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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승자가 될 상인가?

과연 전기차 시장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합리적이고 타당한 근거와 논리를 바탕으로 최후의 승자를 예상해봤다

2022.08.24

 

테슬라보다 BYD

많은 사람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 중 하나는 테슬라 전기차에 쓰이는 배터리가 전부 자체 생산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테슬라의 배터리 자체 생산은 올해 안에 대량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4680배터리부터다. 아직까지는 파나소닉을 비롯해 LG, CATL 등 외부 업체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고 있다. 테슬라와 관련해 흔히 볼 수 있는 표현인 이른바 ‘배터리 내재화’는 아직 테슬라와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미 배터리 내재화를 실현한 업체가 있다. 중국의 BYD다. BYD는 1995년에 중국의 2차전지 시장 방어를 목적으로 설립된 업체였던 만큼, 배터리 기술 개발과 생산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자동차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2002년으로, 기존 자동차 업체를 인수했다. 그래서 BYD의 초기 전기차 자체의 완성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빠르게 발전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배터리 내재화는 수요와 공급에 대해 유기적으로 예측하고 대응하기에 유리하고, 무엇보다 중간 비용을 줄여 원가를 절감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BYD는 순수 전기차 분야에서 가장 효율적인 배터리 공급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지난 4월에는 순수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사실상 3월부터 이미 생산을 중단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생산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내연기관차 생산으로 시작한 자동차 업체 중 전동화 전환 속도가 가장 빠른 셈이다.

 

BYD는 현재 배터리와 전기차 모두 생산과 공급 면에서 높은 수준에 올라 있다. 시장조사 업체 SNE 리서치는 올해 
5월 2022년 1분기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순위를 발표했다. BYD의 점유율은 11.1%로, 2위인 LG(15.9%)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 3위였던 파나소닉을 밀어낸 것이다.

 

테슬라가 만든 배터리를 쓰는 완성차 업체는 없지만, BYD의 배터리는 BYD도 쓰고 다른 업체들도 쓴다. 디이(FAW)와 창안 등 중국 내 업체들이 이미 BYD의 배터리를 쓰고 있고, 글로벌 업체들과도 공급 관련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토요타는 중국 판매용 차에 BYD 배터리를 쓰기로 합의한 바 있고, 전기차 연구개발을 위한 합작회사도 설립했다. 물론 대부분 중국 내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긴 하다.

 

배터리 분야에서 BYD의 강점은 CATL처럼 값싸고 안정성 높은 LFP 배터리의 대량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전기차에 널리 쓰인 NCM계 리튬이온 배터리가 앞으로 값을 크게 낮추기 어려워 보이고, 높은 안정성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는 시장에 나와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따라서 전기차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LFP 배터리 수요가 많아진다면 BYD의 역할은 더 커질 것이다.

 

이미 그런 조짐이 나타나는 분야도 있다. 테슬라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차에 CATL의 LFP 배터리를 써왔는데, 최근 BYD가 자사 LFP 배터리를 테슬라에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BYD의 최신 블레이드(Blade) 배터리는 LFP 배터리의 약점인 에너지 밀도와 충방전 성능 등도 상당 부분 극복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전기차 새 모델인 하이바오(海豹, 바다표범)를 출시했다. 이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BYD 고유 설계의 e플랫폼 3.0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점으로, 블레이드 배터리 셀을 배터리 팩 구조의 역할을 하도록 만든 CTB(cell-to-battery) 기술을 썼다는 점이다.

 

이처럼 배터리를 차체 구조의 일부로 활용하는 설계는 아직 실용화한 업체가 거의 없다. 하이바오가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뛰어난 수준의 주행거리와 성능을 겸비할 수 있었던 것도 최신 설계의 영향이 크다.

 

전기차 생산 및 판매량도 테슬라 다음으로 많다. BYD는 중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원자재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올해 안에 200만 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BYD에도 약점은 있다. 바로 중국 업체라는 점이다. BYD가 전기차를 수출하는 나라는 점점 늘고 있지만, 내연기관차가 그랬듯 미국과 서유럽 등 선진 자동차 시장은 아직 적극적으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을 뺀 나머지 대규모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테슬라와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안전, 성능, 품질 등이 선진 시장에 알맞은 수준인지에 대한 검증이 먼저 이뤄져야 가능한 이야기다. 

류청희(자동차 평론가)

 

 

폭스바겐보다 현대차

이 질문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한마디로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뜻이다. 변수가 많은 산업의 전환기이기 때문이다. 그 변수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의 성공한 자동차 브랜드들이 계속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왜냐 하면 전기차와 미래차는 기술적으로나 용도 면에서 기존 차와는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가 이제는 모빌리티 디바이스 컴퍼니로 불러달라는 자동차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둘째, 새로운 경쟁자들의 출현이다. 자본력에서도 자동차 기업들보다 수십 배 더 큰 구글이나 애플 등 IT 공룡, 테슬라를 필두로 한 IT 유니콘 출신, 그리고 거대한 시장과 양산 능력을 뒷배경으로 거침없이 도전하는 중국 전기차 기업 등 출신도 다양하다. 이렇다 보니 그 누구도 과연 누가 전기차와 미래차 시장에서 승자가 될지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전기차 승자 선정의 공식을 몇 가지 관점으로 구체화해봤다. 그랬더니 남는 것은 두 브랜드였다. 그것은 이른바 메인스트림 레거시 브랜드의 강자인 현대차 그룹과 폭스바겐 그룹이었다.

 

첫 번째 승자 선정 공식은 미래차가 아닌 전기차라는 것이다. 2가지를 은근슬쩍 혼용하는 글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 둘은 완전히 다르다. 미래차는 지금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른 감이 있다. 잠재성과 변수가 매우 크다. 이것은 내후년쯤 다루면 좋겠다.

 

그래서 일단 미래차의 기반이 되는 전기차의 대중화로 질문을 구체화했다. 즉, 통합제어기 등의 IT 관련 경쟁력보다는 모터와 배터리를 포함한 전동 파워트레인 기술에 더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주도력이다. 전기차 산업과 시장 흐름을 이끌 수 있는 주제 선점 능력과 그것을 기술적으로 구현해 실제로 드라이브할 수 있는 능력이다. 혁신성도 이 부분에 포함된다.

 

세 번째는 시장 영향력이다. 한마디로 누가 더 많은 사람을 전기차 고객으로 끌어들일 흡인력과 능력이 있는가다. 기존의 내연기관차 고객들을 전환시키는 것도 한 가지이고, 내연기관차라면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전기차 고객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가 누구인가도 고르자는 것이다.

 

마지막 네 번째는 안정성이다. 아무리 영향력과 주도력이 뛰어나더라도 기업으로서 안정성이 떨어진다면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있다. 그리고 얼리어답터가 아닌 일반 고객들을 새로운 시장으로 넘어오게 하려면 안정감은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은 4가지 기준으로 자동차 브랜드들을 골라보았다.

 

첫째, 전기차 부문 강자는 절대적인 모터 기술과 배터리 통합 경험을 가진 테슬라, NCM 배터리 강자들을 파트너로 거느리고 800V 시스템을 대중화한 현대차 그룹, 블레이드 배터리와 셀투팩(Cell to Pack) 기술로 가격 경쟁력과 제품 경쟁력을 양립시킨 BYD가 있겠다.

 

둘째, 주도력에서는 초기에는 단연 테슬라가 독점적이다. 그러나 나는 현대차 그룹이 메인스트림 브랜드임에도 고급 기술인 800V 시스템을 과감하게 도입해 시장 흐름을 완전히 가져온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제는 400V 시스템으로는 대중이 만족하지 않는 상황을 단숨에 만들었기 때문이다.

 

셋째, 시장 영향력은 역시 초기에는 단연 테슬라의 우세지만 결국은 적절한 기술적 혁신과 함께 양산 능력을 갖춘 메인스트림 브랜드들이 주인공이 될 것이다. 양산 능력이 없다면 탈락. 폭스바겐 그룹, 현대차 그룹, BYD, 지리자동차, 그리고 조금 폭을 넓힌다면 미국의 GM도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안정성 부문에서는 폭스바겐 그룹과 현대차 그룹이 앞선다. 테슬라는 여전히 오너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중국 기업들은 중국 내수시장의 보조금 철폐와 정부 정책의 불투명성이라는 큰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

 

모든 영역에서 선정된 기업은 현대차 그룹이 유일하다. 그런데 나는 폭스바겐 그룹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탄소세 등 친환경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EU 정부가 뒤에 있기 때문이다. 

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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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이병진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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