허락되지 않는다. 만약 조가 시내로 가고 싶다면, 캐딜락을 외곽 주차장에 세워놓고 경전철이나 전기 스쿠터, 인력거, 전기자전거 또는 로보택시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아주 간단하다. 운송수단을 갈아탈 때마다 걸리는 시간과 이용 가능 여부는 앱에 다 나와 있어 기다릴 필요가 없다. 미세한 방향 안내가 도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또 건물 입구가 어느 쪽인지 알려준다.

자동차 회사들은 연소 엔진이 달린 차를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까지 엔진이 달린 하이브리드차나 구형 내연기관차를 볼 수는 있다. 2021년에도 간간이 유선 전화기를 볼 수 있었듯이 말이다. 사람들이 자동차를 보통 15년 이상 소유하니 배기 머플러를 뒤에 달고 있는 차들도 당분간은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카뷰레터 같은 부품을 고칠 수 있는 정비사들도 아직 있다. 하지만 매년 V2V 기능(자동차 간 소통)이 없는 차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면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커넥티드 서비스를 갖춘 완전 전기차로 바꾸고 있는 추세다. 가장 좋은 조건과 정부 지원은 모조리 전기차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정부는 탄소를 배출하는 자동차에 15% 세금을 부과한다.

조는 아직도 모터쇼나 전시회에 직접 가는 걸 즐긴다. 물론 옛날식이지만 말이다. 온라인에서 가상으로 이런 곳들에 가서 마치 진짜 보고 느끼는 듯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직접 잔디를 밟으며 예전 자동차들을 예술 작품처럼 감상하거나, 모터쇼에서 직접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게 즐겁다. 주말에는 E-레이싱과 로보카 레이싱을 본다. 또한 나스카나 포뮬러 1도 보는데, 여기에도 최신 전기 파워 유닛이 연신 등장한다.
 
 
자동차의 지각변동
아직 업계를 이끄는 핵심 자동차 회사들은 존재하지만 그들 중 많은 수가 서로 힘을 합쳐 전기화로의 변환, 자율주행 등 선행기술 개발, 그리고 공장과 설비의 현대화에 필요한 거대한 비용을 나눠 부담하고 있다. 마쓰다나 스바루처럼 작지만 반항심을 보이던 브랜드들은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제의를 받아 더 큰 회사들의 자회사가 되어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이제 폭스바겐과 나란히 글로벌 핵심 제조사로 자리 잡았다. 예전 크라이슬러이던 회사는 PSA와의 합병을 돌이켜보며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웃음 짓는다.

하지만 조가 진정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변화는 빅 테크 회사들과 중국 회사들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점차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애플은 드디어 시장에 그들의 자동차를 선보였다. 거의 바퀴 달린 모바일 기기라고 볼 수 있는데, 놀라운 기술과 개인화가 디자인이나 운전 경험보다 더 주목받으며 소비자들을 끌어모은다.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던 그대로다. 오늘날 길에서 달리는 여러 새로운 브랜드들은 대부분 중국 회사인데, 전통적 제조사들과도 경쟁할 수 있는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비용을 낮춰(품질은 점차 나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낮았던 입문용 차들을 만들고 있다.
 
또한 많은 스타트업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데,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에 비해 접근이 쉬워진 면도 있겠지만 그만큼 니치 플레이어들이 버텨내기가 힘들어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자동차 차체 제작은 커스터마이징 형태로 다시 돌아와, 스케이트보드 전기차 섀시에 맞춰질 수 있다(이를 톱햇(top hats)이라 부른다).

기나긴 하루가 끝나갈 즈음 조는 SUV의 자율주행모드를 켜고 고속주행 차선으로 접어들어 집으로 향한다. 달리면서 그는 알렉사에게 저녁을 주문하라고 시켰다. 자동차가 조의 집 도착 시간이 오후 7시 2분이라고 알려주고, 조는 저녁 배달 드론이 7시 15분에 도착하도록 주문한다. 주문한 태국식당에 드론이 부족해 딜리버리 로봇이 배달할 예정이다. 요즘 거리는 음식 배달 로봇들로 붐빈다.

주문을 마친 조는 다시 자리에 편안히 앉았다. 안전벨트에 달린 모니터들이 그가 살짝 불안해하고 있고 혈압이 약간 올랐다고 알려준다. 건강 체크를 할 완벽한 타이밍이다. 자동차 실내등은 부드러운 톤으로 변하고 공기필터에서는 재스민과 레몬 향이 나와 실내를 가득 채운다.

따뜻한 좌석은 조를 마사지해주고 알렉사는 어떤 음악을 듣고 싶냐고 묻는다. 2037년의 일상은 이 정도 수준에 다다라 있다.
 

의견을 내준 전문가들
 
제프 알렌
비영리단체 포스 모빌리티(Forth Mobility) 전무. 스마트 운송수단의 빠른 활용을 목표로 한다.
 
베티나 트라츠 라이언
독일에 기반을 둔 연구 및 자문기관 가트너 연구소 부사장.
 
길 프랫
토요타 수석 과학자이자 선임 연구원, 토요타 연구소 CEO.
 
샘 피오라니
세계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 오토포캐스트 솔루션 부사장.
 
그렉 맥과이어
미시간 대학 자동차기술연구소 M시티 부책임자.
 
헨릭 피스커
전기차 생산업체 피스커 Inc.의 CEO.

 

 

 

모터트렌드, 자동차, 전기차, EV, 미래 자동차, 가상 체험기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CREDIT

EDITOR : 앨리사 프리들PHOTO : 팀 마스(일러스트)

모터 트렌드 ©motortrendkorea.com, ©motortrendkorea.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