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쏘나타 단종 논란이 아쉬운 이유

역사와 전통의 모델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통찰이 필요한 때다

2022.07.25

 
얼마 전 모 신문에서 무려 ‘[단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현대 쏘나타의 단종 소식을 내보냈다. 37년 최장수 국산차가 단종 수순이라고 전한 이 기사는 현대차 관계자의 말을 빌려 차세대 모델에 대한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근거로 시작됐다.
 
이미 생산시설의 일부를 전기차로 돌렸으며 대형 세단인 그랜저에 밀리는 판매량과 SUV의 인기가 원인이라는 나름의 분석도 내놓았다. 이 기사는 해외에까지 알려지며 꽤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호불호가 컸던 디자인 때문이다, 내연기관차의 몰락이다 등등 엄청난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문제는 이 내용이 틀렸다는 것이다. 5% 정도의 사실에 95% 정도의 상상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정말로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해 내연기관차를 모두 단종시킬까? 최근의 경향을 보면 새로운 전기차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은 맞다. 2015년 전 세계 자동차업계를 강타한 디젤 게이트로 오염물질 배출의 오명을 쓰고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특별 리포트에서 지구 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는 발표가 나온 이래, 내연기관차는 ‘사라져야 할 존재’로 취급당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탄소세가 본격적으로 매겨지며 자동차 회사들도 무공해차를 내놓아야 할 압박과 마주치게 됐다. 전동화한 자동차를 내놓아야 하는 건 이제 흐름을 넘어 의무가 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내연기관차의 영역은 꽤 긴 시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글로벌 재무 자문 그룹 KPMG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2030년 자동차 파워트레인 구성은 배터리 전기차 27%, 수소연료전지 전기차 24%로 완전 무공해차가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하이브리드(25%)와 내연기관(24%) 등 내연기관을 얹은 차가 나머지 절반을 차지했다. 배터리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충전 시간, 주행가능거리 등 전기차로 넘어가기에는 현실적인 장벽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는 전력 시스템이 매우 안정적인 나라에 속한다. 반면 몇몇 나라는 전기가 자주 끊기거나 유가 등에 따라 제한 공급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아프리카에서도 잘사는 국가에 속하는 남아프리카의 요하네스버그만 해도 정전이 잦다.
 
또 산이 깊은 나라들은 구석구석 전선이 들어가지 않아 자가 발전기를 쓰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내연기관 대비 비싼 전기차를 구입할 수 있는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나라도 많다. 말처럼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완전히 대체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쏘나타의 단종도 간단히 결정할 일이 아니다. 다음 세대인 DN9 개발 프로젝트가 없다고 단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체로 자동차 회사가 개발 코드명을 바꾸는 것은 플랫폼이 완전히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쏘나타는 EF 때부터 독자 개발한 앞바퀴굴림 중형 플랫폼을 사용해왔다. 최초를 1세대라고 할 때 강화된 충돌 안전 기준에 맞춰 만들어진 LF 쏘나타를 2세대라 할 수 있고, 모듈 방식으로 바뀐 DN8을 3세대 플랫폼으로 구분한다.

3세대 플랫폼부터는 변형의 폭이 매우 크다. 이는 내연기관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 필요가 과거보다 훨씬 줄었음을 의미한다. A 필러 아래부터 앞바퀴 중앙까지, 충돌 안전에 기본이 되는 부분을 그대로 둔 채 그 뒤는 거의 자유롭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새로운 코드명을 굳이 만들지 않고 외장 디자인과 연비가 좋아진 파워트레인 등을 넣는 것으로 신차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굳이 단종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해 설명할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번 소동에서 가장 나쁜 것은 전기차로 전환되는 이유와 시기를 정확히 읽지 못한 관점이나 자동차 개발과 플랫폼에 대한 몰이해가 아니다. 한 차종의 단종을 너무나 쉽게 말하는 태도다. 자동차의 단종은 그 역사의 끝을 의미한다. 쏘나타는 우리나라 중형 세단의 역사 자체다.
 
배터리 전기차로 바뀌었다고 기존 차의 이름을 바꾸거나 단종시킨다면 스스로 역사를 부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어떤 미래도 과거 없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 이어지고 있는 모델에 대해 더욱 깊은 이해와 애정, 그리고 역사를 볼 줄 아는 시선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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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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