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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2 ABB FIA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 꾸준함의 승리

포뮬러 E 역사의 한 챕터가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시즌 주인공은 미치 에반스의 집요한 추격을 뿌리친 스토펠 반도른이다

2022.09.19

 

모로코에서 열린 마라케시 E-프리가 막 끝난 지난 7월, <모터트렌드>에서는 8월호 포뮬러 E 소개 기사를 통해 유력 챔피언 후보로 에도아르도 모르타라(로킷 벤추리 레이싱), 장 에릭 베르뉴(DS 테치타), 그리고 미치 에반스(재규어 TCS 레이싱)를 꼽았다. 그러나 뉴욕과 런던, 서울을 거쳐 순위는 급격히 뒤집어졌고 이 과감한 예측은 완벽하게 빗나갔다. 2021~22시즌 8 챔피언의 자리가 셋 중 누구도 아닌 스토펠 반도른(메르세데스-EQ)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서울 최종전을 앞두고, 챔피언 후보는 스토펠 반도른과 미치 에반스로 좁혀졌다. 시즌 내내 반도른과 에반스가 보여줬던 모습은 완전히 달랐다. 선두 반도른은 꾸준함이 무기다. 우승은 단 한 경기뿐이었지만, 일곱 번의 포디움 피니시를 포함해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순위권 내에 들며 착실하게 포인트를 쌓았다.

 

 

종합 2위 에반스는 최종전 직전까지 네 번의 우승으로 강한 한 방을 갖고 있었지만, 기복이 심했던 탓에 포인트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런던에서의 리타이어로 반도른과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것이 결정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 최종전은 두 선수가 이번 시즌 보여준 강점을 가장 크게 발휘하는 게 관건이었다. 반도른은 ‘꾸준함’을 유지해야 했고, 에반스에게는 ‘압도적인 한 방’이 필요했다. 결과에 이변은 없었다. 직전 15라운드에서 우승하며 반도른과의 점수 차를 좁힌 에반스였지만, 최종전 예선에선 13그리드에서 출발하는 데 그쳤다.

 

반면 반도른은 예선 4그리드에서 출발해 2위로 레이스를 마쳤고, 에반스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며 반도른과 메르세데스-EQ 팀이 챔피언의 영예를 모두 차지했다. 특히 메르세데스는 포뮬러 E 철수를 앞두고 들어 올린 우승컵이기에 의미가 크다.

 

 

한편 최종전 우승은 에도아르도 모르타라에게 돌아갔다. 시즌 내내 공격적인 주행으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던 모르타라는 이번 우승으로 에반스와 함께 이번 시즌 ‘유이(二)하게’ 네 번의 우승을 거둔 선수가 됐다. 최종전 폴 포지션의 주인공 안토니오 펠릭스 다 코스타(DS 테치타)는 Gen2 경주차로 진행한 첫 경기와 마지막 경기에서 각각 폴 포지션을 차지한 이색 기록을 남겼다. 

 

포뮬러 E는 새로움으로 가득하다. 동일한 섀시와 제한된 여건 속에서 발휘하는 팀과 선수들의 역량, 경기에 변수를 더하는 요소들, 도심 속에서 펼쳐지는 자리다툼, 경기마다 바뀌는 우승의 주인공 등 모든 것이 F1과는 다르다. 통산 100번째 레이스이자 Gen2 경주차의 마지막 경기였던 서울 E-프리를 통해 그 재미를 알기 시작했다면, 2023년 새로운 장을 맞이하는 포뮬러 E를  기대해봐도 좋다.

 

 


 

태그호이어 포르쉐 포뮬러 E 팀 드라이버 앙드레 로테레르(왼쪽) & 파스칼 베를라인

 

올해로 여덟 번째 시즌을 맞은 포뮬러 E 챔피언십 서울 E-프리(Prix)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8월 12일, 태그호이어 포르쉐 포뮬러 E 팀 드라이버를 만났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 앙드레 로테레르(41)와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파스칼 베를라인(28)은 신구 조화를 이루며 시즌 3전 멕시코 그랑프리에서 원투 피니시를 하는 등 포르쉐 전기 레이스 사상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로테레르는 포르쉐 워크스 드라이버로 오랫동안 활동하며 WEC 내구레이스를 비롯한 다양한 모터스포츠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 내년 시즌에는 신형 포르쉐 963 레이스카를 몰고 르망 24시를 비롯한 내구레이스에 출전한다. 독일 DTM 최연소 챔피언 출신인 파스칼 베를라인은 F1 자우버 팀을 거쳐 2018~19시즌 포뮬러 E로 전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포뮬러 E 드라이버만이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은 무엇인가?

파스칼  전기에너지만을 사용하면서, 전력을 쓰기만 하는 게 아니라 보존하기도 하며 레이스를 펼치는 게 가장 큰 차이다. 일반 도로에서 미래 기술을 먼저 보여주는 것도 멋지다.

 

앙드레  충전 시스템과 배터리 등 기본 사항은 맥라렌이 모든 팀에 동등하게 제공한다. 파워트레인과 기어박스, 리어 서스펜션과 소프트웨어만 각 팀이 조율한다. 출전 팀 사이의 기술적 차이가 크지 않은 게 매력이다. 기존 레이스에서는 공기역학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관건이지만, 포뮬러 E에서는 에너지와 소프트웨어 관리가 승패를 가른다.

 

 

포뮬러 E와 내구레이스 등 기존 모터스포츠 간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앙드레  이전에는 많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예컨대 LMP1 하이브리드 경주차의 경우 랩당 전력에너지 사용 구간에 제한을 두는 등 에너지 관리가 중요했다. 코너마다 전략에 따른 최적의 포인트도 설정했다. 그런 점에서 포뮬러 E와 유사한 면이 많았다. 하지만 내년에 내구레이스 규정이 바뀌므로, 실전 경험을 해봐야 실제적인 특성을 파악할 수 있을 듯하다.

 

기존 모터스포츠와 포뮬러 E의 차이는 무엇인가?

앙드레  경주 자체보다 경주가 갖는 목적이 더 뚜렷하다는 게 큰 차이다. 포뮬러 E는 경주를 통해 기술과 함께 미래를 향한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다. 르망 등 내구레이스는 하이브리드를 받아들이며 서서히 진화하는 데 비해 포뮬러 E는 급격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포뮬러 E 경주차와 양산차 사이의 기술적 유사점을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파스칼  포뮬러 E 기술을 양산차에 최대한 적용하는 건 모든 팀과 브랜드의 목표일 것이다. 포뮬러 E는 최신 기술이 가장 먼저 투입되는 무대고, 검증을 거쳐 이를 타이칸 등 양산차에 적용한다. 전기차 자체가 새로운 기술영역인 만큼 내연기관보다는 양산차로의 기술 반영이 더 빨리 이뤄지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포르쉐 양산차 엔지니어 상당수가 포뮬러 E에도 참여한다.

김우성

 


 

첫 서울 레이스 챔피언 미치 에반스

 

국내에서 처음 열린 전기차 레이스인 서울 E-프리(Prix) 15라운드에서 챔피언을 거머쥔 재규어 TCS 레이싱팀 미치 에반스. 단 15분간 만나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답했다

 

올 시즌 성적이 좋다. 벌써 세 번이나 레이스 우승을 거두고 종합 2위에 올라 있다. 여느 시즌과 다른 새로운 시도나 변화가 있었나?

특별한 변화나 차이는 없었다. 지난 시즌은 4위로 마무리했다. 우승도 가능했지만, 기술 관련 이슈가 발목을 잡았다.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재출발이 안 되는 등 차와 관련한 크고 작은 문제가 좀 있었다. 올 시즌에는 그 같은 문제가 없이 경기에 집중해 최선을 다해 달리고 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레이스 가운데 포뮬러 E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목표는 F1 선수였지만 이런저런 이유와 사정들로 F1 입성은 하지 못했다. 그때 마침 포뮬러 E가 열리기 시작했고 재규어 측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다. 깊게 고민했고 전기차 레이스 드라이버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전동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최적화된 레이스였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었다. 

 

드라이버 입장에서 엔진 경주차와 비교해 전기 경주차만의 매력과 재미는 무엇인가?

일단 가장 큰 차이는 사운드, 두 번째는 배터리와 회생제동 기능에 있다. 회생제동이라는 기능을 선수가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경기 결과를 가늠하는 중요 요소로 작용한다. 내 의지에 따라 에너지를 사용하고 재충전하며 경주를 펼친다.

 

이게 생각보다 매력적이고 재미있다. 포뮬러 E는 경기 자체가 보여주는 상징성과 의미가 남다르다. 전동화 기술의 진화 과정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한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미래 전동화 전략인 ‘리이매진’에 있어 포뮬러 E는 중요하고 핵심적인 활동 중 하나다. 포뮬러 E를 통해 재규어가 취할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일까?

2025년까지 100% 전동화를 선언한 재규어는 빠르고 과감히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그 안에서 포뮬러 E는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통해 기술과 데이터를 확보하고 검증하며 양산차에 적용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와 토대를 쌓고 있다. 재규어 또한 친환경, 전동화 이미지로 대중들과 좀 더 가깝고 깊게 공감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포뮬러 E 경주차가 다음 시즌부터 Gen3로 바뀐다. 배터리 용량이 60kW로 늘고 속도도 시속 300km 이상 될 거라는 예측이 있다. 경주차의 변화를 어떻게 생각하나?

아마 시즌이 끝난 후 테스트하며 타게 될 것이다. 출력과 배터리 용량 모두 커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출력 상승은 모든 선수가 환영하고 좋아할 것이다. 뒷바퀴에만 적용되던 회생제동 장치가 네 바퀴로 늘어나는 것은 특히 더 반가운 소식이다. 그만큼 에너지 회수율이 높아지고 보다 더 공격적이고 대담한 레이스가 가능할 것이다.

이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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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최현진 (어시스턴트 에디터)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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