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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G, 럭셔리와 퍼포먼스 사이

서킷 위에서 여러 메르세데스-AMG 모델을 몰며 요즘 흔해진 AMG에 대해 생각했다

2022.05.10

 
AMG 엠블럼이 무척 귀하던 시절이 있었다. ‘바르릉’거리는 특유의 사운드와 광포한 힘으로 쭉 뻗은 도로를 대차게 내달리는 AMG 고유의 감성과 달리기 실력에 흥분하고 그 운전석을 동경하던. 이따금 AMG 모델을 시승할 때면 대배기량 고출력이 선사하는 풍요로운 출력과 지축을 흔드는 사운드, 차체 곳곳에서 흐드러지는 고급차 감성에 감탄했다.

차츰 메르세데스-벤츠 모델 라인업이 다양해지고 판매가 늘면서 덩달아 AMG 모델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수익을 늘리기 위해 AMG 고유의 상징적 이미지를 마케팅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셈이다. 몇 개의 AMG 파츠를 더하고 배지를 달아 멋을 낸 AMG 룩 모델들로 소비자 연령대를 낮췄다.
 
 
더불어 AMG 엔진 라인업은 물론, 모델 자체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배기량과 출력을 나눠 작은 차부터 기함까지 모든 모델에 AMG를 더했다. AMG의 상징 같았던 ‘원맨 원 엔진’ 시스템도 63과 45 엔진에 국한해 유지했고, 새로 추가한 35와 43, 53 엔진들은 공장에서 대량생산해 차에 올렸다.

메르세데스-벤츠가 경기도 용인 AMG 서킷에 거의 모든 AMG 모델을 모아 시승행사를 열었다. 타이틀은 ‘럭셔리 퍼포먼스 바이 메르세데스-벤츠’. 럭셔리와 퍼포먼스는 양립하기 힘들다. 고급스러움은 우아하고 고상하다. 반면 퍼포먼스는 과격하고 포악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AMG를 통해 둘의 공존을 추구한다. 대중적으로 진화한 AMG를 통해 예전보다 보편적이지만 보다 고급스럽게 출력을 끌어내 우아하게 타이어를 아스팔트에 짓누르며 속도를 다스린다. 적어도 눈에 보이고 손이 닿는 부분에 최상급 소재를 두르고 첨단 기술을 활용해 누구나 무서운 출력을 대범하고 대담하게 누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서킷 행사의 주인공은 최근 등장한 GT 43과 CLS 53. GT 43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품은 3.0ℓ 6기통 엔진으로 368마력과 51.0kg·m 토크를, CLS 53은 같은 배기량이지만 보다 강력한 435마력과 53.0kg·m 토크로 서킷을 집어삼켰다. 매끈하고 깨끗한 서킷 위를 집중해 달리면 두 모델의 감각 차이가 극명하게 읽힌다.
 
 
GT는 날카롭고 예리해 운전자 의지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반응한다. 물론 좀 더 출력 좋은 CLS가 직선에서는 통쾌하지만 GT보다 편안하고 부드럽고 우아하다. 바짝 조이며 달리는 재미는 GT가 우월하지만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덜 자극적이고 더 여유로운 CLS 운전석에 오를 것 같다.

제법 긴 시간에 걸쳐 여러 AMG 모델에 두루 오르내린 후 이전보다 AMG가 흔해진 시대에 대해 생각했다. 이전보다 원초적이고 순수한 맛은 덜하지만 AMG의 열정은 여전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그 틀 안에서 더욱 다채롭고 다양한 맛과 매력을 만들고 선보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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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이병진PHOTO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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