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세계에서 가장 얇은 시계?

0.001초로 승패가 갈리는 F1 그랑프리처럼 0.001mm로 왕위가 바뀌는 울트라 슬림 시계의 세계

2022.08.10

 

그들만의 리그가 있다. 극소수의 브랜드에만 참가 자격을 부여하는 리그다. ‘울트라 슬림’ 혹은 ‘울트라 신(thin)’으로 칭하는 장르는 과거로부터 그들만의 리그로 불렸다. 시계를 극한의 얇기로 만드는 울트라 슬림은 하이엔드 중에서도 소수만이 접근할 수 있었던 기술이다.

 

시계를 얇게 만들려면 당연히 모든 부품을 얇게 만들어야 한다. 말은 쉽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시계가 작동하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으로 두께를 줄여야 하는 것은 물론 부품 가공의 정밀성은 더욱 요구되며, 반대로 부품 유격과 같은 허용 수치가 극단적으로 줄어든다.

 

약간 과장을 보태면 울트라 슬림을 조립할 때 플레이트의 나사를 조금만 강하게 조여도 작동하지 않는다고 할 정도이니 말이다. 또 숙련된 워치 메이커만이 다룰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조립에 시간이 오래 걸려 생산성은 떨어지지만 제작비용은 올라가는 달갑지 않은 생산구조를 가진다.

 

리차드 밀 RM UP-01 페라리를 착용한 페라리의 F1 드라이버 샤를 르클레르

 

이렇듯 울트라 슬림은 낮은 생산성과 까다로운 제작공정의 대명사 같은 장르지만 하이엔드 브랜드에는 기술력을 과시할 좋은 무대였고, ‘세상에서 가장 얇은 시계’란 타이틀은 그래서 값진 것이었다. 

 

최근 울트라 슬림의 왕좌는 치열하게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2020년, 피아제는 ‘알티플라노 얼티메이트 콘셉트’라는 두께 2mm의 시계를 완성했다. 신용카드 두 장을 겹친 두께에 태엽으로 작동하는 시계의 부품을 가득 채운 모델이다. 극한의 두께를 이루기 위해 부품을 수평으로 펼쳐냈고 다이얼, 무브먼트, 케이스의 역할과 경계를 허물었다.

 

그런데 알티플라노 얼티메이트 콘셉트는 올해 초 발표한 불가리의 ‘옥토 피니시모 울트라’로 인해 왕좌에서 내려와야 했다. 새로운 왕좌의 주인은 크라운을 포함한 모든 부품을 수평으로 뉘어 두께 1.8mm를 구현했고, 래칫 휠에는 옥토 피니시모 울트라의 제작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QR 코드를 새겨 울트라 슬림 기술을 자축했다. 

 

불가리 옥토 피니시모 울트라의 제작 과정

 

불가리 옥토 피니시모 울트라의 장기 집권이 예상됐으나 뜻밖의 복병이 나타나면서 1.8mm 세계는 4개월 천하로 막을 내리게 됐다. 옥토 피니시모 울트라를 왕좌에서 끌어내린 브랜드는 바로 리차드 밀이다. 이미 울트라 라이트(초경량)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위업을 달성한 브랜드가 울트라 슬림까지 거머쥔 것이다.

 

리차드 밀이 내놓은 두께 1.75mm의 ‘RM UP-01 페라리’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시계에 등극한 한편, 울트라 슬림에서는 상극인 내충격 성능까지 갖췄다. 페라리를 위해 완성한 RM UP-01 페라리는 앞으로 F1에 자주 등장하며 성능을 입증할 것으로 보인다.

 

페라리의 두 드라이버 샤를 르클레르와 카를로스 사인츠가 해당 시계를 착용한 사진은 공개되자마자 큰 주목을 받았다. 강렬하게 출발을 알린 리차드 밀의 울트라 슬림 시계가 페라리 F1 머신과는 어떻게 조합하며 성능을 보여줄지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라이프스타일, 아이템, 워치, 시계, 울트라슬림, 피아제, 알티플라노얼티메이트콘셉트, 불가리, 옥토피니시모울트라, 리차드밀, RM UP-01페라리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CREDIT

EDITOR : 구교철(<타임포럼> 대표PHOTO :

모터 트렌드 ©motortrendkorea.com, ©motortrendkorea.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