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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찰떡파이, 푸조 e-2008 SUV

넘치는 효율성으로 일상에서 두루 타고 즐기기에 푸조 e-2008 SUV만 한 전기차도 드물다. 푸조 특유의 달콤한 감칠맛은 전기차에서도 여전하다

2022.03.20

 
푸조의 대표 장점 중 하나는 운전 재미다. 랠리 등 모터스포츠에서 담금질한 경험과 기술로 완성한 푸조 특유의 핸들링과 하체 감각은 많은 이들이 인정하고 칭찬하는 매력 요소다. 고출력의 화끈함 대신 평범한 출력을 최대한 활용하며 달리는 실용적인 재미가 그 무엇보다 달콤하고 매력적이다.
 
등장한 지 좀 됐지만 다시 한번 꼼꼼히 경험하며 전기차의 본질을 보다 깊이 고민하고 느끼기 위한 ‘전기차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첫 주인공은 e-2008 SUV. 이 모델을 고른 데에는 이유가 있다. 비교적 짧은 인증 주행가능거리만 보고 가치와 매력을 지나치기엔 아쉽고 안타까웠다.
 
 
콤팩트 SUV다운 공간 활용성과 실용성, 외부 온도에 큰 차이 없이 인증 수치를 넘기는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벼린 핸들링과 끈끈한 하체가 주는 푸조만의 운전 재미, 전기차다운 매끈한 반응과 정숙함, 내연기관차 같은 자연스러움 등 장점은 차고 넘친다.
 
e-2008 SUV는 다분히 유럽 지향적이다. 주행가능거리에 목매는 우리나라 전기차 소비자들의 성향과 달리 유럽은 브랜드와 모델마다 각각의 길을 걷는다. 다양한 선택지 가운데 소비자의 취향과 주행 환경에 맞춰 취사선택할 수 있는 다양성을 추구하며 개성을 강조하는 셈이다.
 
 
물론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지금 시점의 전기차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주행에 대한 운전자의 심리적 안정감과 더불어 실용성 측면에서 이보다 더 핵심적인 기준도 드물다. 개인 차고의 충전기보다 공용 충전기를 활용해야 하는 국내 전기차 충전 상황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자. 당신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얼마나 되나? 대부분 50km, 많아도 100km 이하다. 출퇴근이나 쇼핑 등 일상 영역에서 주로 탈 전기차라면 400km 주행가능거리는 거품이자 욕심일 수 있다. 주행거리가 긴 만큼 차는 크고 무거워진다. 물론 가격도 비싸질 수밖에 없다.
 
 
e-2008 SUV는 그런 면에서 실용적이고 합리적이다. 237km라는 비교적 짧은 주행가능거리가 어찌  보면 장점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전기차지만 비교적 가벼운 무게로 푸조가 주는 벼리고 찰진 핸들링과 하체를 기반으로 운전하는 맛도 그대로다.
 
더불어 전기차치고 부담스럽지 않은 4000만 원대 가격(물론 4000만 원대 후반이지만)에 보조금과 지원금을 더하면 진입 문턱도 낮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아니지만 내연기관과 전기모터 모두를 아우를 수 있도록 설계한 PSA의 최신 뼈대를 활용한 것도 기존 내연기관 푸조 차의 색깔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돌격형 기어노브를 한 번 더 당기면 회생제동이 살아난다
 
 
겉모습과 실내 디자인은 참신하면서 기능적이다. 상위 트림인 GT라서 더 트렌디하고 스포티한 맛이 물씬하다. 아래 위를 잘라 더 작게 만든 스티어링 휠이 손에 착착 감겨 돈다. 아래 위로 겹쳐 보여주는 입체 계기반과 돌격형 기어노브, GT라서 더 다부지게 자세를 잡아주는 세미 버킷시트, 운전석 쪽으로 기울어 자리 잡은 모니터와 센터페시아 구성이 참신하다.
 
2단으로 나눠 휴대폰 충전 기능을 더한 공간 구성, 곳곳에 마련한 USB 포트와 쓰임새 좋고 풍성한 수납공간, 뒷시트 등받이를 접으면 차박도 가능한 공간이 나오는 등 실용성 또한 만족스럽다.
 
GT라서 더 다부진 세미 버킷시트
 
가고 서길 반복하는 길에서는 알아서 재출발도 하는 반자율주행 장치는 부드럽게 가속하고 안정적으로 감속하며 앞차와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편의를 돕는다.
 
대부분의 전기차들은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하며 전기차다운 반응과 감각, 효율을 챙긴다. 하지만 이 모델은 좀 다르다. 주행 모드에 스포츠를 더해 내연기관차에 좀 더 가까운 성격을 강조한다. 기어노브를 D에서 한 번 더 당기면 B 모드가 되며 회생제동으로 효율성을 챙기는 독특한 구성이 프랑스식 감성의 푸조답다.
 
 
앞 차축에 모터를 달고 앞바퀴로 달리는 e-2008 SUV의 출력은 136마력에 최대토크는 26.5kg·m다. 하지만 전기차 특유의 초반부터 터지는 최대토크 덕분에 움직임은 경쾌하고 가뿐하다. 실제 주행은 인증 주행거리인 237km를 넘어 달린다.
 
영하를 넘나드는 한겨울 시승 환경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수치다. 생각보다 빠른 급속충전 시간도 흡족하다. 100kW까지 지원하는 덕에 충전기만 뒷받침된다면 80% 충전에 30분이면 충분하다.
 
뒷시트 등받이를 접으면 차박도 가능하다 
 
지금은 대중 전기차 시대의 초입이다. 브랜드마다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고급 전기차를 선보이며 뜨거운 경쟁 중이다. 그사이 전기차에 대한 대중의 취향과 기준도 자연스레 높아졌다. 주행거리는 400km는 넘어야 하고, 출력은 기존 내연기관 고성능차 뺨은 토닥거릴 수 있어야 괜찮은 전기차라고 평가한다.
 
과연 넘치는 성능과 가격의 전기차가 모두에게 이롭고 필요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그런 면에서 푸조 e-2008 SUV는 다시 타보고 고민하기에 충분한, 숨은 전기차 보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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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이병진PHOTO : 이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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